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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다윈 이후 -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스티븐 제이 굴드
Ever Since Darwin – Stephen Jay Gould

왕대라는 이름이 붙은 대나무가 서기 999년에 중국에서 꽃을 피웠다. 그 뒤로 왕대는 한번도 틀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120년마다 한번씩 꽃을 피우고 씨를 맺어 왔다. 왕대는 어디에서 자라든지 이 주기를 따르고 있다.
인간은 이제 두뇌위주로 진화하는 한계에 왔다. 모체의 골반이 아기의 머리를 출산하기 힘들다. 때문에 아직 성숙되지 못한 아기를 출산하여 키우는 방법으로 진화와 타협하고 있다.

서평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동식물의 세계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사연들이 있는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잘몰랐을 것이다. 최근에야 메미가 짝수년이 아니라, 소수의 숫자를 가진 해를 중심으로 창궐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한번씩 하기는 하지만, 오래 전에 나온 이 책을 읽고, 진작에 여러 사람에게 말해왔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매스컴이나 기껏 상식 수준의 내용들을 서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지, 학문을 한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생물학에 투신한 저자가 알고 있는 것을 일반인이 재미있을 법한 내용으로 쓴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자연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면, 독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추가로 다윈의 진화이론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이 책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책임을 밝힌다.
##굴드의 책을 두 권째 정리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많이 현학적인 느낌이 들고,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을 동시에 보고 있는데, 도킨스에 비해서 진지함이 부족한 듯 하다. 한 가지 책만 보는 위험성을 느끼게 된다##
자연도태의 이론은 단순하다.
생물들은 서로 다르고, 이러한 변이는 적어도 그 일부가 자손에게 유전된다.
생물들은 살아 남을 수 있는 수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낳는다.
평균적으로 보아 환경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장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자손이 살아 남아 종족을 퍼뜨린다. 따라서 유리한 변이가 자연도태에 의해 각 개체군에 축적되게 된다.

1. 다윈론

가. 다윈의 발표지연
롯시니는 빌헬름텔1829를 내놓은지 35년 동안 거의 작품을 내지 않았다. 찰스 다윈은 1838년에 진화론이라는 획기적인 이론을 개발하고도 25년 뒤, 월리스가 같은 이론을 발표할 지 모른다는 이유로 부득이 진화론을 발표하였다. 만일 모든 생물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많은 자손들을 생산한다면, 자연도태는 평균적으로 생존자들이 주위의 생활 조건에 훌륭히 적응한다는 매우 단순한 가정에서 진화의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그가 1842년, 1844년 각 발표의 예비작업으로 자기 이론과 그 함축의 개요를 작성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주요저서를 완성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면 그 원고만은 출판하라고 아내에게 엄격한 지시를 남겼다. 문제가 되는 20년 동안 다윈은 따개비류의 분류와 생태를 주제로 한 4권의 방대한 책을 쓰는 데 8년을 바쳤다. 그가 나이 29에 통찰을 끝냈지만, 입증할 수 없는 이단적 이론을 공개하여 장래가 촉망되는 생애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고 추정된다. 그가 두려워했던 것은 철학적 유물론이다. 물질이 모든 존재의 질료이고 일체의 정신 및 영적현상은 그 부산물이라는 것은 서양 사상의 깊은 전통을 밑바닥에서부터 뒤엎는 관념이 아닐 수 없었다.

나. 5년의 해상생활에서 변화된 다윈
해군 함정 비이글호에 타고 있던 박물학자는 선의로 있던 로버트 매코믹이었다. 당시 영국 해군은 의사 겸 박물학자를 배에 태우는 전통이 확립되어 있었고, 매코믹은 그런 교육도 받아 두었다. 비록 탁월하지는 않아도 자기 과업을 훌륭히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 다윈은 함장 피츠로이의 동반자로서 비글호에 승선했다. 함장은 사적인 교제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식사를 같이 하는 역할로 승선한 것이다.
다. 다윈의 딜레머 : 진화론의 오딧세이아
19세기 영국의 다윈, 프랑스의 라마르크, 독일의 헥켈은 자신들의 저서에 진화라는 낱말을 쓰지 않았다. 다윈은 변이를 수반한 유전-descent with modification-이라고, 라마르크는 형질변환이론-Transformisme Theorie-라는 말로, 헥켈은 종간변이이론-Transmutation Theorie나 유전이론-Descendenz Theorie-라는 용어를 즐겨 썼다. 다윈이 자신의 이론에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당시에 이미 진화는 생물학에서 전문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즉 발생학에서 사용된 어떤 이론이었다.
즉 사람은 난자 상태의 축소판이라는 전성설-performation theory로서, 인간은 이렇게 진화한다는 것이고, 후성론자 – epigeneticist의 견해와 충돌했다.
다윈은 생물의 구조를 표현할 때, 절대로 고등이나 하등이라는 말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진화라는 말이 ‘변이를 수반한 유전’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된 것은 허버트 스펜서의 선전 덕택. 스펜서는 생물학원리라는 책에서 생물의 변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꾸준히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진보를 물질의 내재적 능력이 아니라 내적 힘과 외적 힘의 협력의 결과로 보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진화론자들은 생물의 변화를 복잡성의 증가를 지향하는 과정으로 보았기 때문에 진화라는 용어가 일반화된 것이다.
라. 다윈론의 때이른 매장
1976년 톰 베텔은 다윈의 실수라는 책으로 다윈론의 이론은 몰락하기 직전에 있다고 믿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베텔은 다윈의 논리 전개 한가지 오류에 집중하여 다윈론의 몰락을 말하고 있다. 스펜서의 명구인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은 생존자의 생존이라는 동어반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텔은 만약 적자가 단지 생존을 의미할 뿐이라면, 자연도태가 다윈의 주장과 같은 창조적 힘이 될 수 있는가? 육종가들과 의식이 없는 자연이 자연도태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같은 뜻이란 말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인위적 도태에 있어서 한 육종가의 바람이 어느 생물집단의 환경변화를 의미한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는 일정한 형질들이 선험적으로 우월하다. 자연에 있어서는 다윈의 진화는 변하는 환경에 대한 생물의 반응을 의미한다.
다윈의 시대에는 수많은 진화론자들이 적자(가장 잘 설계된 생물)는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종의 생명주기론이라는 것을 굴드 자신의 사무실 전임자인 미국의 위대한 고생물학자 하이어트가 선봉에서 제창했다. 진화계통은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와 사망-멸종-으로 사이클이 있다는 것이다.
정향진화론(orthogenesis)은 일단 어떤 경향이 시작되고 나면 정지시킬 수가 없고, 점차 열등화하는 설계에 의해 종은 멸종에 이른다고 한다. 적지않은 19세기의 진화론자들이 아일랜드 큰사슴(Irish elk)은 진화에 의한 뿔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해 멸종했다고 한다. 검치호랑이는 이빨이 너무 자라 턱을 아무리 벌려도 먹을 수가 없어 멸종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이 설교하는 진리란 당대를 지배하던 사회 및 정치적 신념이 불러일으킨 편견에 불과한 경우가 빈번히 있을 수 있다. 다윈은 진화가 실제로 일어났음을 과학계에 확신시켰고, 그 메커니즘으로 자연도태 이론을 제시했다. 자연도태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국지적 적응이론이다. 거기에는 완성의 원리가 없으며, 전반적인 개선의 보장도 없다. 국지적 환경은 끊임없이 변한다. 날씨가 추워지는가 하면 더워지기도 하고, 습기가 많아지거나 메마르기도 하며, 초원이 번성하는가 하면 삼림이 형성되기도 한다. 매머스의 몸에 난 털은 우주적 의미의 진보와는 상관이 없다. 국지적응은 설계상의 퇴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기생동물들은 해부학적으로 구조의 단순화를 보여준다.

2. 인류진화

가. 윤리적인 문제
리처드 오웬(1804~1892)은 인간의 뇌에 있는 작은 해마(hippocampus minor)가 침팬지나 고릴라에게는 없고, 오로지 호모 사피엔스에만 있다는 주장으로 인간의 독특한 위치를 설정하려고 하였다. 영장류를 해부한 경험으로, 여우원숭이과와 다른 영장류 사이에 뇌의 구조상 어떤 단절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이미 오랫동안 인간의 우월성을 찾는 싸움이 되어 왔다. 침팬지와 인간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으나, 그 차이는 종류의 차이에 기인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크기와 성장률이 다를 뿐이다. 정신능력에 대한 논의도 많다. 최근에는 언어와 개념화를 중심으로 한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침팬지의 성대가 소리를 내기 힘들어서 그렇다는 점과 수화를 사용한 방법에서 라나Lana가 구사하는 수화가 개념화와 추상화의 능력을 보여준다.
두 동물종이 형태학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으나 자연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그들 사이에 교배의 가능성이 없을 때, 동포종(sibling spcies)이라고 한다. 동포종은 분명히 형태학적인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속에 들어가는 동속종(congeneric species)보다는 유전적 차이가 훨씬 적다. 인간과 침팬지는 동포종도, 동속종도 아니다. 어떤 종류의 유전자는 보다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서 단 하나의 형질이 아니라 생물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다.
간 세포와 뇌 세포는 다같이 동일한 염색체와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그 사이의 차이는 유전자 구성이 아니라 발생 과정에서의 시간차이다. 발생학의 모든 신비로운 과정은 유전자의 작동 시기를 절묘하게 맞춤으로써 조절되어진다. 사지로 결정된 작은 돌기물로부터 인간의 손이 분화되어 나오려면, 어떤 부위에서는 세포가 급속히 분열증식되어야 하고, 다른 부위에서는 세포들이 감소되어야 한다. 즉 발생단계에서의 시간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킹 윌슨은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일차적인 유전자 차이가 지극히 중요한 이 조절시스템에 놓여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주장일 가능성이 있다. 현생인류는 기본적으로 유태성숙종이다. 인간은 발생 단계에 전반적인 지연이 일어나면서 유인원 같은 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왔다. 우리는 모든 영장목들과 함께 우리가 지니고 있는 체발생-ontogenetic의 성향을 감속시키면서 청소년기의 성질과 체격을 유지시키도록 하는 조절 시스템에서의 변화를 규명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인간과 침팬지 사이는 미미하지만, 적어도 열 가지의 대규모 역위-inversion와 전좌-translocation가 들어 있다.

나. 덤불론과 사다리론
1975년 10월 31일자 뉴욕타임스 1면에는, “탄자니아에서 375만년 전 인류의 자취를 밟히다”라는 메어리 리키의 발견을 보도했다. 메어리 리키는 루이스 리키의 미망인인데, 그들 부부가 발견한 것으로 올두바이의 합죽이-nutcracker man, 즉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가 들어있다. 이를 루이스 리키가 처음으로 호모 하빌리스라 추정했다.
사다리-ladders 진화론은, 우리들이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변화를 통하여 어떤 유인원의 조상과 현대인을 이어주는 연결끈을 찾으려는 이론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는 완전히 직립하여 다녔지만, 뇌의 용량은 인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1930년대가 되자, 자연도태는 진화의 연속 과정에서 적응 형질에 독자적으로 작용하여 서로 다른 시간과 속도로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으로 깨달음을 얻어, 그들이 현생 인류의 조상일지도 모른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형질들이 완전히 바뀐 뒤에도 일부 형질이 그대로일 수 있고, 이를 모자이크식 진화라고 부른다.
그래서 사다리 이론으로 아프리카누스 – 호모 에렉투스(자바원인과 북경원인) – 호모사피엔스의 3 단계 가로줄이 세워졌다. 그런데 1930년대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여,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1950년대 말에 메어리 리키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를 발견했다). 인류학자들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 가지 종이 동시대에 살고 있었으며, 그 중 하나는 곁가지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래서 아프리카누스는 그대로 두고, 로부스투스가 뇌가 작고 턱이 크기 때문에 곁가지로 치부되었다.
그러다가 1964년에 루이스 리키와 동료들이 동아프리카에서 나온 새로운 종을 호모 하빌리스라고 이름 붙이면서 인간진화의 근본적인 재평가가 시작되었다. 세 가지 선행인류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불길한 징조였다. 그리고 그 잠재적인 후손 호모하빌리스가 같은 시기에 살고 있다는 것은 괴로운 증거였다.
리키는 이들 두 계통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모두 곁가지로 호모사피엔스의 진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리키가 말하는 호모하빌리스에 대한 이의가 있었다. 화석이 단편적이라, 오래된 자료는 아프리카누스로, 더 뒤에 속하는 것은 호모에렉투스의 것으로 보자는 주장과, 화석들의 연대측정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제 정통이론은 가로대 4개가 있는 이론이 되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하빌리스 – 호모에렉투스 – 호모사피엔스.
이런 계통도에 합의가 이루어질 때쯤, 1973년 부부의 아들 리처드 리키가 대발견을 한다. 뇌용량 약 800입방센티의 거의 완전한 두개골을 발견했다. 아프리카누스의 어떤 표본보다 거의 2배가 되는 크기였다. 게다가 생존 연대를 200만에서 300만 년 전 사이로 잡았다. 즉 호모하빌리스는 루이스 리키의 상상력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 두개골을 ER-1470이라 한다.
호모하비리스는 아프리카누스의 직계 후손이 아니다. 새로이 발견된 호모하빌리스의 화석은 거의 모든 아프리카누스의 표본보다 더 오래되었다.
화석 기록에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종의 출현과, 그 뒤에 화석 기록 속에서 연속적인 진화 과정을 찾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이, 우리들이 이해하고 있는 진화설을 올바르게 예측하는 기준이 된다고 본다. 진화는 종분화-speciation(한 개의 모계로부터 무수한 계통으로 갈라지는)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지, 대규모적인 모계의 느리고 지속적인 변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진화의 연속은 사다리의 가로대가 아니라, 밑바닥 덤불로부터 우리들의 현재 위치까지 수많은 우회적인 통로와 미로가 얽히고 설킨 그러한 것으로 본다.
종변화 중 주변론-allopatric theory에 기울어지는 경향에 의견이 대다수다. 주변이란 또다른 장소라는 의미이다. 주변 종분화란 새로운 종은 모집단에서 이탈하여 조상 영역의 주변에 위치하는 지극히 작은 개체군에서 나타난다. 몇 백년 내지 몇 천년 동안에 이러한 진화가 일어난다.
중앙에 있는 대규모의 개체군에서 일어나는 느린 변화보다 주변부의 고립된 작은 개체군에서 일어나는 급속한 종분화를 통하여 거의 언제나 진화가 이루어진다. 조상의 영역에서 떨어진 소규모집단에서 일어난 변화는 그들이 조상의 영역을 침범하여 독자적으로 중앙을 차지하는 대규모 개체군이 될 때라야만 비로소 우리들과 만나게 된다.

다. 유아는 성인의 참된 아버지
우리들은 우리 조상들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진화에 성공하였으며, 이 과정은 전문용어로 유태성숙-neoteny이라 한다.
올더스 헉슬리는 1920년대에 네덜란드의 해부학자 루이스 볼크가 제안한 태아화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인간의 여러 특징들이 다른 영장류 또는 포유류 전반의 유년 단계의 특징과 공통되는 점이 놀랄만큼 많다는 점이다. 그 공통점은
인간의 둥그스름한 전구 모양의 두개골 – 유인원과 원숭이는 성년기에 이르면 편편하고 작아지지만, 인간의 두뇌는 태아의 급속한 성장 속도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지금과 같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어려보이는 얼굴 모습 – 곧은 옆얼굴, 작은 턱과 이, 튀어나오지 않은 눈썹마루. 유인원은 성년기에 두개골이 다른 부위보다 빨리 자라서 불쑥 튀어나온 주둥이가 된다.
대후두공 foramen magnum 의 위치 – 척수가 뻗어나오는 두개골 밑둥의 구멍, 이 것이 두개골 밑에서 아래쪽을 가리킨다. 그래서 척추가 곧게 붙어서 직립이 가능하다.
두개골 봉합의 늦어짐과 골격 경화의 지체로 인한 징후들 – 갓난 아기의 정수리에는 연점 soft spot 이 있는데, 성년기에서도 한참 지난 후에야 봉합이 끝난다. 대다수 포유류는 뇌가 거의 완성되어 출산한다. 인간만이 태어날 때 장골과 손가락 및 발가락 끝이 물렁뼈이다.
여성들의 질관 하향 – 인간은 대향으로 성행위가 가능하다. 일반포유류는 질관이 앞을 향하고 있다가, 성년기에 이르면 뒤쪽으로 자리잡게 되어 뒤쪽에서 올라타는 형태로 교미한다.
강인하지만 원을 그릴 수 없으며, 맞잡아 쥘 수 없는 엄지발가락 – 대다수의 영장류도 처음에는 기능이 없지만, 나중에 옆으로 돌아가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유태성숙론은 원래 19세기 말, 반복론에 대항하는 방편으로 명성을 얻었다. 반복론은, 배의 발생 및 산후 생장 과정에서 조상의 성년단계를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즉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 Ontogeny recapitulates phylogeny. 반복론이 옳다면 여러 특징들이 진화과정에 가속화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태성숙적 특징들은 우리 조상들의 유년기 형질들이 그 후손들의 성년 단계에서 출현하도록 되어졌기 때문에 지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장류들은 다른 대부분의 포유동물들에 비해 성장발육이 지연된다. 수명이 보다 길며, 비슷한 크기의 다른 포유류드에 비하여 성숙이 완만히 진행된다. 유인원은 원숭이들보다 몸체가 크고 천천히 성숙하며, 수명이 길다. 인간의 임신 기간은 유인원의 것보다 약간 더 길 따름이지만 아기는 태어날 때 훨씬 몸무게가 무겁다. 아마도 태반내에서 성숙속도가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치아는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야 나오며, 우리는 늦게서야 성인이 되고, 보다 긴 수명을 누린다. 뱅골원숭이는 출생시 두뇌의 무게가 성장후 두뇌 무게에 비하면 65퍼센트에 이른데, 침팬지에서는 40.5%이며, 인간에게는 단지 23%에 불과하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생후 일 년이 되면 두뇌의 무게가 성장 후의 70%나 되는데, 인간은 생후 3년째에 접어들어서야 이 비율에 가까워진다. 인간 생존의 처음 약 30%의 기간은 성장 발육에 온통 바쳐진다.
인간의 경우 유년기의 특징들을 이용할 수 있었던 까닭에 인간의 특징적인 적응력 가운데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통로를 지배하게 되었다고 보인다.
신체 발달의 지연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적응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라. 인간의 아기는 배의 상태
포르트만이 작성한 포유류의 생식전략에서, 원시적인 형태는 임신 기간이 짧고 많은 수효의 새끼들을 낳는데, 이들은 수명이 짧고 뇌가 작으며 사회적 행동 양식은 잘 발달하지 못하여, 장기간호형이라 부른다. 고등포유류 동물은 임신 기간이 길고 수명도 길며, 뇌가 크고 사회적 행동양식이 복잡하고, 소수의 새끼를 낳는 것을 조숙형 포유류라 한다.
인간은 영장류와 대다수의 조숙형 형질을 공유하고 있지만, 태어날 때 장기간호형처럼 나약하고 제대로 발달되어 있지 않다. 인간의 수명과 연관지어 볼 때, 인간은 1년 6개월의 임신 기간을 가지고 출산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
출산후 태아형이냐, 출산후형이냐의 문제 – 출산은 여러 특징으로보아 뚜렷한 단절의 시점이 된다. 인간의 아기는 팔다리의 뼈끝이 굳어있지 않다. 손가락뼈에는 일반적으로 골핵이 전혀 없다. 이 정도의 골화수준은 마카크 원숭이의 18주째 되는 태아의 그것에 일치한다. 24주일만에 태어나는 마카크원숭이의 다리뼈는 사람의 아기가 5~6세가 되었을 때와 같은 정도로 굳어있다.
이러한 조숙형 태아의 원인으로 포르트만은 정신적인 요구로 인한 기능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습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은 어둡고 도전이 없는 모태를 떠나, 유연한 태아로서 시각, 냄새, 소리와 촉각이 풍요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의미로 추정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태아의 머리가 골반관을 통과하기에 너무 클 경우에는 분만시 모체의 생명이 위험하므로, 진화했다는 주장에 찬동한다. 슐츠는 개코원숭이의 사산한 태아와 죽은 어미의 골반관을 설명하면서 태아의 머리가 골반관보다 상당히 컸었다고 지적했다. 원래 태아로 있을 1년 6개월 뒤의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은 거의 없으리라 보인다.
인간의 뇌는 그 크기에 있어서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여성의 골반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지 않는한 인간은 현재의 뇌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된다.
3. 기이한 생물과 진화의 본보기들

가. 아일랜드 큰사슴 – 잘못 붙여진 이름, 잘못 이해되고 있는 동물
볼테르가 말했듯이 신성로마제국은 신성하지도 않았고, 로마와 연관도 없었으며, 제국도 아니었다. 잉글리쉬 호른은 유럽에서 발달한 오보에이다. 원래 둥글게 휘어진이란 뜻의 angular라는 말이 english가 되었다.아일랜드 큰사슴은 아일랜드의 고유종도 아니고 엘크도 아니다. 지상에서 살았던 가장 큰사슴이다. 이 사슴의 뿔은 길이가 3.5미터에 이른다.
1746년 영국의 요크셔에서 사슴의 뿔과 두개골이 발굴되었다. 유럽에서는 1781년 독일에서, 1820년대에는 맨섬에서 완전한 골격이 발굴되었다.

1859년에 다윈이 종의 기원을 펴냈다. 다윈의 자연도태는 진화적인 변화는 적응성이 있으므로, 생물에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반다윈론자들은 관계되는 동물에게 아무런 혜택을 줄 수 없었다는 것을 입증할 화석 기록을 찾아나섰다.
정향진화론은 자연도태가 규제하지 못하는 일방향으로 진화가 진행된다. 어떤 경향이든 일단 출발하면, 설사 멸종으로 간다하더라도 정지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큰사슴은 몸집이 보다 작고 뿔이 훨씬 작은 동물로부터 진화되었다. 처음에는 사슴뿔이 쓸모가 있었으나, 마침내 그 성장을 억제할 수가 없어 두개골의 외부돌출물의 무게에 눌려서 고개를 펴지 못하고 나무에 걸리거나 웅덩이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1925년 미국의 고생물학자 럴(R.S.Lull)은 아일랜드 큰사슴을 들먹이면서 다윈론을 공격했다. 1930년대 줄리안 헉슬리가 반격에 나섰다. 상대성장의 개념을 사용하여, 몸이 크기 때문에 뿔도 비례적으로 커졌다. 몸이 커졌기 때문에 뿔은 단순히 자랐을 뿐이다. 큰 뿔이 큰 몸의 장점을 앞지르게 되자 자연도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직접 측정을 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상대성장의 개념에 따르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뿔이 커짐에 따라 몸체가 따라갔다고 보는 것도 틀린 논리만은 아니다. 뿔이라는 것은 무기로 사용되기도 하고, 암컷에 과시하는 용도일 수도 있는데, 최근에는 수컷에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논의가 있다. 뿔은 수컷에 대한 과시장치이고, 수컷이 쉽사리 알아차리고 복종할 수 있는 지배의 위계질서를 확립하여 그들끼리의 싸움을 예방하려는 데 그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발레리우스 가이스트는 시각적인 지배등급의 상징이라고 한다.
뿔을 과시장치의 구조물로 보는 견해에 따라야, 뿔의 기이한 형태를 설명할 수 있다.넓적한 모양의 뿔을 갖는 사슴은 과시를 위하여 뿔의 모양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는 경향이 있다. 현존하는 유럽산사슴은 뿔의 전체를 보여주기 위하여 머리를 양쪽으로 돌려야만 했다. 그런데 아일랜드 큰사슴의 경우 정면으로 똑바로 볼 때 그 넓적한 면이 잘 보이도록 배열되어 있다.

나. 파리가 어미의 몸속에서부터 모체를 먹어치운다.
흑파리는 집파리보다 훨씬 작은 파리류인데, 어떤 상황에서는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와 번데기로 되었다가 껍질을 벗는 정상적인 일련의 단계를 거쳐 유성생식을 하는 보통 파리로 나타나고, 다른 환경에서는 암컷들이 처녀생식을 취한다. 먼저 처음 처녀생식을 하는 암컷들은 발생의 초기 단계에서 성장이 정지된다. 정상적인 어미 파리로 되지 않고, 애벌레나 번데기 상태에서 번식을 한다. 그리고 알을 낳지 않는다. 그 새끼들은 어미의 몸안에 살면서 성장한다. 어미의 조직내부에 그대로 존재하면서 성장하여 마침내 어미의 온몸을 채우게 된다. 새끼들은 성장하기 위해 어미를 내부로부터 먹어치우고, 며칠 뒤 키틴질의 껍질만을 남겨 둔 채 외부로 나온다. 다시 이틀 이내에 그들의 새끼들이 내부로부터 어미를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딱정벌레 미크로맘투스 데빌리스는 처녀생식을 하는 암컷들의 일부는 수컷 한마리만을 새끼로 낳는다. 이 애벌레는 4~5일 동안 어미의 겉껍질에 붙어 있다가 생식공으로 머리를 들이밀고는 어미의 몸통을 깡그리 먹어치운다.
흑파리들은 균류, 특히 버섯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이동성이 있는 정상적인 파리가 먹이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풍족한 식량 자원 위에서 살게 된 흑파리는 애벌레와 번데기형의 무성생식을 하게 되며, 날지 못하는 무수한 수의 자손을 번식시킨다. 모두가 암컷을 낳지만, 먹이가 줄어들면서, 모두가 수컷이거나 암수가 혼재된 새끼가 나타난다. 애벌레의 암컷을 굶주리게 하면, 정상적인 파리로 성장한다.
생물은 한정된 먹이 자원이 존재할 동안 미친듯 번식을 수행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버섯은 수가 적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일단 찾아내기만 하면 엄청난 규모이다. 개체군 재빨리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능률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일찍 생식을 시작하는 것이 개체군을 빨리 증가시키는 열쇠가 된다. 그래서 애벌레 상태에서 생식을 시작하고, 부화하자마자 그들의 몸안에서 다음 세대가 자라나는 것이다.
진딧불도 날개 없는 것과 날개 있는 것으로 된다. 날개가 없는 것들은 날아다니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고 생식한다. 다만 진딧물은 새끼가 어미를 잡아먹지는 않는다. 먹이가 점차 감소되면 날개달린 진딧물들이 느리게 발달하여 새로운 잎으로 날아가서 다시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다. 대나무, 매미, 애덤스미스

왕대는 서기 999년에 중국에서 꽃을 피웠다. 그 뒤로 왕대는 한번도 틀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120년마다 한번씩 꽃을 피우고 씨를 맺어 왔다. 왕대가 어디서 자라든지 이 주기를 따르고 있다. 1960년 말에 일본종이 일본, 영국, 미국의 앨러배마와 소련에서 동시에 꽃을 피웠다. 이 대나무들은 1세기동안 독신생활을 하다가 유성생식을 한다. 그들은 초본이어서 매년 잎을 피우고 지하의 뿌리로부터 새순을 만들어 번식하는 무성생식을 한다.
대다수의 대나무는 개화기 사이의 영양 생장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지만 15년 이하인 경우는 극소수이다. 이러한 개화에 빛이 관계될 것이라는 증거로 적도를 중심으로 경도 5도##위도의 오기인듯## 이내에서는 자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지점에서는 밤낮과 계절의 변화가 극히 적다.
17년 동안 매미의 애벌레는 미국 동부 삼림의 지하에서 뿌리의 수액을 빨아 먹으며 생활한다(극히 일부 매미는 13년 동안). 그러다가 불과 몇주일 만에 무수한 수의 완전히 성숙한 애벌레들이 땅 위로 나와 성충이 되고 짝을 지어 알을 낳고는 일제히 죽는다.
아담스미스에 의하면, 이상적인 경제는 질서가 있고 귢여이 잡혀 있는 것이며, 오로지 자기의 최고 이익을 따르는 개인들의 상호작용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게 된다.
자연의 역사는 생물들이 포식되지 않기 위해 각기 다르게 적응하는 이야기가 줄거리를 이룬다. 어떤 개체들은 숨기를 잘하고, 맛이 좋지 않고, 바늘이 있거나 두꺼운 껍질을 둘러쓰고, 고약한 냄새의 근친종과 눈에 띄게 비슷한 모양을 가진다. 대나무와 매미는 눈에 띄고 쉽게 포획될 수 있기 때문에 출현하는 시간 간격이 너무 길고 엄청난 수효가 일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포식동물들이 한꺼번에 모두를 먹어치울 수는 없다. 이런 방어수법은 포식자포만 predator satiation 이라 한다.
만약 대나무가 해마다 꽃을 피운다면, 씨앗을 먹는 동물들이 그 주기에 따라 많은 새끼를 낳아 해마다 풍성하게 열리는 씨앗을 먹어치우도록 적응하게 도리 것이다. 그런데 개화기의 간격이 포식자의 수명보다 길다면, 그 주기를 추적할 수 없다. 수명이 긴 척추동물들이 씨앗을 즐겨 먹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15년 또는 20년 보다 짧은 개화주기가 드물게 된 것이다.
잰센은 대나무 아래에서 6인치 두께로 씨앗이 깔려 있는 사례를 발견했다. 집단개화기에 10만 헥타르가 넘는 지역에 헥타르당 50킬로그램의 씨앗이 뿌려진 기록도 있다.
출현 시기가 소수라는 것은 포식자가 5년의 수명을 가질 때 85년 뒤에 마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소수로 출현하지 않는 종은 모두 멸종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있다.

라. 조개는 꽁무니에 미끼 물고기를 올려놓는데 어떻게 그럴까?
자연사학자들에게는 각자가 즐겨 끌어다 쓰는 거창한 적응의 본보기가 있게 마련이다. 민물조개 람프실리스를 예로 든다. 람프실리스는 바닥의 퇴적물 속에 몸의 일부를 묻고 꽁무니를 밖으로 내놓은 채 살아간다. 그런데 꽁무니의 끝에는 영락없이 작은 물고기처럼 생긴 구조물이 존재한다. 유선형의 몸매, 잘 설계된 지느러미, 그리고 꼬리와 눈부위까지 완전히 갖추고 있다. 헤엄을 치는 율동적인 동작으로도 보인다. 대부분의 조개들이 그들 주위의 물에다 바로 알을 낳고, 수정을 하여 배의 발달단계를 거치는데, 민물조개류는 몸안에 알을 그대로 품고, 근처의 물속에 수컷들이 내놓는 정자에 의해 수정된다. 이 수정난들은 육아낭 구실을 하는 아가미 속의 관 내부에서 발생한다. 림프실리스의 경우 임신한 암컷의 부풀어 오른 육아낭이 바로 미끼 물고기의 몸통이 된다. 물고기의 양쪽은 좌우 대칭적으로 비어져 나온 외투막이 에워싸고 있다. 이 외투막이 피부의 구실을 하며 마치 물고기와 같이 흐느적거리는 꼬리가 달려 있고 다른 끝에는 안점이 박혀 있다.
원래 부족류의 유생은 성장 초기에 물고기의 몸에 부착되어야만 성숙할 수 있다. 부족류 유생들은 두 개의 작은 갈고리를 가지고 있어서 하천 바닥에서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물고기를 기다려 부착한다. 그런데 람프실리스의 유생들은 이런 갈고리가 없어서, 스스로 물고기의 입 속으로 들어가 아가미 속의 유리한 장소로 옮아가야 한다. 가짜 물고기는 움직이는 미끼이며, 물고기가 가까이 오면 유생들을 내어 보내고, 그러면 그 중 일부는 물고기에 삼켜져서 아가미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비슷한 것으로 키프로게니아의 전략은 숙주를 끌어들이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들의 유생은 어미의 몸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로 된 새빨간 빛깔의 가짜벌레에 붙어 있다. 그 벌레들은 출수관을 통하여 밖으로 노출된다. 물고기들은 이 벌레들을 찾아서 먹어치운다.
이런 위장 전술을 어떻게 그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이른바 선행적응이다. 선행적응은 원래 그런 목적이 아니었지만, 나중에 그런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최초의 물고기는 턱이 없었다. 그때는 입 바로 뒤에 자리잡은 세궁을 지탱하고 있는 역할만 했지만, 나중에 턱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물고기의 지느러미는 평행가시로 되어 있었는데, 민물고기 중의 일부가 지느러미를 진화시켜 발이 되었다는 것이다.
4. 생물의 역사에 있어서의 모양과 단속성
가. 생물의 5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던 모든 분류학적 구분이 사실은 그 경계가 흐릿하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이 세계는 개념언어를 가진 인간과 가지지 못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모든 생물이 식물이나 동물로 나누어진다는 말도 듣는다.
인간의 기본적인 시각은 이 양분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만약 뿌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균류를 식물로 분류한다면, 그들이 광합성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시각일 뿐이다. 이분법은 인간의 생물관을 일그러뜨렸고, 생물 역사의 중대한 점의 일부를 이해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구실을 해왔다.
코넬대의 생태학교수 휘테커가 생물 편성의 5계 체제를 제의했다. 지금까지 인간과 가까운 동물은 섬세하게 구분하고 인간과 먼 것은 단순하게 뭉뚱그려 취급했다. 포유류의 경우에는 이빨에 새로운 혹 하나만 있어도 새로운 종으로 규정하지만, 단세포동물은 모두를 원시 생물이라고 하나로 정리해 버린다.
휘테커와 마굴리스에 따르면, 그 어느 무리도 식물 또는 동물이라고 딱 잘라 구분할 수 없다. 단세포 생물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새로운 생물계가 추가되어져야 한다. 박테리아와 남조류에는 고등 세포의 내부 구조물 즉 세포기관이 없다. 세포핵, 염색체, 엽록체, 미토콘드리아 등을 갖지 않는다. 그러한 단세포들을 원핵생물이라 부른다. 세포기관이 있는 것은 진핵생물이라고 한다.
자연도태의 창조적 과정은 광대한 유전자 풀에서 유리하고도 다양한 유전자들을 동원할 수 있어야만 작용한다. 원핵생물은 어미 세포와 동일한 복제품 세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20억년 동안 조류군은 조류군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진핵세포는 성을 현실로 바뀌 10억년도 되지 않아 사람, 바퀴벌레, 해마, 등등이 있는 세상으로 펼쳐졌다.
균류의 경우에, 이분법은 강제로 식물에 분류한다. 그러나 고등 균류는 식물의 그것들과 같이 외형상 도관시스템은 유지되지만, 식물들이 도관을 통하여 영양소가 이동하는데 반해, 균류에서는 원형질 그 자체가 균류관을 통해서 이동한다. 균류들은 핵융합을 거치지 않고 여러 세포의 핵을 다핵조직으로 결합시켜 생식한다. 더 중요한 것은 광합성을 하지 않는 것이다. 먹이원에 묻혀 생활하면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즉 생물의 5개 분류는, 원핵 단세포생물(모네라), 진핵 단세포생물(원생생물), 진핵 다세포생물인 식물, 균류, 동물이다.

나. 단세포들

독일의 생물학자 에른스트 헥켈이 남긴 용어로, 개체발생, 계통발생, 생태학 등이 있다.
캄브리아기에 발견된 엄청난 생물의 화석을 보면서, 선캄브리아기에 변변한 생물의 화석이 발견된 적이 없는 것에 대하여 진화상의 큰 의문이 존재한다. 그것을 해석하기 위한 여러 가설들이 있다.
캄브리아기는 변하지 않은 암층을 처음으로 보전한 시대이므로, 선캄브리아기의 퇴적물들은 화석 잔해들이 소멸되고 말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
생물은 육상의 호수에서 진화되었고, 캄브리아기는 이 동물들이 바다로 이동하였던 기간을 대표한다는 주장
초기의 모든 후생동물들은 연약한 몸체를 가졌고, 캄브리아기는 화석화될 수 있는 단단한 부분이 처음으로 진화되던 기간이라는 주장.
존스홉킨스대학의 스티븐 스텐리는 수확원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훌륭하게 수확되는 생태계는 생물종이 다양하여 각각의 종류는 개체수가 적어 다양성이 극대화한다. 즉 생태계 피라미드에 새로운 한 수준을 도입시키면, 그 밑에 있는 영역을 넓히게 된다. 포식성 물고기를 인공 연못에 넣으면 동물성 플랭크톤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다양한 해조류 군집 속에서 생활하는 성게를 제거시키면 단 한가지 종이 그 군집을 지배하게 된다는 실험도 있다. 캄브리아기 전에는 25억년 동안 조류군집들이 일차 생산자만 존재하였지만, 수확성 초식동물이 진화하면서 증가된 다양성이 한층 전문화한 수확자들을 진화시켰고, 생태학적 피라미드는 양쪽 방향에서 동시에 폭발하여 보다 낮은 생산 수준에는 많은 종들을 추가했고 정상에는 새로운 차원의 육식동물을 보태었다. 선캄브리아기의 가장 풍부한 생산자 군집은 스트로마톨라이트로 잘 보존되어 있다. 오늘날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대체로 수확성 후생동물들이 없는 살벌한 환경(소금기가 아주 많은 석호)에서만 번성하고 있다.
스텐리는 증거들에 비추어 연역적으로 이런 이론을 만들었다. 스텐리가 자기 이론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밝혔는데, 선캄브리아기 생물에 관해 우리들이 모은 사실을 설명해 주고 있고, 복잡하거나 꾸며낸 것이 아닌 단순한 이론이며, 외부의 제어기능을 끌어들이지 않은 순전히 생물학적인 원인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과학의 창조적 사고는 바로 이런 것이다. 사실을 기계적으로 수집하고 이론을 귀납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 편견,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빌어 온 통찰력을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인 것이다.

다. 캄브리아기의 대번성은 S자형 속임수인가?

소련 지질학자들은 전기 캄브리아기를 4단계로 나누었으며, 캄브리아기 화석의 출현을 매우 정확하게 기록해 놓았다. 로체스터 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세프코스키는 선캄브리아기 말엽으로부터 대번성의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 시간에 따른 생물의 다양성 증가가 가장 일반적인 성장 모델 – S 자형 곡선 – 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규명했다.
S자 곡선은 자연계의 보편적인 속성은 아니다. 그것은 특별한 환경 속에서만 나타난다. 실험실의 박테리아는 배양기가 다른 생물로 이미 점유되어 있거나 영양물질이 풍부하여 생물이 그들 스스로 포화상태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제약이 없는 환경 속에서만 S자형 패턴으로 나타난다.
선캄브리아기의 바다는 그와 같이 텅빈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이 S자형 곡선은 세계의 바다에 처음으로 많은 생물이 서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대변하며, 개방된 생태계에서 예측 가능한 진화패턴이기도 한다.
로그 기간의 국면에 진화되었던 동물들은 그뒤 자가규제의 평형국면에서 출현하였던 생물과는 다른 진화패턴을 보여야 한다.

라. 거대한 사멸

2억 2천 5백만년 전 페름기 말에 해양 생물의 대략 절반 이상이 몇백만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죽어 버렸다. 잔존하던 모든 삽엽충, 모든 고대 산호류, 단 한 계열을 제외한 모든 암모나이트, 그리고 대다수의 태선충류, 완족류와 갯고사리류가 멸종한 것이다. 7천만 년 전 백악기(Cretaceous) 말의 대멸종이 두번째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때는 모든 생물과의 25%를 파괴했으며 당시 지구의 지배자이던 공룡류와 그 친족들을 포함하는 육상동물들을 제거시켜 포유류들로 하여금 세상을 차지하도록 하였다.
이 멸종의 원인에 대해서 상상할 수 있는 원인은 모두 거론되었다. 전세계적인 조산운동, 해수면의 변동, 대양의 염분감소, 초신성, 우주선의 대량 유입, 전염병, 환경의 제약, 기후의 급변 등이 목록의 일부이다.
이 중 페름기의 대멸종은 특히 주요한 촛점이 되어 왔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대륙이동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페름기 말에 한 가지 독특한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에 모든 대륙들이 합쳐져서 초대륙판 판게아가 형성되었다. 대륙이 합쳐지면서 기후와 해류의 변화, 고립되었던 생태계의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당시 페름기 대멸종은 해양 생물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교적 소수였던 지상 식물과 척추동물들은 그다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대륙의 집합이 얕은 바다의 면적을 급격히 줄였다는 것은 봉합부의 영역이 사라질 것이므로 당연한 것이다. 또 해저산맥이 바깥쪽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대양저를 만들면, 해저산맥 자체는 대양의 가장 깊은 부분 위에 우뚝 솟아오르며, 대양 분지에서 물이 밀려나가 세계의 해수면은 올라가고, 대륙들이 일부 물에 잠긴다. 얕은 바다가 사라짐에 따라 페름기의 풍요로운 생태계는 그 구성원을 부양할 공간을 잃고 말았다. 주머니가 점차 줄어들면서 그 안에 든 생물의 반을 버리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5. 지구의 이론들

가. 더러운 소행성
17세기에 가장 인기있었던 지질학 문헌 “지구에 관한 성스러운 이론”의 저자 토머스 버니트 목사에 대한 이야기. 그에 의하면, 노아의 홍수를 일으킨 물이 어디서 왔는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연구를 한 결과, 현존하는 대양의 물이 지구의 산맥들을 물속에 잠기게 할 수는 없으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래서 여러 논리조작 끝에 지구의 화산들이 모두 폭발하고 전세계적으로 지형의 변화가 시작된 것에서 단서를 찾고 있다##논리적으로 나열하기는 조잡하므로, 163면 참조##. 버니트는 성서의 내용이 진리임을 전제하고 그것이 일어날 수 있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꾸며냈으며, 나중에 언급할 벨리코프스키는 고대의 기록을 문자 그대로 보전하기 위하여 지구물리학을 발명한 차이다.
그런데 이단심문소의 헤리퍼드 주교는 버니트가 이성에 의지하는 자세를 공격했다. “자신의 발명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나머지 그의 뇌가 터졌거나 어떤 흉악한 음모로 그의 심장이 썩었다”고 비난했다.

나. 균일론과 격별론
기드온 성서 기증협회는 창세기 1장의 난외 주석에 창조의 시점을 서기전 4004년이라고 지금도 끈질기게 기록하고 있다.
1975년은 지질학 혁명의 영웅 찰스 라이얼의 사망 100주년이다. 18세기초는 지질학적 기록을 성서 연대기의 틀 속에 압축하여 넣으려 했던 신학적 변증론자들인 격변론자들의 독점무대였다. 현재는 느리게 진행되었고, 과거는 성서의 연대기와 맞추어지려면 산맥이 하룻밤 사이에 솟아 올라야 했다.
1830년 라이얼은 “지질학 원론”의 제 1권을 출판했다. 그는 시간에는 경계가 없다는 말로 균일론을 옹호했다.
균일론의 요지는, 자연법칙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정하다. 현재 지구 표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용들을 이용하여 과거의 사건들이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과정의 결과로 과거의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 지질변화는 격변이나 돌변이 아니라 느리고 점진적이며 지속적이다. 지구는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형태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다. 벨리코프스키의 좌충우돌

서기전 1500년, 유태인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출애급 시기에 지구가 금성의 꼬리를 두 번이나 통과하여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금성은 불규칙전인 운동을 하다가 화성과 충돌 혹은 살짝 스쳐서 그 꼬리를 잃어 버리고는 현재의 궤도로 들어왔다. 그 후 화성은 서기전 700년 경에 정상적인 위치를 떠나 지구와 거의 충돌할 뻔 했다. 당시의 공포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그것을 잊어버리고자 하는 인간의 집단적인 욕망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그 사실은 인간의 의식에서 영영 지워지고 말았다. 임마누엘 벨리코프스키의 저서 ‘충돌하는 세계’의 내용이다.
벨리코프스키는 지난 수백년간의 지질학 문헌에서 대격변의 기록을 샅샅이 뒤졌다. 그는 홍수, 지진, 화산활동, 조산작용, 대량 멸종과 기후변화 등을 수없이 찾아낸 뒤에 그들이 공통된 원인을 추구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여러 논점을 비판하는 것은 181면 참조##

라. 대륙 이동의 확증
고생대 말기의 빙하작용 – 약 2억 4천만 년 전에는 빙하가 지금의 남아메리카, 남극대륙, 인도,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 해당하는 지역을 덮고 있었다. 남아메리카 동부의 조선(striae)들의 방향으로 미루어 빙하들이 지금의 대서양에서 대륙으로 이동해 갔음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의 빙하들은 지금의 열대지방을 덮고 있었다. 인도의 빙하들은 북반구의 아열대에서 발생했음이 분명하다. 대륙의 북부에는 빙하가 없었다.
캄브리아기 삼엽충의 분포,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삼엽충들은 상당히 차이가 있는 2개의 동물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대서양 지역형의 삼엽충은 유럽 전역과 북아메리카의 동쪽 끝의 지극히 한정된 지역(동부 뉴펀들랜드-서부는 제외된다-와 매사추세츠주 동남부)에서 생존하였다. 태평양 지역형 삼엽충들은 아메리카 전역과 유럽의 서쪽 끝 해안지대의 좁은 지역들 (스코틀랜드 북부와 노르웨이 서북부)에 살았다.
대륙이동설은 경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캄브리아기에는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분리되어 있었다. 대서양형 삼엽충들은 유럽 주변의 해역에 살고 있었다. 태평양형 삼엽충들은 아메리카 주위의 해역에 살고 있었다. 대륙들은 서로를 향해 이동하다가 마침내 하나로 합쳐 졌다. 그 뒤 그들은 다시 떨어졌지만, 정확하게 그 이전의 접합부의 선을 따라서가 아니었다.

6. 크기와 형태 – 교회로부터 두뇌와 행성에 이르기까지

가. 크기와 형태
다리는 길이의 세제곱으로 무게가 증대되는 몸체를 떠받들어야 한다. 진화의 역사에 있어서 줄어드는 표면적을 해결하는 한 가지 방안이 크고 복잡한 생물의 점진적인 발달에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대상은 내부 기관의 발달이다. 근본적으로 허파는 기체 교환을 위하여 표면적이 무척 복잡하게 만들어진 주머니이며, 순환계는 대형 동물에서 체표면으로부터의 직접적인 확산법으로 도달될 수 없는 내부 공간에 물질을 전달하기 위한 기관이다. 인간의 소장에 있는 융모는 음식물 섭취에 유용한 표면적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단순한 동물들은 내부 기관을 발달시키지 않았다. 촌충은 길이가 20피트일 수 있지만, 먹이와 산소가 체표면으로부터 곧바로 신체의 각 부분에 도달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굵기가 1인치의 몇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곤충들은 외피의 함입부를 통하여 호흡한다. 산소는 이 표면을 통하여 내부로 들어가서 몸 전체에 도달해야 한다. 몸체가 커지면 그 숫자와 함입률이 늘어나야 하므로 곤충의 크기에 제한이 있다.
인간은 몸체 크기에 비한다면 우리들의 상대적인 표면적은 아주 작기 때문에 몸무게에 작용하는 중력의 지배를 받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과 부피의 비율이 아주 높은 소형 동물에게 중력이란 무시해도 좋고, 그들은 표면적 힘에 지배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작은 동물들은 중력의 영향이 별로 없어서 특이한 성장양식을 보여준다. 허물벗기와 허물나기 사이의 기간에는 몸이 말랑한 채로 지탱된다. 바닷가재와 게들은 무중력에 가까운 물 속에 있으므로 몸이 더 커질 수 있다.
생물은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표면적과 부피의 비율보다 더 빨리 변화한다. 운동에너지가 길이의 5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 키의 절반이 되는 어린이가 떨어지면 머리가 바닥에 부딪치는 힘은 똑같이 떨어진 어른의 32분의 1이 된다.
대형생물들은 선택의 가능성이 극히 제한적이다. 지상의 대형 동물들은 어떤 크기를 넘어서면 기본적으로 비슷한 모양을 하게 된다. 다리는 굵고 몸집은 짧고 뚱뚱하다. 내부 기관을 발명함에 따라 동물들은 커다란 내부 용량을 담을 수 있는 단순한 외형을 갖는데 성공했다.

나. 인간 지능을 평가하다

인간은 지구 위에서 가장 큰 동물들 중의 하나이며, 지상의 99퍼센트 이상의 동물종은 인간보다 작다. 인간이 소속되어 있는 포유목 영장류에는 190종의 동물이 있는데, 인간보다 몸집이 큰 것은 고릴라 뿐이다.
개미 크기의 인간이라면 옷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표면부착력으로 인해서 옷을 벗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방울 크기에는 하한이 있으므로 샤워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기술과 행동은 자신의 크기에 꼭맞게 조율되어 있다. 인간의 키가 지금보다 2배로 늘어난다면, 떨어질 때의 운동에너지는 16배 내지 32배로 되고, 증가되는 몸무게 8배는 지금의 다리로는 도저히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의 키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몽둥이를 휘둘러 큰 짐승을 잡을만한 힘을 낼 수 없다.
인간의 뇌는 평균적으로 약 1300그램이다. 몸체의 크기가 두뇌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을 제외해야 한다. 포유류를 대상으로 두뇌중량과 체중을 비교하면, 두뇌 중량이 체중의 3분의 2의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알게 된다. 체표면적 역시 3분의 2의 속도로 증가하므로, 체표면에 비례하는 것이다. 몸무게에 대한 두뇌무게의 비율은 인간이 가장 높다.
현존하는 인간의 뇌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그것보다 3배 가량이 더크다. 인간의 신체가 증가한 것보다 두뇌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다. 척추동물 두뇌의 역사
두뇌의 크기는 무슨 의미인가? 인간의 뇌는 1천에서 2천 입방미터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인간의 뇌와 다랑어의 뇌의 차이에는 어떤 지능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두뇌 크기의 일차적인 결정 인자는 정신 능력이 아니라 몸의 크기이다. 그런데 비율로 보면, 작은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지고 있다.
침팬지는 뇌 중량의 평균값이 395그램이다. 같은 체중의 평균적인 포유류의 평균값은 152그램이다. 침팬지의 뇌는 정상값보다 2.6배 무겁다. 그래서 실제의 뇌크기와 예상치와의 비율을 두뇌지수라고 부르자.
이런 두뇌지수를 보면, 초식동물의 경우 초기 제3기 원시포유류에 0.18, 초기 제3기 고등포유류는 0.38, 중기에서 늦은 제 3기에 0.63, 현생은 0.95이고, 육식동물의 경우에 초기 제3기 원시포유류는 0.44, 고등포유류는 0.61, 중기에서 늦은 제3기에는 0.76, 현생 육식동물은 1.10이라는 두뇌의 진화경향을 보여준다. 초식동물보다 육식동물의 뇌가 크고, 초식동물의 뇌가 진화함에 따라 육식동물의 뇌도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라. 행성의 크기와 표면적

태양은 외부 열기관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지구 대기에 따라 결정된다.
달의 지각은 40억년 이전에 굳어졌다. 39억 년 전에 운석 낙하의 최고 시기가 끝났는데, 이미 달의 바다 분지가 패여졌으며 주요 크레이터들이 형성되었다. 31억 년에서 38억 년 전에는 방사능 물질에서 방출된 열이 현무 용암을 생성하여 바다 분지를 메웠다. 새로운 열이 발생되었지만 그 에너지가 달 표면에서 상실된 열을 보충할 수 없게 되자 지각이 다시 굳어졌다. 31억 년 전에 이르자 지각이 아주 두꺼워져서 그 이상의 현무 용암이 분출할 수 없게 되었고, 달 표면의 실질적인 활동은 끝나고 말았다.

7. 사회에 있어서의 과학 – 역사적 관점

가. 과학사에 있어서의 영웅과 바보들
전성론자들은 자신들의 감각이 제공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을까? 만약 난자에 본래의 형체가 없다면, 어떤 외부의 힘이 잠재적으로 조형가능한 물질에 분명히 설계를 부여하여 형태를 만들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느끼지 못했을까. 하나의 난자가 화학 작용의 속도를 규제하는 물질들의 생산을 작동 또는 중단시키도록 세포들에게 지시하는 수천개의 명령문을 자신의 분자들로써 기록하고 있다는 주장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나. 직립의 자세가 인간을 만든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직립자세를 취함으로써 그의 일차적인 감각기능이 후각에서 시각으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이처럼 후각이 평가절하됨으로써 남성에서의 성적 자극의 대상은 주기적인 발정의 암내로부터 항상 가시적인 여성의 성기로 옮겨졌다. 남성들의 지속적인 욕망에 선도되어 여성의 계속적인 수용자세가 진화되었다. 대다수의 포유류들이 배란기에만 교미를 하지만, 인간이 언제나 성행위가 가능한 것이다.
뇌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저절로 증대될 수는 없다. 생활 양식의 변화로 지적 활동에 어떤 강력한 선택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그 무엇이 뇌의 증대에 기여했다고 본다. 직립자세는 이동운동에서 손을 해방시켜 조작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럼으로써 처음으로 연장과 무기가 만들어져 쉽게 쓰일 수 있게 되었다.
다. 인종차별주의와 반복설
1890년 브린튼(D. G. Brinton) – 태아 또는 유아적 특징들을 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성인은 그 발달 상태가 그 이상으로 진행된 사람보다 틀림없이 열등하다. 이러한 기준에 따른다면 유럽인종 또는 백인종들이 인종 목록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아프리카인종 또는 흑인종이 그 끝머리에 자리잡는다.
1926년 볼크 – 나는 내 이론을 근거로 하여 분명히 인종의 불평등을 믿고 있다. 흑인은 태아의 발달 과정에서 백인에게 있어서의 마지막 단계를 통과한핟. 만일 흑인들에게서 발달 지연이 계속 진행된다면,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전이 단계가 마지막 단계로 될 것이다. 다른 모든 인종들도 언젠가는 백인종이 지금 차지하고 있는 발달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
흑인의 어른은 두개골이 길고, 피부가 검으며, 턱이 몹시 튀어나오지 않고 작다. 백인종은 가장 뒤쳐져 있으므로 가장 진보된 것처럼 보인다고 볼크는 말했다. 해블로크 엘리스도 1894년, 많은 아프리카 종족의 어린이들은 유럽인의 어린이보다 지능에서 별 차이가 없으며 차이가 있더라도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아프리카인은 성장함에 따라 점차 우둔해지고 감각이 무디어지며, 그의 전체적인 사회 생활이 편협하고 틀에 박힌 상태로 빠져들고 말지만, 유럽인들은 어린이와 같은 활기를 그대로 유지한다.
1971년 아이젠크는, 아프리카인과 미국 흑인들의 유아는 백인보다 감각운동 발달이 빠르다고 주장한다.
유태를 가장 많이 지니고 있는 인종은 백인이 아니라 확인종이다. 베트콩들이 10대의 어린이들을 동원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30대 또는 40대임이 밝혀졌다.
해블로크 앨리스는, 여성은 남성보다 높은 수준의 인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머리가 크고 얼굴이 섬세하며 뼈대가 가느다란 도시 문명 속의 남성은 야만인보다는 전형적인 여성에 훨씬 가깝다. 큰 두뇌만이 아니라 골반이 커짐으로써 현대의 남성은 여성이 이미 닦아놓은 길을 따르고 있다.
라. 자연의 실수로서의 범죄자 또는 유인원
하등동물의 일상적 행동이 인간의 기준에서는 범죄가 된다.
롬브로조가 말하는 선천성 범죄자들의 유인원적 특성은, 비교적 긴 팔, 엄지발가락이 사방으로 잘 움직이며 물건을 쥘 수 있게 발달된 발, 낮고 좁은 이마, 큰 귀, 두께가 두꺼운 두개골, 크고도 불쑥 튀어나온 턱, 남성의 가슴에 난 무성한 털, 통증에 대한 감각의 둔화 등이다.
범죄적 징후는 신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사회적 행동 역시 연관이 있다. 롬브로조는 원시 부족들과 유럽의 범죄자들 사이에 공통적인 관습이 되고 있는 문신에 특별한 역점을 두었다. 그는 범죄자들의 문신에 대하여 그것들이 음란하고 불법적이며 자기변명적이라 단정했다. 범죄자들의 은어에서 그는 의성어와 무생물의 의인화와 같은 특징을 지니는 야만 부족의 언어와 흡사한 말들을 발견했다.
롬브로조 학파가 사회에 던진 또다른 충격은, 선천성 범죄자들과 같이 원시부족들은 본질적으로 범죄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유럽의 식민지 확장기의 절정에 인종차별주의와 제국주의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논리를 제공했다.
리처드 스펰이 시카고에서 8명의 간호원을 살해했을 때, 그의 변호사는 그가 Y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었던 까닭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펰은 Xy염색체 소유자로 밝혀졌다.
8. 인간 본성의 과학과 정치학

가. 왜 우리는 인종을 구분하지 말아야 하나 – 생물학적 견해
인종은 호모 사피엔스의 아종들이다. 종이라는 범주는 분류학의 위계 구조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한다. 생물학적 종의 개념에서는 종 하나하나가 자연의 실제적인 단위를 가리킨다. 종의 정의는 “공통적인 유전자 집단을 공유하며 실제 또는 잠재적으로 교배 가능한 생물 개체군”으로 대변된다. 아종 또는 지리적 품종은 종을 지리적으로 나누어서 분류한 것이며 그것은 그렇게 분류된 다른 아종들과 유전자와 분류학상으로 차이가 있다. 우리가 아종들을 확정지어 줄 종 내부의 변이를 규정하고자 한다면 변이의 스펙트럼을 명확한 지리적 경계와 식별 가능한 형질들을 기준으로 하여 분명하게 나누어 놓아야 한다.

나. 인간 본성의 비과학성

통속적 동물행동학의 주류파들은 호미니드의 두 계통이 플라이스토세에 아프리카에서 생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중 하나는 작고 텃세를 하는 육식동물이며 나중에 인간으로 진화되었다. 다른 하나는 그보다 크고 유순한 초식동물로 추정되며, 그뒤 멸종되고 말았다. 레이먼드 다트는, 우리의 포식성 전이와 무기에 대한 애착심이 피비린내 나는 인류 역사, 영원한 공격성, 죽음을 위한 죽음의 비이성적이고 자기파괴적이며 무자비한 목적 추구의 성향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이빨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현대인의 것에 비교한다면 절대값에 있어 더 크고 (우리는 그들보다 3배나 몸이 무겁다), 오히려 몸무게가 그들보다 10배나 더 무거운 고릴라의 이빨과 비슷하다.

다. 인종차별론과 지능지수
유전적이라는 의미는 일반인들에게 ‘어찌할 수 없는 것’ 또는 ‘불변성’을 의미하지만, 유전학자에게 있어서는 공통적인 유전자를 바탕으로 친족관계에 있는 개체들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성의 의미를 가리킨다. 안경은 유전된 다양한 시력 문제를 수정한다. 인슐린은 당뇨병을 억제할 수 있다. 젠센은 IQ-가 80%의 유전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프린스턴 대학교 심리학과 카민은 연구내용을 조사한 바, 상충하는 내용과 부정확한 자료에 놀랐다.

라. 생물학적 잠재력과 생물학적 결정론
윌슨의 사회생물학-하버드 출판부, 1975년 – 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책에서 진화원리의 명쾌한 설명과 모든 동물 집단의 사회적 행동을 철저하게 검토한 점에서 오랫동안 선도적인 문헌으로 손꼽힐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장 ‘사회생물학에서 사회학으로’는 검증이 필요하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유전적으로 통제한다고 할 만한 증거는 무엇일까?
일정한 행동 패턴이 인간에 제일 가까운 영장류와 인간에서 다같이 발견된다면, 공통적으로 이어받은 유전자에 의한 통제라는 정황적 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윌슨의 책을 보면, 인간들은 터무늬없이 세뇌당하기 숩다. 그들은 오히려 그것을 바라고 있다. 인간은 알려 하기보다는 믿으려 한다. 공통적인 유전적 조상을 갖음으로 하여 나타나는 동일한 특징들을 상동적 homologous 형질이라고 부른다. 진화의 역사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기능으로 인한 유사성은 상사적 analogous 라고 한다.(예를 들어 새와 곤충의 날개)
해밀턴이 1964년에 발표한 친족선택론에 담긴 이타주의의 다윈적 해석은 일리가 있다. 자연도태는 자신에게 봉사하는 이타적 유전자들을 보전하는 편을 좋아한다.
희생적인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우리 의식 속에 암호로 보존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그것들은 학습을 통해 그에 못지 않게 훌륭히 발현될 수 있다.
마. 참으로 재치있게 친절한 동물
해밀턴의 친족선택론
영국 생물학자 홀데인
벌의 진화 – 대다수의 유성생식 동물들은 2배수체이다. 흰개미들도 2배수체이다. 그와는 달리 사회생활을 ㄹ하는 벌목은 반수 – 2배수 복합체이다. 암컷들은 모계와 부계에서 염색체의 한쪽씩을 받아 쌍을 이루는 정상적인 2배수 개체의 수정난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수컷들은 무수정난에서 나오고, 따라서 모계 쪽의 염색체만을 가지고 있다. 2배수체 생물의 경우에는 자손과 부모와의 유전적 관계가 대칭적이다. 그러나 반수 개체가 들어감으로써 유전자 관계가 비대칭적으로 된다. 여왕은 아들과 딸 다 하몌 1.2의 관계가 있다.자매들은 그들의 형제들과 1/4의 관계가 있다. 자매들끼리는 3/4이다.
최근 트라이버스와 헤어는 사이언스 1976.1.23.자에, 여왕과 일꾼들이 원하는 가임성 새끼들의 암수 비율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여왕은 1:1을 원하지만, 일꾼들은 자매들을 더 많이 원한다. 21종류의 서로 다른 개미들의 암수 몸무게 비율은 3대 1에 가까왔다. 노예가 된 개미들은 1:1의 관계였다. 그들이 노예상태가 풀리자 다시 3:1로 돌아갔다.
윌슨의 동성연애에 대한 유전적 해석을 보면, 원시시대에 사냥이나 자녀 기르기를 돕는 보조자로서의 구실을 한 동성연애자들이 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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