인간의 가장 중요한 음식에 대하여, 좋은 책이 있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주 로켓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단맛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로켓이나 컴퓨터가 이론의 산물인데 비하여 음식의 “맛”이란 체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즉 조리라는 것은 사람의 생활에서 태어난 체험의 산물이다. 식품의 구성성분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많으나 음식을 먹어본 일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자신의 체험을 통해 식(食)을 논하고 자신이 갖는 생활문화의 가치관을 척도로 음식을 평가할 수 있다.
유사이래 우리 선조들은 야산에 자생하는 동식물이나 해변의 물고기나 조개를 먹으며 살아 왔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도구를 고안하여 문명의 도를 높여가는 데 따라, 당연히 음식물에도 손이 가해지게 되었다. 딱딱한 조개 껍질도 열을 가하면 간단히 입을 벌리고, 큰 동물을 불에 구우면 손으로 간단히 찢어지는 데다 맛이 한층 좋아지며, 곡류는 삶거나 찌면 부드러워지고 그리고 보존될 수 있으므로 매일 안정된 식사재료를 공급해 줄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어 인류 특유의 조리라는 일이 시작되었다.
쌀은 밥으로 짓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음식물이 거치는 최종단계를 조리가 담당하고 있다. 커다란 생선을 잘라서 그릇에 올려놓으면 일본 요리를 대표하는 생선회가 된다. 이 사이 생선에는 아무런 화학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열도 하지 않고 맛도 내지 않고 단지 형태가 바뀔 뿐이다. 이 단순한 변형 처리에도 요리인은 몇 년이나 칼질 솜씨를 단련한다. 그래서 소재인 생선의 회는 음식으로서 새로운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다. 조리는 독자적인 수단을 획득한 인류의 식생활에는 다른 동물과 뚜렷한 구분이 주어진다. 콩단백질은 생으로는 먹을 수 없으나 가열이라는 처리 덕에 지금은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조리는 사람이 먹는 것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 한편으로 인간의 생리기능을 퇴화시켜 식생활을 조리와 그 전단계의 가공 처리에 완전히 의존시켜 버렸다.
가공 – 밀을 가루로 한다든지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것 같이 원래의 식품을 조리하기 쉬운 다음의 식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량의 변형, 분쇄, 혼합 등 물리적인 처리는 부엌이 아니라 가공공장에서 하는 일이 되었다.
기호의 문제 – 살아가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지만, 먹을 때마다 영양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맛과 기호에 따라 그것을 먹을까말까 결정한다. 즉 음식의 목적은 영양에 있으나 먹게 되는 동기는 기호에 있다.
음식의 3가지 – 음식에는 안전, 영양, 기호의 세 가지가 기본 조건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경제성, 간편성, 기능성 등을 고려하여 미각의 만족, 생활의 충실이나 즐거움 등의 요소가 다시 여기에 포함된다.
조리의 공과 죄 – 안전, 영양, 기호라는 조건은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눈, 코, 입으로 판단하여 맛있겠다든가 먹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몸에 도움이 되는게 이상적이다. 인류는 문명의 진보에 따라 동물로서의 본능이 퇴화하여 영양 요구와 기호가 일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에너지가 과잉이더라도 초콜릿을 먹고싶다든가, 비타민이 적은 쌀밥을 보리밥보다 좋아한다. 반대로 칼슘이 부족하여도 꽁치뼈가 먹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불변인 영양소 – 음식물의 형태가 아무리 변하고 조리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음식이 나와도, 새로운 영양소가 출현한 것은 아니다. 먹는다는 행위는 생물학적으로 필요한 영양물질을 체내에 집어넣는다는 단순한 일이지만, 그 영양물질은 수백만년 전의 원시 인류가 섭취하고 있던 것과 분자구조나 화학조성이 똑 같은 단백질이나 녹말이다. 의식주중 옷이나, 집은 화학기술로 합성된 천연 섬유나 목재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나 의, 주와 달리 외계의 물질을 인체 내에 직접 집어넣는 음식의 구성성분은 수백만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불포화 지방을 환원하여 만드는 마가린은 자연계의 포화지방산을 복사한 것이며, 최신 기술을 구사하여 만드는 아미노산이나 핵산계 조미료도 태고부터 존재한 물질의 분자구조를 본뜬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공화학섬유는 천연물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나, 인공적인 화학 물질을 식품에 사용할 때는 매우 소극적인 첨가물로 사용하는 정도이다. 인류는 긴 역사 중에서 이런 불변의 영양물질을 바람직한 형태로 만들어 먹기 위해 변형, 가열, 조미 등의 가공 조리를 해온 것이다.
음식의 가치를 그중에 함유된 영양소의 양만으로 판단하려 하는 것은 사용된 물감의 양만으로 그림의 가치를 판단하려는 것과 같다.
조합의 가치 – 하나하나의 요리는 잘되어 있어도 조합이 잘못되어 있으면 식사로서 가치가 없어진다. 이 조합을 생각하는 식사계획의 구체적 표현이 식단이다.
일식 – 산 높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사계절의 구별이 뚜렷한 일본의 요리는 필히 소재 중심의 요리가 된다. 지형과 종교상의 영향으로 육류보다는 생선이 주로 맛있는 요리였다. 생선은 육류와 달리 사후경직과 그에 이은 연화가 빠르고 물러지기 시작하면 바로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맛있게 먹는 데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생으로 먹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다. 다행히 생선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회나 소금구이 등 아주 간단한 요리로 생선의 종류별 맛을 볼 수 있게 된다. 이같이 소재 중심의 요리이기 때문에 재료의 모습, 볼품있게 담는 일, 그릇 등이 중시되어 눈으로 맛보는 요리라고도 한다. 자르기 위한 도구인 식칼(泡丁)이 요리에서 아주 중요하게 되었다.
양식 – 서양 요리는 육류, 달걀, 우유 등을 주재료로 발달하여 다종다양한 가열법과 맛의 변화를 찾게 되었다. 육류는 소 돼지 닭 양 등이 고작이기 때문에 잘라서 굽는 것만으로는 요리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육류는 생선보다 사후 경직이 느리며 경직 중에는 딱딱하고, 여러날 걸려 연화된 뒤에야 식용으로 한다. 그 때문에 위생상, 풍미상 가열하게 된다. 그래서 영어로 cooking이라는 말은 조리 전반이 아니고 가열 조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일본이 식칼이라면, 양식에서는 가열하는 도구인 프라이팬이다. 육류의 역겨운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향신료가 없어서는 안된다. 서양 요리는 많은 스파이스와 향미성 채소를 풍성하게 사용하며 향기를 즐기는 요리로 불리는 게 특색이다. 가열법을 바꾸는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요리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소스가 중요하다. 프랑스 요리의 메뉴에서 “00소스첨가”라는 말을 생략하면 단적으로 모두 단지 구운 고기, 볶은 고기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 고기에도 여러 향신료가 잔뜩 배합되어 있다.
중식 – 바다에서 멀고 땅이 넓은 중국에서는 마른 재료가 많은 것이 특색이다. 중화 요리의 귀중품은 바다제비의 집, 상어 지느러미, 전복, 해삼 등 귀한 해산물을 말린 것이다. 말린 것을 되살려서 삶는 요리가 많다는 것은 겉모양보다 맛이 중요시되어 요리의 솜씨는 맛내기로 결정되게 된다. 중화요리가 정말로 혀로 맛보는 요리로 불리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세 요리의 차이 – 국물(다시) 우려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가다랭이 포(가쓰오부시)는 몇 개월이나 걸려서 만드나 사용하는 시간은 단지 1분도 안된다. 그 뒤에는 맛을 우려낸 찌꺼기에 불과할 뿐, 최초에 물 속에서 우려낸 풍미와 맛 외에는 모두 필요없는, 비싸게 먹히는 방법이다. 서양, 중화요리에서는 적어도 수시간은 삶아서 국물로 우려낸다.
조리 조작 – 물리적 조리 조작은 역학적인 최저 방법으로, 식품에 일어나는 변화는 변형, 연화, 용해 등의 처리방법이다. 화학적 조리조작은 온도, 습도 등의 환경을 조절하여 식품 성분에 특정의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처리 방법이다. 절임, 낫토, 빵, 치즈 제품 등은 일의 성질상 가정에서 식품 공장으로 빠져 나갔다. 가열조리조작은 열에너지의 투입이라는 물리적 처리이나, 그 결과는 단백질, 녹말 등 거의 모든 식품 성분을 크게 변화시켜 외관, 성상, 맛, 향의 변화까지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망라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열이 조리의 중심에 있다.
가열조리조작 – 물을 열매체로 하는 습식과 직접 열매체로 하지 않는 건식으로 나누어서, 각기 삶기, 찌기 및 굽기, 튀기기 등이 있다. 여기에 속하지 않는 전자레인지로 가열하기가 있다.
조리기술의 진보 – 가마솥에 밥을 짓던 시절과 자동밥솥에서 온도와 압력을 조절하는 진보, 생선구이는 강한 불로 멀리서라고 전해져 왔지만, 적외선 생선구이 기계가 발명되었다. 이런 조리 기술도 그 목표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이 탄생되지 않는 한 오래된 것도 쇠퇴하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 새로운 가열기구가 발달해도 모닥불로 굽는 바비큐나 숯불로 굽는 은어나 꽁치는 사라지지 않고, 고속 절단 기계가 출현해도 식칼이 없어지는 일은 없다. 회는 지금도 기계보다는 칼로, 초밥도 틀보다는 손으로 만든다.
가열 – 가열은 음식물의 범위를 대폭 넓혀서 식품의 종류를 묻지 않는 잡식성 식생활이 왕성하게 만들고, 곡류를 안정된 주식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농업, 목축을 기반으로 하는 식문화를 발달하게 하였다.
맛내기 – 맛내기는 소재가 갖는 본래의 맛에 다른 맛을 가하거나 본래 없었던 새로운 맛을 더하거나 무수한 단 것, 매운 것을 세상에 탄생시켰다. 우리가 소재의 맛으로 먹고 있는 쌀밥이나 회에서 소금이나 간장을 빼면 만족하기 힘들 것이다.
공장반찬 – 보통은 가정에서 만드는 것이 원칙적인 각종 요리가 공장에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삶은 콩, 즈쿠다니(생선, 조개, 해초 등의 조림), 오뎅 등이 있고, 푸줏간의 croquette, mince cutlet 등이 있다. 최근에는 도시락이나 초밥, 주먹밥 등의 주식, 백화점의 고급 반찬들까지 그 범위를 급속히 넓히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공장반찬을 이용하는 이유는 편하려고 하기보다 시간을 절약하겠다는 것이다.
계란 –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필수 아미노산의 균형이 잘 잡힌 영양적으로 우수한 식품이다. 요리로는 삶은 달걀, 달걀부침, 오믈렛, 자완무시(물에 풀어찐 달걀)이다. 식품으로서 계란은 삶은 것이나 반숙이나 영양적으로 차이는 없다. 계란부침이나 오믈렛도 원리적으로 계란의 단백질을 열응고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모든 계란요리의 요령은 계란을 어떤 상태로 응고시키는가에 있다. 계란은 부식형으로 주반찬으로도, 부반찬으로도 사용되며 단맛, 짠맛, 어떤 맛도 가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은 식품이다. 열을 가하여 좋아하는 물리성이 얻어지므로 매우 이용범위가 넓은 소재이다.
우유 – 우유는 그대로 음용하는 단독 사용형 식품이다.
채소와 과일 – 채소도 부식에 속하며 다른 식품과 혼합 사용형으로 조미도 필요하나, 과일은 간식형 또는 디저트로서 거의 그대로 상용되는 것이다.
감자와 고구마 – 영양 성분은 거의 같지만, 감자의 맛은 소금, 버터, 육류 등과 잘 어울리며 주반찬이 되지는 않으나 부식의 곁들이기로 빠질 수 없다. 고구마는 감미가 있기 때문에 군고구마로 간식을 쓰지만, 식료품이 부족하면 주식으로 사용된다. 즉 조리상의 용도는 당분의 미미한 차이에 의해 결정적으로 지배된다.
조리적 특성 – 쌀과 밀은 녹말질 식품으로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나, 곡류의 구조상차이, 외피가 딱딱한가에서 한쪽은 입식(粒食), 한쪽은 분식(粉食)으로 이용형태가 정반대이다. 쌀은 알갱이를 마찰하는 것만으로 껍질이 까지고, 내부의 배유(胚乳)는 물을 가해 밥을 지으면 쌀알이 부서지지 않고 탄력있는 쌀밥이 된다. 밀은 껍질이 단단하고 골이 파여있고, 껍질은 여간해서 벗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부스러뜨려 체로 쳐서 가루로 만들어 먹는다. 밀가루는 쌀과 달리 물과 함께 반죽하면 밀 특유의 글루텐이 형성되어 빵과 면의 제조에 이용된다.
고기 요리는 소, 돼지, 닭으로 소재의 종류가 적고 계절성도 적기 때문에 가열법, 맛내기, 부위별 사용, 스파이스나 소스의 궁리로 요리에 변화나 개성을 부여한다. 생선은 종류가 매우 많고, 계절에 따라 잡히는 시기와 맛드는 시기가 다르므로 좋은 소재가 손에 들어오면 회, 소금구이와 같이 자르거나 굽는 것만으로 생선 종류만큼 맛이 다른 요리가 만들어진다. 육류와 생선은 같은 근 섬유로 되어 있으나 육류의 근섬유가 길어서 식탁에서도 나이프로 잘라 먹는다. 육류는 사후경직이 천천히 일어나며 경직중에는 딱딱하기 때문에 숙성, 연화를 거쳐 먹게 되기까지 기다린다. 생선은 경직이 매우 빠르고 연화가 시작되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경직기간 중에 먹도록 한다. 회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씻는 것은 씹히는 감촉을 좋게 하기 위하여서이며 경직 상태를 지속하도록 표면에 열처리한 뒤 얼음으로 식혀 식탁에 내놓은다.
씻는 것의 세 가지 목적 – 씻기의 최대 의미는 식품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하는 일이다. 그러나 데친 시금치를 바로 찬물로 씻는 것도 안전을 위한 것은 아니다. 물로 떫은 맛을 우려냄과 동시에 식혀서 색이 바래는 것을 방지하고 겉모양을 좋게 하기 위함이다. 국수를 삶아 건진 뒤 물로 씻는 것은 안전이나 미관이 아니라, 녹말의 호화(糊化)가 진행하는 것을 멈추게 하여 면가닥 표면의 여분의 끈기를 제거시키고 감촉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즉 씻는다는 것도 식품이 다르면 목적이 다른 것이다. 세가지 목적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상태로 하는 것, 색, 외관을 향상시키는 것, 맛, 감촉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물이 기본적인 수단이며, 세제, 소금, 솔, 수세미는 보조수단이다. 물은 무섹, 무미, 무취의 3무주의이다. 적게 나누어 여러 번 씻는 것이 요령이다. 즉 물은 무한하게 적게 계속 나누어 회수를 증가시켜 가는 것이 좋은데, 물을 뿌리면서 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굴과 같이 수압으로 형태가 허물어질 염려가 없는 경우에 수도꼭지 밑에서 씻는게 능률적으로 가장 빠르고 깨끗하게 된다. 물통에 담가서 흐르는 물에 두는 것은 20내지 30분은 걸리므로 효과적이지 않다.
씻는데 좋은 식품은 표면에 요철이 적을 것, 표면의 조직이 치밀하여 물이 스며들지 않을 것, 묻어있는 오물이 식품과 결합되어 있지 않을 것, 세균이나 기생충알과 같이 증식하는 것들이 붙어 있지 않은 것이다. 요철이 있으면 솔을 사용하고, 오염물질이 있으면 세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잘라놓은 생선이나 육류는 씻으면 안된다. 맛이 녹아 나가버린다.
달걀은 씻어도 되나 씻어서 놔둘 수 없다. 살아 있는 달걀은 껍질에 기공(氣孔)이라는 구멍을 통해 호흡하고 있다. 껍질은 큐티쿨라층이라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어서 이 막이 호흡을 조절하며 외부로부터의 세균을 막고 있다. 달걀을 강하게 씻으면 이 막이 벗겨져 수분이나 호흡으로 생긴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빠져 나간다. 달걀은 조리 직전에 씻는다.
쌀 – 쌀은 물만으로 씻는다. 쌀이 물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세제를 사용하면 물과 함께 세제도 흡수되어 먹을 수 없게 된다. 쌀겨는 물만으로 쉽게 떨어져 쌀뜨물로 된다. 처음 1~2회째의 물을 잔뜩 가해 가능한 한 재빨리 버려야 한다. 시간을 지체하면 쌀겨 냄새가 쌀알에 스며들어 맛도 보존성도 떨어진다.
생선 – 생선을 씻을 때 제거하고 싶은 오물은 주로 점액과 세균이다. 점액은 생선의 표면을 보호하는 점막으로 일종의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물에 의외로 강하며 간단한 수세 정도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식염수에는 녹기 쉬우므로 2~3%(바닷물정도) 농도의 소금물로 씻는다. 세균은 생선 표면에 있으니, 점액을 제거하면 대부분 제거된다. 이 때 아가미 안쪽이나 지느러미 죽지 부분 등에 남기 쉬우므로 이런 부분도 깨끗하게 하여야 한다.
담그기 – 조리재료인 식품은 원래 동식물 상태일 때 60~90%의 물을 함유하고 있다. 이를 건조하여 건조상태로 먹는 것은 오징어, 볶은콩이다. 대부분은 물에 불려서 날 것일 때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 먹는다. 불릴 때 채소인 무우말랭이, 표고버섯, 해조류는 원래의 조직을 뚜렷이 가지고 있어서 세포막을 통해 물이 세포 내부에 침투하기 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부푸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다. 조직이 치밀한 표고버섯은 중량이 늘어난다. 조직이 거칠은 해조류는 용적이 10배나 늘어난다. 조개의 관자, 말린 해삼 등 동물성식품은 흡수에 요구되는 시간이 다르다. 건조에 의해 단백질이 관자의 벽과 같이 굳어져서 물을 머금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어 지느러미는 일주일이나 걸려 불린다.
팥 – 쌀은 매우 짧은 시간에 흡수가 끝나나 콩은 10시간 이상이나 걸린다. 콩을 삶을 때는 적어도 하룻밤은 물에 담가 놓아야 한다. 콩은 표피가 먼저 천천히 물을 먹어 불어난다. 그 후 내부의 자엽(子葉)이 팽윤하고 마지막으로 원래의 두 배 정도 크기로 불어난 껍질이 팽팽한 콩이 된다. 콩은 처음 수시간 동안은 무게도 체적도 늘어나지 않는다. 팥은 옆으로 하얗게 줄쳐져 있는 배좌의 골, 즉 배꼽이라 불리는 부분에서 미량이나마 물이 스며들어 껍질보다도 내부가 먼저 부풀어진다. 팥의 껍질이 아무리 단단해도 내부의 팽윤압이 일정 한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지탱하지 못한다. 바로 껍질이 터져 급속히 물을 흡수하여 5~10시간 안에 흡수가 급속히 진행된다. 팥 껍질이 터지는 것을 갈라지기라고 한다. 갈라지기가 일어난 뒤에 계속 물에 담가두면 내부에서 녹말이나 단백질, 기타 성분이 점점 녹아 나와 물이 뿌옇게 되고 여름에는 하루저녁에 부패해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갈라지기가 일어난 팥은 그 이상 물에 담가두지 않는다. 팥은 갈라지기가 일어나기 전에는 물을 거의 흡수하지 않으므로 물에 담가놓는 것은 무의미하다. 즉 팥은 씻은 뒤 천천히 가열하고, 가열을 계속하면 표피는 차가운 물에 담갔을 때보다 더 연화되어 흡수가 균일해 진다.
채소 – 채소는 수분이 90%에 가까워도 물에 담가야 할 때가 있다. 샐러드나 회의 곁들이기 채소는 냉수에 잠깐 담갔다 꺼낸다. 세포중의 수분은 여러 물질을 녹여 농도가 높은데, 바깥은 단지 물이기 때문에 내외의 농도가 같아지도록 밖의 물이 세포막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려고 한다. 이 삼투압 때문에 조직이 크게 부풀어 오르면 씹는 감촉이 좋아지게 된다.
감자 – 물에 담가 놓으면 세포막에 있는 팩틴이라는 물질이 물 속의 무기이온과 결합하여 물을 통과시키지 않는 딱딱한 물질이 된다. 이 때문에 물에 오래 담가둔 감자는 내부까지 물이 들어가지 못하므로 내부 녹말의 호화(糊化)가 저해되어 삶아지기도 어렵다. 거꾸로 이용하면 채 썬 감자를 볶을 때나 토란과 함께 삶을 때는 물에 담그면 풀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부작용 – 콩나물을 하루 물에 담그면 비타민 C는 반으로 줄며, 무말랭이를 한 시간 물로 불리면 칼슘이 반이상 없어진다. 감자나 사과를 잘라 놓으면 자른 부분이 점차 갈색이 된다. 이것은 조직 속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톨이라는 일군의 물질이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갈색물질이 되는 것이다. 조직 중에 함께 포함되어 있는 산화효소가 이 반응을 촉진한다. 이것은 공기를 차단하든지, 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면 된다. 소금에는 산화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소금물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설탕액이나 식초액에 담글 경우도 있다.
자르기 – 목적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기(껍질 벗기기, 생선의 발라내기), 재료의 표면적을 넓히기(열전달이나 맛의 이행을 촉진), 형태나 크기를 조절(먹기 쉽게 함과 아름다움의 증가) 까마귀 울지 않는 날은 있어도 부엌에서 식칼 사용하지 않는 날은 없다.
표면적 넓히기 – 자를수록 표면적이 넓어진다. 곤약은 칼로 자르는 것보다 찢는 것이 표면적이 훨씬 넓어진다. 굽고 튀기는 등 물을 사용하지 않는 가열조리는 표면과 중심부의 온도차가 커서 바깥 쪽이 타도 내부까지 열이 들어가기 어렵다. 단시간에 내부까지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잘게 자르는게 좋다.
칼집내기 – 둥글게 썰어 무르게 삶아 된장과 먹는 무우는 두껍게 잘라서 무우의 형태를 살리고 속까지 부드럽게 삶은 것이다. 두껍게 썰면 당연히 내부와 외부에 맛과 딱딱함에 차이가 생긴다. 그렇다고 속까지 맛이 들어가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면 겉이 너무 물러져서 꺼낼 때 표면이 허물어진다. 얇게 썰면 전부 허물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에 칼질을 해놓으면 된다. 겉에서 칼집을 내면 무의 형태가 엉망이 되므로 안쪽에서 +자로 칼집을 낸다. 생선에도 사용하여 머리와 꼬리가 붙은 생선의 아가미와 지느러미의 죽지에 칼집을 내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오징어 – 오징어의 근섬유는 가로 줄무늬와 똑같이 몸통을 둘러 둥그렇게 형성되어 있다. 이 섬유는 열을 가하면 강하게 줄어드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오징어를 잘게 썰 때 가로로 써는가 세로로 써는가에 따라 줄어드는 방향도 다르다. 오징어 두께의 반 정도까지 칼로 그어 놓으면 뒤에 구울 때 칼집을 내지 않은 쪽은 둥글게 줄어드는데 비해 덜 줄어든다. 가로, 세로, 또는 비스듬히 칼로 그어 놓으면 솔방울 구이와 같이 좋아하는 모양이 얻어진다. 반대로 튀길 때 같이 줄어 둥글게 말려 들어가면 껍질이 벗겨진다. 이것이 곤란한 경우는 양쪽으로 칼질을 해놓으면 전체가 동일하게 줄어 둥글게 말리지 않게 된다. 오징어에는 또 질긴 껍질이 있다. 이 껍질은 얇은 네 층으로 되어 있으며 가장 안쪽에 있는 것만 섬유가 세로 방향으로 되어 있다. 오징어 껍질을 잘 벗긴다고 벗겨도 위의 두 층만 벗겨지고 위의 두 층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오징어를 가열할 때는 세로 방향으로 수축이 일어나게 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나 비스듬한 방향으로 칼집을 내어야 한다.
식칼 – 한쪽에만 날이 있는 것, 양쪽 모두 날이 있는 것이 있다. 한쪽날 칼은 자를 때의 힘이 한쪽으로만 작용하여 반대쪽이 압박되지 않기 때문에 회칼 등은 반드시 한쪽날 칼이다. 무를 통째로 자르거나 감자를 두토막 내기 위해 양쪽에 힘을 주어야 되므로 양날 칼을 사용한다. 칼은 얇을수록 힘이 곧바로 옆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재료에서 받는 저항이 없이 잘 잘라진다. 두꺼운 식칼은 무게를 이용하여 두들겨 끊도록 위로부터 힘을 가해 자른다. 칼날은 앞쪽일수록 얇기 때문에 ㅜ드러운 걸 썰 때는 잡아다니면서 썰면 잘려진 면과 칼날 사이가 부드러워져 쉽게 잘려진다. 아래 그림과 같이 잡아당겨 썰면 칼끝의 각도가 작아진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되어 그만큼 칼이 잘 들게 된다. 이것이 회 등을 썰 때의 당겨썰기이다. 반대로 딱딱한 채소나 감자를 썰 때는 누르면서 썰지 않으면 칼이 찡겨서 빠지지 않는다. 이것이 눌러 썰기이다. 김밥을 썰 때는 먼저 살짝 눌러 윗부분의 김을 자른 다음 천천히 당겨서 밥을 자른다.
쉽게 자르는 요령 – 날이 얇고 잘 썰어지는 식칼은 의외로 부드러운 것에 약한 데가 있다. 즉 끈적거리며 늘어 붙는 경우이다. 생선회 칼로 양갱을 잘라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칼이 예리하다고 반드시 잘 썰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이것은 원래 부드러우므로 마찰력만 없애면 간단히 잘라진다. 실이나 철사를 사용하면 쉽게 잘라진다. 삶은 달걀이나 치즈 절단기가 가는 철사로 되어 있는 이유이다. 칼날을 적시면 마찰이 적어져 쉽게 썰어진다. 떡이나 케이크를 자를 때 칼을 물수건으로 훔치면서 자르는 이유이다. 물수건 외에 무를 옆에 놓고 칼질하는 경우도 있다. 무에 함유된 녹말 분해 효소도 녹말을 약간 분해하여 점도를 떨어뜨린다.
젓기, 섞기 – 냄비를 사용하지 않는 날은 있어도 식칼과 도마를 사용하지 않는 날은 없다. 이만큼 중요한 것으로 섞기가 있다. 이 조작은 가열과 마쇄 등 다른 조작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채소를 볶을 때 잼을 졸일 때 삶는다 볶는다라는 조작은 의식해도 뒤섞는다, 젓는다라는 조작은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샐러드는 원래 혼합하지 않는 물과 기름을 반강제로 섞은 후 다시 채소와 섞는다. 케이크 이것은 마지막으로 오븐의 굽는 조작 이외에는 섞는 것만 필요하다. 달걀에 고익를 섞는다. 거기에 설탕을 섞는다. 다시 가루나 버터를 섞는다. 혼합 순서나 온도가 다를 뿐으로 동일한 재료에서 부풀음이나 혀의 감촉이 다른 여러 종류의 케이크가 만들어진다. 삶거나 볶으면서 섞는 것은 열을 균일하게 전달하여 타서 눋는걸 방지하고 맛을 균일하게 침투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이같이 다른 조리조작의 보조수단으로서 사용된다.
균일하게 한다 – 보통 삶는 음식에서는 물이 적을수록 좋다.
성분이해의 촉진 – 삶거나 ㅗㄲ기에 넣은 고기는 맛이 채소쪽으로 옮겨져 전체가 맛있게 된다.
재료는 갈아도 만들어지는 것은 다르다. – 밀가루를 반죽하는 경우 어느 정도 이상되면 덩어리가 되지 않고 유동성을 갖게 된다.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반면 틀로 흘려 넣을 수 있게 된다. 덩어리가 되는 것을 도우 dough, 유동성을 갖는 것을 배터 batter라고 한다. 케이크류는 모두 배터로 만든다. 도우를 사용하여 만드는 것은 파이와 도넛 정도이다. 케이크의 재료는 밀가루, 달걀, 설탕이 기본으로 종류에 따라 기름, 물 등을 가한다.
우유 – 우유를 데울 때 젓는 이유는 단순히 열전달의 문제가 아니라, 표면에 생기는 막을 막기 위함이다. 우유에는 가는 지방입자가 무수하게 분산되어 있어서 틈이 있으면 한 군데에 모이려 한다. 그래서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대류가 일어나면 위층에 모인다. 거기에 우유 중에 열응고하기 쉬운 알부민이나 글로불린이라는 단백질이 늘어붙어 함께 막을 형성하는 것이다. 섞어서 지방 입자를 분산시켜 놓으면 막은 생기지 않는다.
단무지용 쌀겨된장 – 김치류의 산미와 풍미는 주로 젖산균이라는 박테리아의 발효 작용에 의하나, 공기가 부족하면 발육이 나빠지고 대신 부티르산균이라는 박테리아가 번식한다. 이 균은 부티르산이라는 버터 썩은 것과 같은 일종의 독특한 악취를 내는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쌀겨된장의 풍미는 없어지고 만다. 부티르산균에는 산소가 큰 적이어서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면 수분 안에 죽는다. 그러므로 하루 한번 뒤집어 주는 것만으로 이 균의 번식을 완전히 방지할 수 있다.
밥을 주걱으로 섞는 것은 솥 안에 남아 있는 여분의 수증기를 날리고 쌀입자의 표면을 어느 정도 말려서 밥이 질퍼덕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겨자를 미지근한 물에 풀어서 효소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매운 맛을 낸다.
갈아서 으깨기 (마쇄) – 생으로 소화되지 않는 것을 삶아서 먹고, 또 곰팡이나 세균 등 미생물이 갖고 있는 효소로 단백질이나 녹말을 분해하여 먹고 있다. 간다는 것은 미세하게 하는 의미와 자르는 것의 주목적인 표면적의 확대를 목표로 하며, 갈아 으깨다는 섞는다의 목적인 균일화, 물리성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는 것은 강판, 섞는 것은 절구이다.
참깨 – 참깨는 마쇄할 경우 형은 없어지나 맛과 향기는 반대로 강해진다. 일본어 참깨로 둔갑하다는 속이다는 뜻이다. 참깨는 딱딱한 껍질이 둘러싸고 있으므로 파쇄하지 않으면 향기도 기름도 비타민도 쓸모가 없다. 그러나 팥밥이나 데친 나물 등 색을 내고 싶을 때 부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급장국에 넣을 때는 하나하나 식칼로 자르는 일도 있는데, 이를 자른참깨라고 한다.
매운 맛 고추냉이 – 와사비는 강판에 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즉 강판에 갈면 향기가 높아지는 건 물론이며 고추냉이의 매운맛 때문에 마쇄가 필요하다. 매운 맛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추나 생강의 매운 맛과 같이 생으로 있으나 말리거나 가루로 빻거나 삶거나 구워도 매운 것과 고추냉이와 같이 그대로 먹으면 매운맛이 별로 없으나 강판에 갈면 증가하는 것이 있다. 고추냉이에 함유되어 있는 효소에 있다. 갈기 전에는 당과 결합한 배당체라는 형으로 되어 있고, 배당체는 매운맛이 없다. 그러나 마쇄하면 세포내에 있던 시니그리나아제라는 효소가 작용하여 결합이 끊어져서 비로소 매운맛을 낸다. 고추냉이를 갈 때는 될 수있으면 눈이 가는 강판으로 원을 그리듯 둥글게 갈아서 세포가 충분히 부서져서 ㅎ소가 달 작용하도록 한다. 그리고 잠시 놔두어 매운 맛이 날 때라고 생각되면 식탁에 내놓는다. 그러나 뜨거운 열을 가하면 효소가 파괴되어 매운맛이 나지 않는다. 고추냉이 줄기를 모아 적당한 용기에 밀봉하여 놓으면 따뜻한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효소가 잘 작용하여 강한 매운맛과 향기가 난다.
무와 겨자, 마늘과 파 – 겨자는 미지근한 물로 풀어서 잠시 놔두면 매운맛이 나나 뜨거운 물에 풀면 나지 않는다. 무와 파를 삶아도 매운맛이 없어진다. 뜨거우면 세포 내의 효소가 변성되어 작용하지 못하고 생긴 매운 맛 성분은 휘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열에 의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무는 눈이 큰 강판으로 가는 편이 매운 맛이 덜 난다. 매운맛을 더 없애려면 식초를 치면 좋다. 산성이 되면 효소가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자 – 으깬 감자는 삶은 감자를 뜨거울 때 재빨리 체에 갈아 부순다. 잘 으깬 감자는 조직을 만들고 있는 세포가 따로따로 흩어져 있으나 각 세포는 형을 뚜렷이 유지하고 있다. 식은 상태로 떡같이 부순 감자는 세포까지 부스러져 내부의 녹말이 튀어 나와 전체가 풀로 붙인 것 같이 연결된 상태로 되어 있다. 식히면 세포막이 굳어지므로 무리하게눌러 부수면 세포막이 파괴되고 만다. 햇감자가 으깬 감자 만드는데 좋지 않은 것은 세포막이 부드럽고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참마 – 곡류, 콩류, 감자류 등 녹말질 식품은 수많으나 생으로 먹는 것은 이 참마 뿐이다. 이것은 참가가 가지고 있는 점도 때문이다. 이 점성물질은 일종의 탄수화물이나 8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성질이 변하여 점성을 잃는다. 참마 요리는 끈기에 의한 독특한 감촉을 맛보는 것이기 때문에 생으로 먹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참마는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함유되어 있고 뜨거운 열을 가하면 효소작용이 정지하므로 생으로 먹는 편이 소화가 잘 된다.
식히기 – 시금치 데친 나물이 가장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의 하나이다. 삶고 나서 식히는 것과 물기 짜는게 어렵다. 식힌다는 것은 가열과 동등 또는 이상의 중요한 조리 조작이다. 겨울의 대표적 산물인 굴은 얼음에 식혀서 생으로 먹어야 제맛이 난다. 식혀야 할 때 식히지 않으면 요리로서 성립이 안된다.
식히는 방법의 차이 – 액체는 대류에 의해 빨리 식는다. 맥주는 냉장고에서 푸딩보다 훨씬 빨리 온도가 내려간다.
냉장고 – 항상 공기가 원활이 대류되도록 중간 부위를 막지 않도록 유의한다. 냉장고 내부는 증기압이 내려가 식품의 표면에서 수분증발이 심하다. 냉장고에 채소등을 넣을 때는 랩으로 싸서 넣어야 한다.
한천과 젤라틴 – 한천과 젤라틴은 응고하면 젤리가 되는데, 한천은 30도, 젤라틴은 10도 전후이다.
굽기 – 온도조절이 어렵고 열효율도 좋지 않다. 그러나 육류, 생선, 조개 등 동물성 식품이 갖는 맛을 살리는데 가장 적합한 가열 방법이다. 삶은 식품은 맛을 자유로이 가할 수 있다. 그대신 재료가 갖는 맛은 국물쪽으로 빠져 나간다. 구운 것은 갖고 있는 맛에 구워서 생기는 새로운 풍미가 식품을 한층 더 맛있게 한다. 굽는 것이 꼭 직화일 필요는 없다. 철판구이, 오븐구이 등 간접 가열방식도 많다. 이것들은 직화구이의 장점을 살리며 온도 관리를 조금이라도 쉽게 하기 위한 지혜이다.
볶는 것과의 차이 – 서양요리에서 굽는다는 것은 프라이팬으로 구운 스테이크를 연상한다. 그 외에 roast(육류), grill(육류,어류), broil(닭), bake(케이크), toast(빵) 등 여러가지이다. 볶는다는 것은 가는 재료를 철판 위에서 뒤섞으면서 기름으로 구우면 되는 것이다. 볶는 것이 굽는 것과 동일하다는 생각이 야키소바(볶은 메밀국수), 스키야키(전골)란 요리의 이름에 잘 나타나고 있다. 구울 때의 가열 온도는 200도를 넘는 게 보통이다. 식품의 표면은 당연히 탄다. 고기나 빵을 구울 때는 표면이 알맞게 탈수록 요리가 된다. 다만 중심부위까지 익을 수 있어야 굽는다는 조작이 가능하다. 따라서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육류, 생선, 조개, 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 식품, 가지, 피망 등의 채소, 사과), 소형이나 얇은 형으로 내부까지 바로 열이 전달되는 것(김, 버섯 등과 감자를 자른 것), 이미 한번 가열한 것(식빵, 떡, 주먹밥 등)
훈제와 돌구이 – 통닭이나 고구마는 구울 수 없지만, 이것을 먹기 위해서 안까지 열이 전달되는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이다. 오븐은 수증기가 내부에 가득 차서 타는 것을 늦추어 준다. 큰 로스트 오븐에 채소를 함께 넣는 것은 수증기 보급을 위해서이다. 고구마는 뜨겁게 가열한 돌의 한가운데에 묻어서 굽는다. 고구마에는 녹말을 분해하여 단맛의 당분을 만드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함유되며, 고구마 내ㅜ의 온도가 50도 정도 올라가면 이 효소의 작용이 활발해져 단맛을 증가시킨다. 따뜻한 시간이 길게 유지될수록 단맛이 강하다. 전자 레인지로 가열한 고구마의 단맛이 적은 이유는 아밀라아제의작용 시간이 짧아져서 당분이 되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고기에 철사를 꿰는 것, 생선구이에 철판을 치는 것도 온도관리의 하나이다.
여러가지 굽는 조작 – 삶는 것과 찌는 것은 물을 중간체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굽는 것은 철사를 사용한다. 비프스테이크는 양질의 쇠고기에 소금 후추를 쳐서 프라이팬이나 철판 위에서 구울 뿐인 요리로 고기의 맛을 완전히 살리기 위해 내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 충분히 가열한 철판에 두껍게 자른 쇠고기를 얹어서 강한 불로 잠깐 동안 구운 다음 바로 뒤집어서 동일한 조작으로 굽는다. 표면의 단백질이 급속히 열응고하여 일종의 벽을 만들어서 맛이 용출하는 걸 막을 뿐 아니라 내부에 열이 한층 전달되기 어렵게 된다.
생선구이 – 생선도 강한 불에 굽는게 좋다. 불이 약하면 표면이 굳어지지 않아서 내부의 맛성분이 흘러 나가고, 수분도 전체적으로 증발하여 말라 퍼석거리는 맛없는 구이가 되기 때문이다. 빈초라는 단단한 숯이 있는데, 한번 가열하면 불의 강약을 조절하기 어렵고, 거리에 의해 조절한다. 즉 강한 불로 멀리서라는 것이 생선 구이의 요령이다.
전골 스키야키의 요리 – 이 이름은 농기구인 스키(가래)에 고기를 구워(야키) 먹은 데서 시작되었다.
굽는 것과 삶는 것 – 고기를 채소와 함께 볶으면 채소에서 수분이 흘러나온다. 진한 조미료를 가하면 물이 더 빠져나와 국물 중에서 삶아지는 형이 된다. 이것이 볶아 삶기이다. 스키야키가 볶아 삶기의 전형이다. 철판에서 고기 덩이를 구울 때는 미리 맛을 가해 놓든가 뒤에 소스를 쳐야 한다. 그러나 스키야키와 같이 얄게 썬 고기를 다른 재료와 함께 철판에서 볶을 때는 가열과 동시에 맛을 가해도 되고, 고기의 맛을 다른 재료로 옴길 수도 있다. 가열하면서 맛을 옴길 수 있다는 것은 삶기의 특징이다.
볶기와 기름의 작용 – 뜨거운 철판에 고기를 갑자기 얹으면 표면의 단백질은 바로 열응고하여 마치 풀로 붙여 놓은 것 같이 철판에 철썩 늘어붙고 만다. 먼저 기름 덩이를 녹여 지방분이 철판에 충분히 발라진 다음, 고기를 얹으면 온도는 같으나 달라 붙지않는다. 고기의 단백질은 금속과 강하게 끌어 당기는 성질이 있으나, 철판의 표면과 고기의 표면을 기름의 막으로 격리시키면 이 반응이 방지되기 때문이다. 종이같이 얇은 달걀 부침을 만들 때는 기름이 많으면 잘 안된다. 기름을칠하고 잘 훔치고 나서 달걀을 흘려 넣도록 한다.
밀가루 – 생선이나 육류에 소금, 후추를 뿌려 놓으면 즙이 나온다. 표면에 바른 밀가루는 이 즙을 빨아 들여 구울 때 좋은 향기를 만들어 풍미가 한층 향상된다. 즙을 잃지 않기 때문에 맛과 영양성분의 손실도 적다. 생선 고기의 볶음구이도 대부분 밀가루를 바른다. 그러나 비프스테이크만은 바르지 않고, 고기가 갖는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스테이크라는 요리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볶기는 강한 불로 – 채소 등 수분이 많은 재료에서 물이 나와 스키야키와 같이 점점 삶은 요리에 가까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 단시간에 가열하는게 좋다. 같은 재료를 고온에서 단시간 볶을 때와 저온에서 장시간 볶을 때의 수분과 비타민 C의 손실률은 저온에서 장시간 볶을 때가 크다. .
쪄서 볶는데는 오븐을 – 수증기는 표면이 타는 걸 늦추고 재료가 커도 내부까지 가열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큰 고기덩이, 통닭 등을 구울 때 쪄서 굽기는 위력을 발휘한다. 오븐은 위아래에서 가열하는 밀폐식으로 재료 주위 전체에서 열이 균일하게 가해지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재료에서 나온 수증기는 상자안을 채워 표면이 타는 걸 조절한다. 통닭과 같은 대형 재료를 구울 때는 증발하는 수분만으로는 모자라서 오븐에 채소를 함께 넣어 놓는다. 또 고기에서 유출한 액즙은 채소로 옴겨져 맛있는 채소 곁들이기가 된다. 오븐의 최고온도는 200도를 넘으나 물을 넣어 놓으면 온도 조절이 잘된다. 케이크류는 오븐의 특색을 잘 이용하고 있다. 달걀 흰자에 거품을 내어 설탕과 밀가루를 섞어서 오븐으로 구우면 달걀 흰자에 들어 있던 공기가 팽창되어 보기 좋게 부푼다.
튀기기 – 튀김이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완성한 가열법으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가열이면서 액체의 대류에 의해 열을 전하는 가열법이다.
튀김은 순간적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 기름은 열을 전달하는 목적뿐 아니고 재료에 흡수되어 풍미와 영양가를 높인다. 튀김은 160~190도라는 고온에서 가열하여, 재료의 수분을 급속히 증발시켜 바삭바삭한 것을 먹는 조리법이다. 이 온도는 표면이 타는 온도이므로, 이 때 재료의 중심부가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되어야 한다. 그래서 두꺼운 것을 튀길 때에는 두번 튀김, 세번 튀김을 사용한다. 한번 기름에 넣어 약간 저온으로 가열한 다음 꺼내어 잠시 놔두면 표면이 타지 않고 열은 내부까지 들어간다. 그 후 다시 기름에 넣으면 표면에 새로운 열이 가해지는 방법을 사용한다.
아이스크림 – 표면과 내부의 온도차를 반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공기를 잔뜩 함유한 케이크 같은 반죽을 붙여 열전도를 방지하고 고온에서 매우 단시간 튀기면 아이스크림은 녹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요령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 기름은 물보다 훨씬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는다. 그래서 튀김의 요령은 온도 조절에 있다. 표면이 알맞게 탔을 때 내부가 먹을 수 있게 되는 온도는 180도 정도이다. 그런데 기름은 이 온도가 되어도 변화가 없고, 이 온도를 지나쳐도 불을 약하게 하지 않는한 물의 두배 빠르기로 온도가 올라가 거품이 나는데, 불을 약하게 하여 재료를 넣으면 온도가 바로 적온이하로 떨어진다. 예로부터 튀김은 뜨거운 철 냄비를 사용하여 기름을 많이 준비하고 재료를 약간씩 넣도록 하라는 요령이 있다. 온도를 대충 아는데는 튀김 반죽을 약간만 떨어뜨려 보면 된다. 온도가 낮으면 반죽은 가라 앉는다. 지나치게 높으면 넣는 순간 수분이 증발하여 가볍게 되므로 전혀 가라 앉지 않는다.
튀김반죽의 조건 – 튀김에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수분 증발과 유지의 흡수이다. 즉, 고온의 기름에 새우를 그냥 넣으면 수분이 바로 증발하여 새우 표면이 말라 속이 비게 된다. 몸체의 물기는 빠지나 기름의 흡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거죽을 사용하여 재료가 거죽에서 나온 수증기로 안에 가득 차고 찌고 있는 상태가 되어 갖고 있던 맛은 완전히 유지된다. 밀가루 가루를 사용하여 가능한 한 찬 물에 빨리 풀어 빨리 튀기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바싹 튀긴 튀김도 놔 두면 내부의 재료에서 나는 수증기를 흡수하여 거죽이 축축해진다. 그러므로 튀겨서 바로 먹는 것이 원칙이다.
기름의 보관 – 튀김이 끝난 기름은 반드시 걸러서 목이 있는 그릇에 가득 넣어 완전히 막아 서늘한 곳에 보존해야 한다.
찌기 – 가열 조리의 혁명아
돌찌기 – 원시시대
수증기의 온도 – 물을 사용하여 가열의 매개체로 삼는 것이다. 다행히 100도라는 것이 타지 않는 온도이기 때문에 찐다는 조작이 가능한 것이다.
온도조절 - 100도로 가열하고 싶지 않는 요리인 달걀 공기찌기, 달걀두부, 푸딩 등 몇가지 요리는 어떻게 하나, 달걀은 60~70도로 응고하는 성질이 있다. 삶은 달걀과 달리 공기에 찌거나 푸딩은 맛국물이나 우유 등 수분이 가해져 있기 때문에 균일하게 굳기 어렵다. 100도의 증기로 갑자기 가열하면 수분이 많이 증발하게 되어 거품이 난다. 그렇지만 점점 열응고되어 거품은 빠져 나갈 데가 없어져서 전체가 스펀지와 같이 구멍이 난 채 굳어진다. 수증기 온도를 낮추려면 약간 끓을 정도로 불을 낮추고, 찌는 그릇과 뚜껑 사이에 틈을 내어 증기가 빠져 나가도록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맛을 살리기 – 삶기에 비해 형, 색, 향기, 맛이 상당히 좋게 유지된다. 즉 본맛을 살리고 싶은 요리에 적당하다. 냄새와 맛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비린내 나는 생선, 떫은 채소 등은 찔 수 없다. 생선 찌기의 재료는 흰살을 갖는 신선한 생선에 한한다.
찌기의 재료 – 대형으로 적당한 수분을 함유한, 거기다 태우지 않고 장시간 가열하고 싶은 것이 재료이다. 녹말질, 특히 고구마나 옥수수가 해당한다. 만두와 같이 밀가루를 반죽하여 굳힌 것도 가능하다. 동물성 식품은 기름이 녹아 나오기 때문에 닭이나 뱅장어같이 기름을 빼서 담백하게 하고 싶을 때 외에는 찌는 일이 별로 없다. 생선과 같이 즙액과 함께 맛도 빠져 나갈 우려가 있는 것을 알루미늄박으로 싸는 등 맛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궁리한다.
용도 – 다시 데우는데에 좋다. 전자레인지의 출현 이전 다시 데우는 데는 찌기가 주력이었다.
찹쌀에는 물뿌리기 – 찹쌀을 찌는 일이 많다. 맵쌀과 달리 찹쌀로 밥을 짓게 되면 표면의 점도가 매우 강하여 쌀알이 늘어붙어서 물이 거의 대류하지 않고 안익은데가 생기고 타기 쉽기 때문이다. 찹쌀을 물에 잘 담가도 물은 기껏 30% 정도 흡수되므로 쌀녹말이 호화되어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없다. 찹쌀을 찔 때는 밥과 같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찹쌀을 찔 때 도중에 여러 번 물을 뿌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찌는 요령 – 찌는 그릇에서 뜨겁게 된 물은 기화열이라는 대량의 열을 가지고 증발한다. 그래서 찌는 그릇의 중간관이나 시루 위에 놓인 찬 식품의 표면에 닿으면 식어서 물방울이 된다. 식품 자신의 온도가 100도로 올라간 다음에는 표면은 젖지도 마르지도 않는 상태가 계속된다. 따라서 물이 끓어 증기가 난 다음 재료를 넣는 것과 도중에 뚜껑을 떼지 말 것이라는 요령이 있다.
삶기 – 만능조리법, 삶는다는 것은 물 또는 조미료가 들어간 국물 중에서 식품을 가열하는 조리법이다. 물이 열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되고 있다. 삶는 것에 의해 음식과 열원의 범위가 넓어져서 야산의 동물을 쫓아다니던 고생이 줄어들고 곡식이나 감자류가 주식의 위치로 올라 왔다. 이는 농업의 발달, 토지소유, 취락의 형성, 나아가서는 물물교환에 의한 사회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져 근대 사회 성립의 기초가 되었다.
삶기의 특성 – 온도가 급상승하는 일도 없고 용기 내는 동일한 온도가 되며, 식품을 태우는 일 없이 장시간에 걸쳐 커다란 재료의 중심까지 열을 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삶기는 국을 먹을 수 있게 하는데 조리의 목적이 있지 않고, 적은 국물로 많은 재료를 가열하려는 것이다. 바닥에 눌어 붙는 것은 100도를 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대류에만 의존하지 말고, 저어주는 것이 좋다. 저으면 재료의 형이 무너지므로 스튜에 넣는 채소와 같이 부서지는 편이 좋은 것도 있으나 토란을 삶을 때는 부서지면 가치가 없어지는 것도 있기 때문에 국물을 많이 하도록 한다.
생선 – 생선 삶기는 국을 많이 하면 맛이 국으로 빠져 나가 버린다.
맛내기는 어떻게 – 국물에 성분이 녹아 나오는 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자. 만약 국 쪽에 맛이 들어 있으면 재료에 맛이 스며들게 된다. 삶기의 목표가 여기에 있다. 굽기, 튀기기, 찌기 등 다른 가열법으로 가열과 맛 내기가 동시에 되는 것은 볶기 외에는 거의 없다. 삶기는 그것이 가능하다. 고기와 감자는 구워도 쪄도 별게 없다. 함께 섞고 싶으면 고기는 갈고, 감자는 부수어서 섞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삶는 것은 한냄비에 하면 서로 맛이 옮겨질 수 있다. 멸치국 같은 것의 맛, 동식물성의 많은 식품의 맛, 조미료의 맛이 더해져 복잡미묘한 맛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삶기에 필적할 만한 것은 없다.
중화요리 – 맛 내기를 생명으로 하는 요리이다. 바다제비의 집, 상어 지느러미, 해삼 등 진기한 건어물을 많이 사용하여 이를 반드시 물에 불려서 먹는다. 필연적으로 겉보기보다 맛을 중요시하게 된다.
뚜껑 – 생선 조리기는 너무 삶으면 맛이 나빠지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맛을 가해야 한다. 국물이 많으면 맛이 너무 많이 녹아 나온다. 가능하면 국이 바짝 졸을 정도가 좋다. 그러면 맛이 녹아 나와도 다시 생선 표면으로 돌아 간다. 국보다 위에 나와 있는 부분에는 맛이 가해지지 않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뚜껑이 솥 안으로 푹 들어가 생선을 누르는 “누르는 뚜껑”을 덮으면 이 문제는 해결된다. 생선과 뚜껑 사이에 공간이 없기 때문에 열의 회전도 빠르다. 가열도 단시간에 끝나므로 맛이 녹아 나가는 일도 적다.
재료 자르기 – 재료를 너무 잘게 하기 힘들면 내부에 +자 표시 형태로 자르는 것을 고려해 본다.
설탕조림 – 작은 생선의 설탕 조리시 눌어 붙는 걸 방지하기 위해 냄비 바닥에 대나무 껍질, 감자나 밤이 부서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명반, 우엉이나 연뿌리의 색을 하얗게 하기 위해 식초를 가해 삶는 등 조림을 연구해 본다.
데치기 – 시금치에는 혀를 찌르는 떫은 맛이 있다. 이는 옥살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인데, 시금치의 비타민 C는 데치면 물로 약 40%가 빠져 나간다. 이는 옥살산도 상당히 물로 빠져 나가는 것이다. 시금치를 찌면 비타민이 유지되지만, 옥살산도 유지되어 맛이 떨어진다.
재료 위주로 생각하기 – 국에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가 들어 있으면 조림, 들어 있지 않으면 데치기로 생각한다. 삶기와 달리 맛을 스며들게 할 필요는 없다.
일본의 국 – 얇은 가다랭이 포를 만드는 데 배갈라 펴기, 가열, 건조, 얇게 포뜨기, 곰팡이 띄우기 등 적어도 수개월이 걸리고,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얇게 깍아 끓는 물에 넣자마자 1~2분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
달걀 –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평균하여 약 75%의 수분과 13%의 단백질, 11%의 지방을 함유하며 녹말은 거의 함유하지 않는다. 달걀 요리의 요령은 단백질을 어떻게 하여 맛있게 응고시킬까가 전부이다. 흰자는 약 58도에서 열응고하기 시작하여 80도 정도에서 끝난다. 달걀을 물레 넣어 가열하여 끓일 때 불을 줄인 다음 10분 전후 가열을 계속하면 흰자도 노른자도 충분히 익어서 굳는다. 반숙은 노른자가 약 65도에서 익기 시작하므로 끓는 물이면 3~5분으로 반숙이 된다. 65도의 물에 30분간 넣어두면 흰자는 반숙, 노른자는 거의 굳어진 삶은 달걀이 된다.
새우와 게 – 삶아야 빨개진다. 새우와 게는 살아 있을 때는 아름답지 않다. 아스타신이라는 붉은 색소가 살아 있을 때는 아스타크산틴이라는 형으로 단백질과 결합하여 흑청색을 하고 있다. 이를 가열하면 단백질이 열변성하여 떨어져 나가면서 산화 반응이 일어나 아스타신이 생긴다. 그래서 산뜻한 빨간 색으로 변하게 된다.
야채 - 야채 녹색의 본체는 클로로필이라는 색소이다. 이 색소는 장시간 가열하면 색이 바래어 갈색이 되는 성질이 있다. 식초를 가하면 이 변화가 빨라지기 때문에 푸른 야채를 데치는 데 식초는 금물이다. 충분한 물을 반드시 끓여서 가열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고, 넣은 뒤도 물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게 물은 적어도 야채의 5배가 필요하다. 클로로필은 소금을 가하면 색이 다소 바래지기 힘들다. 데칠 때 소금을 한 웅큼 넣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소금을 1% 이상 가하면 짜게 되므로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밥짓기 – 쌀은 남방계의 작물로 여름은 덥고 물이 많은 기후에 잘 맞으며 좁은 토지에서 많이 수확된다. 단백질은 곡물 중에서 가장 질이 좋다. 먹는 법도 매우 간단하여 알맹이 그대로 짓는다. 조미료도 필요없다. 빵이라는 것은 밀을 가루로 하여 물로 반죽하고, 이스트로 발효시켜서 오븐으로 굽는 여러 조작을 생각해 보면 쌀이 주식으로 장점이 많다. 비타민 B1 결핍의 문제만 남는다.
물로 쌀을 삶기 – 일본 쌀은 조직이 뚜렷하고, 점도가 강하다. 물이 부족하면 쌀은 삶아지지 않으므로 물이 충분해야 한다. 지어지고나서, 쌀은 속까지 푹 삶아져야 하나 여분의 물이 남아 있으면 안된다.
기본지식 – 쌀의 주성분은 녹말로 약 75.5% 함유되어 있다. 생쌀을 먹을 수 없는 것은 녹말이 물에 녹지 않아 소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녹말 입자에 물을 가해 가열하면 물을 빨아 들여서 부풀고 끈기 있는 풀 상태가 된다. 이를 호화라고 한다. 밥짓기의 목적은 쌀입자내 녹말의 호화에 있다.
쌀 씻기 – 목적은 쌀알 표면에 붙어 있는 겨를 씻어 내는데 있다. 또 쌀 녹말의 호화에 필요한 물을 미리 흡수시켜 놓는 데도 있다. 흡수시간은 여름이 30분에서 1시간, 겨울은 1시간에서 2시간이다. 물을 충분히 흡수한 쌀은 무게가 30%, 용적은 약 20~25% 정도 증가한다.
씻기는 빨리 끝낸다 – 물은 충분히 붓고 빨리 일어서 바로 버린다. 3내지 4회만 씻는다. 물이 투명할 때까지 씻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뜸들이기 – 끓기가 끝나서 불을 끈 직후는 쌀알 표면이 아직 젖어 있다. 이 물을 유리수라고 한다. 이를 제거하고 통통하고 표면을 건조한 상태로 하는 게 뜸들이기이다. 불을 끈 후 15~30분 그대로 남은 열을 이용하여 천천히 온도를 낮춰간다. 도중에 뚜껑을 열면 온도가 갑자기 떨어져 쌀알 표면에 물방울이 붙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 너무 길면 솥 가운데 증기가 갇힌 채 온도가 내려가서 결국 물방울이 고여 물기많은 밥이 된다. 적당한 시간에 뚜껑을 열어서 주걱으로 가볍게 섞어 여부의 증기를 날려 버리고 건조한 나무 밥통에 옮겨 담는다.
전자레인지 - 2450메가헤르츠 사용 전자레인지는 빠른 것이 장점이다. 마이크로파를 식품에 쏘이면 식품은 그를 흡수하며, 흡수된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는 식품 내부에서 열로 변한다. 이는 가열조리라기보다도 오히려 발열 조리라 해야 하 ㄹ것이다. 마이크로파는 유리, 나무, 종이 등을 통과해 버린다. 우유는 병 채로, 술은 작은 병에 넣은 채로, 고기 만두는 봉투 채로 데울 수 있다.
전자레인지는 속부터 덥힌다 – 만두를 넣었다면 표면이 차고 내부의 열이 꽉 차므로 중심부가 먼저 뜨겁게 된다. 식품의 표면에서 6~7센치미터 까지 도달하며, 미세한 화력의 조절은 되지 않는다.
장점과 단점 – 가열이 빠르고,내부까지 균일하게 가열되고, 포장 채 가열 할 수 있고, 맛이나 영양 성분의 변화가 적은 점은 장점이다. 맛을 내기 어렵다. 가열 시간이 다르다. 대량조리에는 쓸 수 없다. 다시 덥히기가 가장 큰 장점이다.
조리의 화학
조리기 – 잼, 젤리, 마멀레이드
잼 – 과일에 설탕을 가해 적당한 굳기까지 졸인 것이다. 적당한 농도로 졸였을 때 알맞은 젤리 상태가 된다. 젤리란 젤라틴을 식힌 것으로 보면 된다. 젤라틴은 돼지 가죽 등에서 얻은 동물성단백질로 과일과는 다르다. 진짜 과일젤리는 과즙을 짜서 거기에 설탕을 가해 졸여 굳히는 것이다. 잼은 즙뿐이 아니라 과육까지 들어간 것, 마멀레이드는 잘게 썬 껍질과 과육이 들어 있는 것이다. 원과일의 모양이 전혀 남아 있지 않는 사과잼과 일부 남아 있는 것이 있는 딸기잼이 있는데, 딸기잼 타입을 프리저브라고 한다.
팩틴 – 과즙을 젤리상으로 굳게 하는 역할은 펙틴이라는 물질이다. 팩틴은 식물 세포를 서로 연결시키는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일종의 탄수화물이다. 덜 익은 과일에는 프로토펙틴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며 젤리를 만드는 힘이 없다. 지나치게 익어도 펙틴산이라는 것으로 변하여 젤리를 만들 수 없게 된다. 프로토펙틴에 열을 가하면 일부는 펙틴으로 변한다. 잼을 만들 때 프로토펙틴과 펙틴이 혼합된 상태인 완전히 익기 전의 과일이 좋으며 너무 오래된 것은 맛이 없다.
당분과 산 – 펙틴이 젤리를 만드는 작용은 당분과 산이 도와준다. 과일에 함유된 펙틴은 0.5%정도이나 당분은 완성된 잼에 60% 이상, 들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설탕이 주역이라 할 수 있다. 당분은 설탕 외에 일부를 포도당으로 바꾸어도 좋고 물엿 성분인 맥아당도 좋다.
방법 – 너무 익지 않은 과일을 저으면서 물기가 충분히 나올 때까지 삶고 그후 2~3회로 나누어 설탕을 가해 졸이면 된다. 산이 강하기 때문에 철이나 알루미늄보다 법랑냄비가 좋다. 위에 뜨는 거품이나 떫은 것들은 부지런히 떠낸다. 당의 농도가 60%이면 103도, 65%이면 104도에서 끓는다.
반죽하기 – 우동, 밀은 색다른 곡물이다. 껍질이 강인하며, 내부는 무르다. 몸체에 세로로 홈이 있어서 껍질이 잘 까지지 않는다. 그래서 적당한 물을 흡수시켜 부드럽게 만든 다음 롤러로 알맹이만을 부수어 체로 친다.
면의 종류 – 일본에는 우동, 메밀국수, 냉국수, 소면 등 유럽에는 파스타, 중화면이 있다. 즉석면과 컵면도 있다.
소금 – 보통의 우동은 가루의 30~35%의 물과 1~2%의 소금을 가해 만든다. 소금은 글루텐의 탄력을 증가시켜 반죽을 조이는 작용을 한다. 중화면에는 소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함수라는 천연 알칼리액을 넣는다.
삶기 – 면이 떠오르면 물이 격렬하게 넘치지 않도록 군물 등으로 끓기 바로 전의 온도로 억제하여 놓는다. 저온에서 장시간 삶으면 면이 풀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삶기가 끝난 면은 바로 물로 씻어 식힌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물로 한번에 식히는 게 호화를 중지시키고 표면을 매끄럽게 유지하는 요령이다.
담그기 절이기 – 절임이란 채소에 소금이나 된장, 간장, 지게미, 술 등으로 채소에 들어있는 효소의작용과 자연에 생육한 미생물의 작용으로 복잡한 향미나 맛을 형성시킨 보조 식품이다. 겨된장 담금, 단무지 담금 등이 발효하는 것의 대표적인 것이고 식초담금, 미림 담금, 후쿠진 담금 등이 발효하지 않는 것의 대표이다.
소금 – 생채소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조직은 물이 가득 차서 확장되어 있고 세포막은 이물을 통과시키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먼저 조직의 생명력을 잃게 하여 맛이 재료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소금은 짠맛, 방부효과, 재료의 수분을 빼내어 밖의 조미료가 들어가기 쉽도록 하는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소금에 담그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는 뜨거운 물을 살짝 가하고, 건조시키고, 손이나 판 위에서 소금을 비벼 넣는 등 수단을 사용한다.
묻히기 – 샐러드와 소스
소스 – 샐러드에 치는 소스는 세 가지 기본 원료를 섞어 만든다. 기름, 식초, 소금이다. 기름은 샐러드유, 식초는 양조초, 과실초, 레몬즙 등을 사용한다. 샐러드유를 베이컨의 지방, 생크림, 베샤멜 소스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초는 아세트사이라는 물질을 약 4% 함유한 수용액으로 나머지 95% 이상은 물이다.
프렌치 드레싱 – 초 1에 대해 기름 2~3의 비율로 섞어서 만드나 식탁에서 다시 나누어지지 때문에 치기 바로 전에 다시 섞어야 한다. 이런 것을 분리형이라 한다. 시판중인 프렌치드레싱이 혼합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달걀, 녹말이란 유화작용 물질을 미량 가해서 유화를 도와 분리를 방지하고 있다. 마요네즈는 초 1에 대해 10배 이상의 기름이 섞여 있다.
달걀 노른자는 마요네즈의 유화제 - 10배량의 기름을 아무리 강하게 섞어도 그대로는 식초 속으로 분산되지 않는다. 노른자 중의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물과 기름을 강하게 결합시키는 작용, 즉 유화 작용을 갖고 있다.
샐러드의 요령 – 드레싱은 물론 달걀을 사용한 마요네즈도 실온에 방치해 놓아도 부패하지 않는다. 그것은 초의 작용 때문이다. 그러나 기름이 산화되기 때문에 너무 오래 놓아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에멀션이기 때문에 마요네즈를 냉동고에 넣어 얼리면 모두 분리되고 만다. 분리된 것에 초를 약간 가해 잘 섞으면 일단 섞인다. 드레싱도 마요네즈도 재료를 반드시 차게 식혀서 치는 게 요령이다. 뜨거운 감자 등에 마요네즈를 그대로 치면 안된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노른자가 열응고하여 마요네즈에서 초만 분리되어 부드러운 감자 속으로 스며든다. 감자뿐 아니라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등 데쳐서 조직이 부드러워진 채소는 식힌 뒤 드레싱이 아니고 반드시 마요네즈를 사용한다. 양상치를 비롯하여 생으로 먹는 채소는 찬물에 담가 차게 식히면 채소가 물을 흡수하여 조직이 팽창되어 씹는 감촉이 좋아진다. 내놓기 직전이나 식탁에서 드레싱을 친다.
불리기 – 삶은 콩
발효 – 요구르트
역사 – 누룩, 빵, 술, 된장, 간장, 절임 등 수많은 식품이 미생물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요구르트도 젖산발효를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젖산균을 교묘하게 소화시켜 사용하여 온 음식이다. 우유를 놓아 두면 부패하게 되는데, 박테리아가 번식하는 것이다. 이를 버리지 말고 좀 더 놓아두면 우유는 점차 응고하여 커다란 흰 덩어리와 투명한 액으로 나누어진다. 이 때 신맛이 강하게 난다. 이는 우유 중에 젖산균이 번식하여 젖산이란 신삼ㅅ의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때 다른 박테리아는 산 때문에 살균되어 다시 무해하게 된다. 코카서스의 케퍼(kefir ), 케피아, 중앙 아시아의 쿠미스(kumis-마유주), 불가리아의 요구르트가 있다. 1910년 메치니코프가 불가리아 지방에 장수자가 많은 것은 요구르트 때문이라고 하여 알려졌다.
요구르트의 원리 – 우유에는 3.35의 유지방, 약 4%의 유당 및 약 2.5%의 카세인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유당은 젖산 발효에 의해 젖산으로 변하여 신맛의 재료가 된다. 카세인은 열응고는 하지 않으나 산을 가하면 응고한다. 우유를 친 딸기를 부수면 흰 입자가 생기는 것은 카세인이 응고하기 때문이다. 칼피스(Calpis)라는 음료도 젖산 발효로 응고된 카세인을 격렬하게 교반하여 덩어리를 부수고 설탕을 가해 미세한 입자의 침전을 방지한 것이다. 요구르트는 이와 반대로 가능한 한 응고물을 부수지 않도록 전체를 하나로 굳혀 만든다. 이를 위해 우유를 농축하여 단백질을 진하게 하며 한천이나 젤라틴을 소량 가해 응고를 돕는다. 우유의 지방은 요구르트에 필수적이 아니므로 지방을 제거한 탈지 분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드는 법 – 분유, 한천 모두 물을 갑자기 부으면 덩어리가 되어 쉽게 녹지 않으며 설탕과 이들을 각기 별도로 녹인 다음 섞으면 쉽게 섞인다. 섞은 후 90도에서 30분간 가열 살균하여 젖산균을 가한다. 젖산균은 우유 중에서 순수 배양해 놓았다가 전량의 2% 정도 가한다. 다음에 가열 살균한 용기에 나누어 넣고 38도에서 3~5시간 발효시킨다. 맞이 좋아진 때에 냉각하여 수일 안으로 먹는다. 이렇게 만든 제품에는 살아 있는 젖산균이 1cc당 1000만마리 이상이나 함유되어 있다. 매일 마시면 장내에서 병원균이나 대장균의 이상 번식을 억제한다.
아이스크림의 원리 – 우유의 지방을 모은 생크림에 우유, 설탕, 향료, 안정제, 유화제 등을 가해 얼린 것이다. 향료로 바닐라 에센스, 안정제로 젤라틴, 유화제로 달걀 노른자를 섞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 재료를 모두 함께 섞어서 공기가 섞이면 용적이 증가한다. 얼리기 전의 믹스를 약 5도 이하의 온도에서 하루 재워 재료끼리 서로 잘 융합시키는 것을 에이징이라 한다. 유지방 8% 이ㅏ는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한다. 소프트크림은 영하 2도에서 5도에 동결시켜 그대로 cone cup에 밀어넣은 것이고, 이 소프트 크림을 영하 15도 이하의 온도에서 충분히 얼린 것이 하드아이스크림이다.
열응고 – 소금이나 식초는 단백질 분자에 작용하여 분자를 모아지기 쉬운 형으로 만들기 때문에 열응고가 빨라지며, 응고한 것은 굳어진다. 소금이나 생선에 소금을 가해 구우면 표면이 빨리 굳어져 내부의 맛있는 맛의 유출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으며, 생선 굽는 석쇠에 식초를 살짝 발라놓으면 접촉면이 빨리 응고하여 석쇠에 늘어 붙지 않는다.
달걀 – 많이 삶을 때는 물에 소금이나 식초를 가하면 껍질에 금이 가도 금이 간 곳이 바로 굳어져 속이 바깥으로 튀어 나오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설탕 – 설탕은 그와 반대로 단백질의 응고를 늦추는 작용과 응고물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이 있다. 소금을 넣은 달걀부침은 굳어서 졸아들게 되나 설탕을 넣어 구우면 매우 부드럽게 구워진다.
삶기 – 삶을 때 조미료는 설탕, 소금, 식초, 간장, 된장의 순서로 가하는 게 좋다. 이는 조미료가 식품에 스며드는 속도와 관계가 있기 대문이다. 소금은 설탕보다 분자량이 작아서 침투 속도가 빠르다. 그러므로 소금을 먼저 넣으면 식품 내부로 쭉쭉 스며들어 조직 중의 수분을 밖으로 내놓아 조직이 줄어 버리므로 뒤에 설탕이 들어가기 힘들다. 단 이는 내부까지 맛을 들이는 경우이고, 밖에만 조미할 때는 그냥 조미료를 섞어서 사용한다.
맛의 강약 – 단맛에 소금을 약간 가하면 단맛이 강해진다. 다시국 같은 경우에 소금이 약간 들어가면 맛이 뚜렷해진다. 초무침의 신맛은 설탕이나 소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매우 시다. 다시마의 맛성분인 글루탐산나트륨에 가다랭이 포의 맛성분인 이노신산을 배합한 복합조미료는 상승효과로 훨씬 맛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