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지배 – 레스터 서로우
Building Wealth by Lester C. Thurow
서평
달러화 뒷면에는 꼭대기에 반짝이는 눈이 달린 미완성 피라미드가 있다. 미국의 부가 급격히 기울던 1935년 대공황이 한창이던 때,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달러화의 뒷면을 장식한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현대 경제의 나아갈 바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미래에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논의한다. 기본적으로 부의 피라미드 건설을 위해서 하부구조의 토대를 갖추어야 하고, 한 단계씩 쌓아 올라가는 구축물을 보여준다. 일본, 유럽, 미국, 중국의 예를 들면서, 각 나라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와 역사적인 설명까지 곁들인다. 비록 경제적 전망이 많이 가미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의 경제상태와는 맞지 않지만, 경제를 운영하는 주체의 측면에서 기업가나 정부 최고 책임자가 꼭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
특히 실업을 낮추고, 가난을 없애는 것이 비전은 아니며,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결론 부분은 당연한데도 아무도 하지 못하는 말이라 보인다. 경제학의 최대 과제가 실업을 낮추는데 있다는 것은 최근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는 바이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여 부의 피라미드를 향해 나아가자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1. 전망
21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마이크로 전자공학, 컴퓨터, 전자통신, 신인공물질, 로봇공학, 생명공학의 6개 분야의 신기술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우면서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제판도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 6개 분야의 기반을 이루는 기초과학, 즉 컴퓨터공학과 반도체공학, 레이저공학이 발전하면서 가공할 만한 기술을 창출한 덕분에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산업들이 생겨날 수 있었다.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 볼 때, 성공의 자원은 자연자원, 즉 토지나 금, 석유의 장악을 의미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지식’이 성공의 자원이 되었다.
지식은 부의 새로운 근거다. 과거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
2. 지식 기반 경제
가. 세계 경제의 판도
200년 전 19세기가 시작될 무렵, 산업혁명은 8,00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농업에 의한 부의 창출에 종지부를 찍었다.
18세기에 인구의 98%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경제 활동이었던 농업은, 20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전체 미국인 중에서 불과 2% 미만의 사람들만의 수입원일 뿐이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전기 및 조직적 산업 연구와 개발은 제2의 산업혁명이라 부르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대공황을 통해 아무 구속이 없는 금융시장은 안으로부터 파열하면서 동시에 경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미국은 정부가 기초과학의 진보에 재정지원을 할 경우 대대적인 기술적 약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유럽과 일본에서 자본주의가 자연스럽게 부흥하리라고 예측했지만, 그렇게 복구되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마셜 플랜이라는 대대적인 원조를 하게 되었다.
오늘날 제3의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생명공학은 생명 자체의 특성을 바꾸고 있다.
신속하고 저렴한 정보의 흐름을 가능하게 해 주는 인터넷과 인터넷을 존속 가능하게 해 주는 광섬유 같은 신물질 중에서 어느 쪽이 먼저일까?
안경을 과거의 불필요한 유물로 만들 안과 수술 역시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러한 제3의 산업혁명에서 기술은 너무도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장차 어디에서 이익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아무도 알 수가 없다.
AT&T의 최고경영자는 자사 연구소-벨연구소와 하드웨어 제조 부문-웨스턴 일렉트릭을 떼어 내어 ‘루슨트’라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고, 최고 경영자는 어느 쪽이던 사장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대로 AT&T에 남았다. 그런데 루슨트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이익을 내면서 기존 회사보다 더 많은 자본평가를 받았다.
지식 기반 경제하에서는 안정된 가치를 구하기 어렵다.
제2의 산업혁명이 지역 경제에서 국가 경제로 이동한 것이라면, 제3의 산업혁명은 국가 경제에서 세계 경제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판매량의 80퍼센트를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팔고 있다.
국가와 회사 모두가 유동하고 있는 이때, 한 개인이 어떻게 어느 정도의 성공과 안전을 누리며 경제 게임에 참가할 수 있을까?
나. 부의 피라미드 위에서 반짝이는 눈
크로이소스, 마이다스, 연금술, 엘도라도, 금광 사냥꾼들, 록펠러, 카네기, 모건, 빌게이츠
부는 많은 소비재를 구매할 능력을 부여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부는 한 개인으로 하여금 시간의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록펠러, 모건, 카네기, 멜론 같은 억만장자는 알아도, 그 시대 미국 대통령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개인의 사회적 서열을 매기는 중요한 척도였던 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개인의 가치를 재는 거의 유일한 척도가 되었다.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정부는 국민을 돕기 위해 경제를 규제하고 통제하는 힘을 읽어 가고 정치가들의 중요성도 떨어지고 있다. 전자 미디어가 사생활을 가차없이 파헤지고 있는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고 고위 공직자의 후광도 사라진다.
부의 획득은 인간의 다른 성취들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1890년대에 경제 발전의 본질을 바꿔 놓은 제2의 발명품은 전기였다. 날이 저문 뒤에도 일을 할 수 있게 되자, 기본적인 생활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 우선 수면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평균 9시간이었던 수면 시간이 7시간을 약간 넘는 정도로 떨어졌다.
돈을 모아 거부가 된 사람은 없다. 진정한 부자들은 기회를 포착하고 매우 불균형한 상화에 투자한다. 정성스레 돈을 모으고 안정된 상황에만 투자하는 사람은 노후의 안녕을 얻을 수는 있겠으나 결코 큰 부자가 될 수 없다.
다. 부의 피라미드에서 보물찾기
1998년도 미국의 25대 기업중 8개가 1960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거나 아주 영세한 회사였다. 그 중 3개는 1998년도 세계 10대 기업에 끼었다. 1960년도의 25대 기업중 불과 4개만이 1998년의 명단에 남아있다.
새 회사는 살아 남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할 필요가 없다.
석유산업 – 슈퍼컴 덕분에 3차원 해저 측량이 가능해졌다. 새 유전을 발견하는 적중률도 열 배 증가했고, 발굴 비율 역시 두 배가 되었다.
화훼 산업 – 네덜란드만이 콜롬비아에서 자란 부활절용 백합꽃을 부활절에 맞추어 활짝 피도록 구매자에게 배달할 수 있다.
제3의 산업혁명은 큰 부를 쌓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기술은 변화를 의미한다. 변화는 불균형을 의미한다. 불균형 조건은 고도의 이익과 성장 기회를 창출한다. 이 때의 승리자는 신기술을 이해하는 사람들, 운좋게도 적시에 꼭 필요한 장소에 있게 된 사람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상황을 이용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다.
불균형한 상황은 대체로 기술의 급격한 변화에서 야기되지만 인간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사회학적 요인들을 간파함으로써 불균형을 창출하는 사업가도 있다. 스타벅스는 동네식당에서 50센트에 사 먹을 수 있는 커피 한잔을 커피 전문점에서 2달러 50센트에 사 먹을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캐나다는 발전적 불균형이 부재하므로, 밴쿠버에서 부자가 되려면 약진적인 신기술이나 새로운 사회학적 개념이 필요하다.
아시아 부자들은 발전적 불균형을, 미국인들은 기술적 불균형을 기회로 이용하여 부를 창출했다.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사업은 한결같이 아직은 불안하고 위험한 기술이나 개발, 혹은 사회적 불균형을 기회로 이용하고 조장한다. 그 이외의 모든 사업은 저성장 저이윤의 필수품 산업에 불과하다.
벨기에는 1인당 GDP가 세계 10위이지만, 노동시간당 GDP에서는 세계 1위이다. 일본은 세계 3위에서 세계 18위로 떨어진다.
지난 20년간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4% 증가했지만, 건강 관리에 대한 소비는 500% 증가했다. 미국인들은 생활 수준을 높이기보다 보호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쓰고 있다.
어쩌면 새로운 큰 부는 더 많은 자원의 동원과 현존하는 재화를 다수로부터 소수에게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임금이 추락한 결과 이익과 주식시세는 금융거래로 치솟았다.
과거 25년 사이에 인구의 5%가 소유한 전체 재화의 몫은 총체적 재화의 16.7%에서 21.4%로 증가했다. 중산층 20%의 경우 1989~1997년 사이에 10%에서 3%로 하락했다.
근로 소득에서 빠져 나가는 부분 중 상당수는 부유한 자에게로가 아니라 좀더 높은 연금의 형태로 노인들에게로 옮겨 가고 있다.
3. 부의 피라미드
가. 사회조직
지중해 일대에서는 5000년 전 이집트의 1인당 소득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서기 350년 경 로마제국 시대 때 전성기를 누렸다. 그로부터 600년 후 중세의 암흑기에 그들의 소득은 90%나 감소했다. 그 뒤 천 년 동안 다시 상승기에 접어든다.
19세기 미국 제조업의 경우 연간 3,000시간 이상을 일했는데, 이 수치는 현재 미국 평균 노동 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경제 발전의 제1단계인 동원 단계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최소치라서, 투입은 생산만큼이나 급속하게 상승한다. 제2단계에서는 ‘따라잡기 위해 모방하기’가 포함된다. 19세기에 미국은 영국의 직물공장과 철강공장, 석탄광업을 모방하고 개량하여 결국 발전시켰다. 이 때 비로소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경제 발전의 제3단계에서는 앞선 지식이 경제 성공의 핵심이다. 대규모의 기술적 도약은 생산성의 도약을 이끌어 낸다.
새로운 기술에 따라 부의 피라미드의 본질이 바뀐다. 과거에 중요했던 것은 토지였다. 제1의 산업혁명기에는 석탄이 주된 요소였다. 제2의 산업혁명기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대량생산이 경제적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제3의 산업혁명기에는 아직 확실치는 않고, 지식 기반 경제에 그 본질을 먼저 파악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미국의 최대 강점은 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 낡은 사업을 폐기하는 능력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미국만큼 쉽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다.
호황과 불황은 투자가 소비 성장률에 좌우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며, 소비 성장률의 미미한 변화라도 투자 규모를 크게 올리거나 떨어뜨릴 수 있다.
경제 붕괴는 과거에 전염된 적이 있다고 해서 미래에 면역된다는 보장은 없다.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세계 10대 기업 가운데 7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나머지는 미국 2개, 유럽 1개였다. 그 8년 후 세계 10대 기업에 일본 기업은 하나도 없고, 9개가 미국, 1개가 유럽이었다.
맨손으로 가시덤불을 뽑을 때는 있는 힘을 다해 순식간에 무자비하게 움켜 잡아야 한다. 한순간 통증은 있겠지만, 강하게 잡을 경우 가시덤불은 쉽게 뽑히고 그것이 자라던 자리에는 좀더 생산적인 식물을 심을 수 있게 된다. 덤불 을 뽑아 낸 뒤에는 손에 묻은 피를 닦아 내고 그 다음 일을 하면 된다.
뿌리를 뽑아낼 만큼 힘껏 쥐지 않으면 잡을 때마다 더많은 상처가 날 것이고 그 상처는 낫지 않고 고통은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적정 담보가 부적정 담보가 된다. 은행들은 단기 대출을 갱신해 주지 않는다. 그 결과 금융시장이 동결된다.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기업은 파산한다.
모두가 자국의 통화를 팔고 가치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통화를 구입하려고 한다. 막대한 돈이 국외로 빠져 나가게 되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게 된다.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는 기업조차 필요한 외환을 얻지 못하여 국내 통화는 가치가 폭락한다. 그에 따라 갚아야 할 외환부채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1997년 붕괴한 아시아 국가들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80억 달러, 말레이시아 40억 달러, 대만 100억 달러, 한국은 190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그 이전 상당한 무역흑자를 누렸는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것은 중국 본토가 수출 주도의 성장 게임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데 기인한다.중국이 훨씬 더 큰 국제시장은 물론, 교육 정도가 더 높으면서도 더 싼 노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수출을 빼앗아 와 순식간에 5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남겼다.
내부의 약점을 보고 공격하는 외부의 투기꾼에 의해 경제 붕괴가 촉발되는 일은 없다. 발을 빼는 첫 번째 투자가들은 언제나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국내 투자가들이다.
세계 번영의 최대 위협은 디플레이션에서 나온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어떤 국가도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정상적인 사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물가지수에서 건강관리비용을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 이 부문은 경제의 다른 부문이 디플레이션에 빠진 상태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
다운사이징과 아웃소싱 역시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디플레이션기에 접어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부채만은 피해야 하는데, 애초에 빌린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의 달러로 상환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다른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돈의 가치는 상승하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인 셈이다##미국의 예이므로, 한국에서는 달러로 환전해 두는 전략이 필요##
디플레이션기에는 기업이 재고를 보유할 여력이 없다. 선불을 받고 한 이후에야 주문생산하는 방식이 유일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 형태이다. 개개인은 구매를 미루고 부채를 상환한다. 기업들은 재고를 줄이고 부채를 상환한다. 오늘날의 경제체제에서 디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나. 기업가정신
자본주의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다. 창조와 파괴 모두가 경제를 추진하는 데 필수적이다. 텔레비전은 영화산업을 쇠퇴하게 만들었으나 VCR의 탄생과 더불어 영화산업은 다시 일어났다. 대체로 기업가는 철학가나 발명가라기보다는 모험가, 조직가, 행동가이다.
유럽은 저축률과 투자율은 높은 편이고, 교육은 잘 되어 있으며, 기술적 기반도 탄탄하다. 그러나 21세기의 인공지능산업을 창조하는 데 있어 어느 분야에서도 선도자의 지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1988년 유럽의 토착 컴퓨터 제조업체인 지멘스가 생산 부문을 대만의 에이서에 매각했다. 컴퓨터 산업에서 손을 뗀 지역이 21세기에 리더가 될 수 있겠는가?
유럽이 숙달하지 못한 주요 기술은 없다. 러시아는 우주와 군사기술, 고등과학에서 미국과 경쟁할 능력이 있고, 임금과 부가급부가 미국에 비해 50%나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엄청난 무역잉여를 남기고 있다. 런던은 국제 통화 거래에서 견고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패션과 디자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프랑스 공학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유럽은 서구의 교육과 기술을 갖춘 노동자들을 후진국의 비숙련 노동자 수준의 임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노동력의 하위 3분의 2는 세계적인 표준으로 볼 때 교육 및 기술 정도가 빈약하다.
서유럽이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성장을 촉진시키거나 임금을 낮출 정책을 채택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에서 진정한 위험은, 다른 곳에서는 부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술적 발전적 불균형을 유럽이 놓치고 있다는 데서 야기된다. 그 이면에는 변화 주체, 즉 기업가가 없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게임의 요체는 신속하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폐업하고 생산 설비를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동유럽은 서유럽의 발전에 장애 요인이 아니라, 엄청난 기회인 것이다. 유럽에서 비싸게 제작되던 노동집약 상품들을 훨씬 더 싸게 제작될 수 있는 동유럽으로 이전되어야 하고, 서유럽은 동유럽으로 이전하는 산업 대신에 자본설비 산업, 하이테크 상품, 그리고 본사에서 해야 할 기능들(마케팅, 기술개발, 전세계를 상대로 한 교섭 등)로 대체해야 한다.
1998년에 서유럽의 25대 기업들은 모두가 1960년에 이미 대기업의 반열에 들어 있었다.
기술적 전문성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이 유럽 전체에서 제조되는 것보다 더 많은 반도체칩을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말이 되지 않는다.
독일의 제조업 평균임금은 체코공화국의 25배에 달한다. 하지만 기존의 생산성 격차는 이러한 높은 임금 격차를 합리화시킬 만큼 높지 않다.
지구 사의 다른 어떤 10억 주민도 유럽만큼 좋은 위치에서 세계 경제라는 체스를 시작하기 어렵다. 만약 현재의 위치를 솜씨 좋게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유럽은 세계 최대이면서 가장 중요한 경제권이 될 수 있다.##이 글을 쓰는 지금 유럽은 그리스에 발목이 잡혀 생사고비를 넘고 있는 중이다. 통합된 구심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 지식 창출
지식은 고도의 수익과 높은 성장률이 가능한 불균형 상태를 만들어 주는 기초 기술을 도약시키는 요소이다.
인간의 재능은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나 창조력은 그렇지 않다. 교육과 호기심이 결여된 사회에서는 신기술이 나올 수 없다. 1인당 수입이 높다고 해서 가장 창조적인 민족은 아니다. 스위스가 그 경우에 해당한다.
새 것을 사용하는 것은 과거의 것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단 중국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회에서도 힘들었다. 변화는 대부분의 사회가 두려워하는 대상이다.
프랑스 인들은 자국어에 영어를 차용하기를 두려워하여 정기적으로 영어에 오염된 자국어를 순화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는데, 이는 15세기의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나 다름없다.
러시아의 대문호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체홉, 투르게네프, 고골리 음악과 미술의 스트라빈스키, 차이코프스키 등, 과학에서의 오스트왈드, 멘델레예프, 파블로프 등 대단한 사람들을 보유하였지만, 그런 창의성이 혼란 속에서 융성하였지만 기반이 되는 최소한의 질서가 없었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은 실패한 것이다.
지식을 발전시키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혼돈과 질서가 적절히 배합될 필요가 있다. 지나친 질서의 중국이나 지나친 혼란의 러시아의 예를 보라. 이런 두 힘의 역동적인 긴장감을 창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질서를 다른 모든 것보다 높이 경가하는 사회는 창의적일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질서가 없다면 창의성은 마치 블랙 홀에 빨려 들어가듯 사그라지고 만다.
벨연구소의 특허 변호사들은 빛의 파동과 전자통신이 서로 관계가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레이저 특허 비용을 대기 꺼려 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나자 그것처럼 관련있는 발명도 없었던 것으로 판명났다. 레이저는 현대 전자통신 체계를 촉진하는 힘이다. 계측기, 항해술, 수술, 음악, 인쇄, 의복에서 바위까지 모든 물질의 재단, 그리고 군사 무기들 모두가 현재 레이저에 의거하고 있는 것이다. 레이저는 모든 부문에서 쓰인다.
지식은 불안정한 대상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타국 또는 다른 기업의 연구는 자국이나 자기 기업의 연구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생산성이 없다고 한다.
판유리를 제조하는 필킹턴의 금속 주조 플로트 유리 기술은 순식간에 전세계 유리 산업으로 퍼져서 필킹턴은 로열티도 거의 받지 못했다.
생물공학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상품이 팔려서 수입이 발생하기 전 25년 이상 돈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소유권이 분명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생산 자산의 사적 소유권과 그러한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생산을 점유하는 능력은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경제적 성공을 좌우하는 데 있어서 원료와 자본 다음으로 세 번째 자리를 차지했던 지식이 이제는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은 지식 이외에 가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만약 마이크로 전자공학이라든가 생물공학, 디자인 제품, 전자통신 같은 산업의 지적 재산권이 쉽게 복사될 수 있다면, 기업들은 그 소유자에게 부를 발생시키거나 혹은 종업원에게 높은 임금을 줄 수 없게 될 것이다.
100년도 더 전에 자연자원과 기계장치에 근거한 경제의 단순한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현재의 지적재산권 체계는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민간 특허의 73%가 대학과 비영리단체 또는 정부연구소 같은 공공 출처에서 창출된 지식을 근간으로 했다고 한다.
모방은 선두를 따라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라. 기능에 대하여
공적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의무교육의 창안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회적 발명이었다. 그것으로 인해 가계 수입과 교육간의 고리가 끊어졌으며, 한 세대의 무지와 저수입이 자동적으로 다음 세대의 무지와 저수입으로 이어지지 않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생활 수준의 끊임없는 향상과 부의 영속적인 성장은 바로 이와 같은 공공교육제도 덕분인 것이다.
국가의 잠재적인 생산적 부에 대한 세계은행의 평가에서 1인당 가장 생산적인 자본국은 호주-83만5천달러-와 캐나다-70만4천달러-처럼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으면서 교육 수준이 높은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의 토지 및 자연자우너이 생산적 부의 80%를, 인적 기능이 20%를 차지한다. 일본은 56만5천달러로 그 비율이 정반대이다.
경험의 가치는 떨어졌다.
연령 차별 소송의 255 이상이 현재 40대 노동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오래된 지식과 경험이 과거에 비해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여성을 교육시키지 않는 사회-아프가니스탄-는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19세기 메사추세츠 주의 제재소 주인들은, 교육받은 종업원이 문맹자와함께 일할 때보다 교육받은 다른 종업원과 함께 일할 때 생산성이 더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래서 제재소 주인들은 종업원 자녀의 교육에 유념했다. 종업원들이 작업지침서를 읽을 줄 안다면 새로운 장비를 가동하기 위해 가르치는 시간이 그만큼 덜 들 것이다.
교육은 아주 어린나이에 시작해야 최상의 효과를 거둔다. 늙은 개에게 새로운 놀이를 가르칠 수 없다는 속담도 있다. 어린이는 다른 생산 활동에 전념하느라 정신을 빼앗길 필요도 없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투자가 좀더 손쉽고 투자에 대한 자발성도 더 높다. 그것은 주변 친지들의 소득에서 이러한 투자의 대가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으며 특정 개인의 소득이 더 많은 교육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올라가지 않는다 해도 높은 위험도를 감수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식 기반 경제에서 개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경력이란 것이 무의미한 이 시스템에서 어떻게 경력을 쌓아갈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일본은 하위의 교육은 아주 잘되어 있으나 상위에는 창조성이 결여되어 있다. 미국은 상위의 창조성이 뛰어나지만 하위 노동력은 기능이 결여되어 있다. 유럽만이 하위 노동력의 교육도 잘되어 있고 상위 노동력 역시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마. 도구에 대하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여려 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과거와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행의 도정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비록 투자의 결실을 맛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을 경우에도 미래의 개선에 기꺼이 투자한다.
부를 가져다 줄 도구를 만드는데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뿐이다. 백수의 왕인 사자를 보고 부유하다거나 가난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사자는 그냥 배가 부르냐 굶주렸느냐로 말할 뿐이다.
지식이 유용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구가 개재되어야 한다. 용광로가 없었다면 베세머는 강철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가 없는 프로그래머를 상상해 보라.
자본주의 하에서는 도구를 소유한 사람들이 의사결정자가 되며, 시장의 부는 도구의 소유권과 도구에서 나오는 산출로 구성된다.
1997년 미국인들은 24조 8830억 달러의 도구를 가지고 일했다. 개개의 노동자가 19만 1천 달러의 도구를 가진 것이다. GDP 1달러를 산출하는데 3달러의 도구가 소요된 것이다. 사업용 공장 및 설비와 주거용 건물이 전체 도구의 35%씩, 공공도구가 20%, 내구소비재가 10%를 차지했다.
시장이 자동적으로 민간투자 실수의 규모와 정도를 제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공공도구를 운용하는 당국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서 공공 부문에서는 도구를 더 낫고 효율적이며 저렴하게 변경시키기 위한 취사선택을 하지 않는다. 공공당국은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동기가 없으며 신기술을 채용하는 데도 느리다. 수익의 극대화에도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신기술을 지금까지의 투자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생각한다.
자동차가 대중교통수단보다 훨씬 뛰어난 세가지 이점이 있다. 자동차는 출발지와 도착지에 있어서 다른 어떤 운송수단보다 훨씬 신축성이 있다. 자동차 시대가 도래한 이후 개발된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이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빈도를 합리화할 수 있을 만큼 인구밀도가 높지 않다. ##미국에 있어서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나라가 작아서 이러한 논의에 직접적으로 해당하지 않는다## 자동차는 차량 소유자가 자신의 취향과 예산에 맞추어 주문 설계할 수 있는 개인화된 캡슐이다. 언제나 좌석이 있다. 그리고 자동차는 평균비용과 한계비용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움직이지 않는 차량을 소유하는 데 드는 구입비, 세금, 보험금 등의 제반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미 소유하고 그러한 비용을 모두 지불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차량을 운행하는 한계비용은 아주 저렴하다. 통근하지 않을 경우에도 거의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용도로 차량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는 총비용이 아주 높을 경우에도 아주 저렴한 운송 형태인 것이다. 비록 공공 운송 체계의 평균비용이 자동차의 평균비용보다 저렴하다 해도, 평균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공공 운송 체계는 한계비용만 감당하면 되는 자동차와 경쟁할 수 없다.
바. 자연자원 및 환경자원
자연자원이 산업 생산에 이용되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자연자원의 사용을 줄이면서 공급 효율성을 높여 놓았다.
아이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도시화된 산업사회에서 아이들은 시골의 가난한 공동체보다 경제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것이며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평균 가정의 자녀 수가 적은 것이다.
통신 및 운송시스템이 발전할수록 경제 활동이 지리적으로 확장되어야 마땅할테지만, 실제로는 전체 토지에서 한정된 지역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3,000개 군(郡) 가운데 1,000개 군에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나머지2,000개 군 가운데 불과 얼마 안 되는 군에서 대부분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미 태평양 연안에서 정어리 어획고는 15년 사이에 5억 톤에서 제로가 되고 말았다. 콩과 대구의 땅이라는 뉴잉글랜드에서는 대구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다.
1만 8천 년 전에 있었던 마지막 빙하기 때 대양의 수심은 지금보다 100미터 낮았다. 그러나 12만 년 전에는 5미터 가량 더 높았다. 대부분의 인류는 해발 60미터 이내에서 거주하고 있다. 만약 대양이 3미터만 더 올라온다면 방글라데시에서만 3,000만 명이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
캐나다 북부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지만 수천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유럽 북부 지역과 위도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집 안의 온도를 올리는 쪽이 온도를 낮추는 쪽보다 돈이 더 많이 들 분만 아니라, 스노우타이어는 비싸다.
4. 부의 피라미드 안의 보물사냥꾼들
가. 부(富)
부는 피라미드 하단에 대한 소유권과 거기에서 나오는 생산으로 구성된다. 피라미드 맨 위에 있기 때문에 거부(巨富)는 만인의 주목을 끌지만, 하단의 자연 및 환경자원과 물적자본, 기능, 지식, 기업가, 사회조직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부는 직접적으로 생활 수준을 높여 주고, 소비재를 구입할 수 있게 하며, 만약의 경우 – 실업, 질병, 노령 – 에도 경제적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힘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1995년도에 상위 가구 1%가 미국 총재산의 39%를 소유했으며 상위 20%는 총재산의 84%를 차지했다. 상위 1%에 진입하는데 놀라ㄹ 만큼 적은 재산만 있으면 충분하다. 200만 달러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고갑부 자리를 차지하려면 5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총가구의 80%에 있어서 주택은 총재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중간 소득 수준의 가구의 경우 금융 재산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 1995년도 순수 금융 재산은 불과 9,950달러였다.
피라미드 상단의 상위 10%는 개인 사업체 총지분의 92%와 총주식의 88%, 그리고 총유가증권의 80%를 소유하고 있다.
빚을 지는 것은 자기보다 빠르게 부를 키우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다만 부채를 짐으로써 소비 지출은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한다.
거부의 획득은 조건부 복권으로 간주하는 편이 좋다. 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꼭 필요한 장소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거대한 부는 제2 및 제3의 산업혁명 같은 변혁기에 창출되는 것이다. 현존하는 불균형 – 기술적, 사회적, 발전적 – 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운은 필수적인 요소다. 재능과 추진력, 인내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같은 재능을 가진 1950년대와 1960년대, 1970년대의 사업가는 막대한 부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적시에 꼭 필요한 장소에 있을 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한 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운을 이용할 재능 역시 갖추어야 한다.
부는 금융시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창출되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기술적, 발전적, 사회적 불균형을 해소시키는 가치를 평가한다.
벤처 자본가의 대부분은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출구의 위치부터 확인하고 싶어한다. 등뒤로 문이 잠기는 상태에서는 어디에도 들어서지 않는다.
나. 잃어버린 보물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의 부는 생산성 증가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미국의 노동 생산성 증가는 1987~1997년 동안에, 1960년대 매년 3.2%였던 것이 1.1%로 떨어졌다. 만약 제3의 산업혁명이 진행중이라면 어째서 생산성 증가가 가속화되지 않은 것일까, 어째서 다운사이징이 더 높은 생산성을 야기시키지 못했을까 아웃풋이 올라감에 따라 생산성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공공연하게 고용을 삭감했지만, 그에 따라야 할 생산성 증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동 시간의 증가는 가속화되었지만 도구 건설에 대한 물적투자는 둔화되었다. 1960년대에는 노동시간당 자본이 매년 2.8% 성장했지만, 1990년대 노동 시간당 자본이 매년 0.8% 성장하는데 그쳤다.
다운사이징은 실제로 행했졌고 수백만 노동자들이 수익성 있는 회사에서 퇴직당했다. 기술의 대도약 역시 실제로 일어났다. 현대판 도굴꾼이 인공지능산업의 시대에서 마땅히 나왔어야 할 생산성 증가라는 보물을 훔쳐 간 것이다.
서비스는 닻과 같아서 바람과 조류를 타고 선박이 바다로 항해하는 속도를 늦춘다. 서비스 부문의 성장이 다른 부문의 플러스 영향을 상쇄시키고 있다.
서비스 부문은 최대의 파트타임 노동자와 우발적인(임시직, 대기직,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 부문이 되고 말았다. 파트타임 직으로 전환되면서 임금은 낮아지고 좋은 직장에서 핵심 부분이던 부가급부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5. 새로운 건설
가. 부의 창출을 위한 긴장관리
미국에는 교사들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말해 주는 국가적 커리큘럼이나 국가 졸업시험 같은 것이 없다. 그런데 학업 성적이 시원찮은 반항적인 고등학교 졸업생이 오로지 높은 IQ에만 근거해서 미국 최고의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학업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학생이 아니라 학교의 과실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시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30만 명에 달하는 공공 및 민간 교도관이 180만 명이나 되는 재소자들을 감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얼마든지 생산성에 기여할 수 있음에도 그냥 앉아서 빈둥거리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5배 많은 중국에서는 재소자들이 50만 명도 안 된다. ##2008년 애틀랜타 타임즈에 의하면 미국은 230만 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5%이지만, 재소자 수는 전세계 재소자의 1/4에 해당한다고 한다. 중국은 160만 명, 미국은 10만명당 751명, 러시아 627명, 영국 151명, 독일 88명, 일본 63명, 산마리노 공화국 1명##
미국에서는 추가로 100만 명의 공공 경찰과 90만 명의 민간 경비원들이 감옥에 들어가지 않은 미국인들을 감시하고 있다.
일본은 체계가 잘 잡혀 있어서, 잡초가 자랄 틈이 없지만, 꽃이 자랄 틈도 없다. 일본에는 재소자가 10만 명도 되지 않고 경찰관의 수도 25만 명이 되지 않는다.
질서는 발전과 부의 창조 과정을 시작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자본, 노동)을 결집시키는 데 필요하다.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모방하는 단계에도 질서가 필요하다. 훈련과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경제의 선도자가 되고 기술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다시 질서와 혼란의 균형이 요구된다.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법이 개발되어야 하는 것이다.
부의 창출을 위해서는 개인의 욕구와 공동체의 욕구 사이에 어느 정도 긴장과 균형이 이루어지고 또 그것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
작고 새로운 회사들은 대개의 경우 크고 오래된 회사의 자회사로서 출발한다. 대학이나 국가 연구 실험실 출신은 상대적으로 거의 없는 편이다. 이들 작고 새로운 회사들은 크고 오래된 회사들이 개발은 했으면서도 큰 시장성이 없으리라고 여기는 기술들을 이용한다. 새로운 회사의 경영진은 대기업을 경영기술을 익히는 장소로 삼아, 그 덕분에 자신의 회사를 시작할 때는 실수를 좀더 줄일 수 있다.
역사를 통틀어 볼 때 인류는 탐험가이며 모험가였다. 이제 지리적인 탐험이라는 게임은 거의 막바지에 달했다.
우리의 무한한 미개척지는 과학이다. 기술을 전에 가 보지 못한 곳까지 끌어올리고 과거에 건설한 적이 없는 것을 건설한다는 것은 인류가 과거에 가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소련은 1950년대 성공적인 경제 발전의 모델로 부상했다. 아주 가난한 국가에서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중급의 1인당 소득을 자랑하는 세계 군사 초강대국이 되었다. 자원을 결집해서 선두를 추격할 수 있었지만, 변화의 주체가 없었던 까닭에 경제 발전의 제2단계를 넘어설 수가 없었다. 그 결과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침체기에 접어들었으며, 1990년대에 이르러 체제가 붕괴하고 말았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두 체제 모두 변화의 주체가 없었다. 두 체제 모두 계획적으로 기업가를 추방했다.
나. 부의 피라미드 건설
일본 – 일본의 재건 작업은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있는 사회조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편파적인 자본주의적 행태, 허위 장부, 친구 및 친지들에게 짜고 하는 대출, 정치가들에게 주는 상납, 각종 범죄행위들
거품경제의 여파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라는 점에서 전망해 볼 때 일본이 환태평양권에서 가장 취약하다. 금융 문제는 여전히 곪은 상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일본은 케인즈가 말한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다. 금리는 제로인데도 대출은 불가능한 상태다.
성장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부채를 없애야 한다.
일본은 현재 19세기의 미국이 쓴 것과 같은 내적 성장 전략을 필요로 한다.
서유럽 – 기업가의 건설이 필요하다. 서유럽의 재건 작업은 피라미드의 한 단계 위에서부터 시작된다.
산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서 획기적인 신기술을 이용하여 빠른 시일 내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영국의 문제는 필수적인 기술 인력의 대량 확보 문제다. 영국의 과학자는 아주 탁월하지만 수적으로 너무나 적다. 영국은 기술교육을 등한시하여 첨단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없다.
이스라엘은 영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 준다. 러시아에서 이민자가 쇄도하기 전 이스라엘에는 6만 명의 기술자가 있었는데 국방에 필요한 인원을 공제하자 첨단산업을 운영할 인력이 모자랐다. 그러나 러시아 이민자 80만 명 가운데 20만 명이 기술자였기 때문에 그들이 이스라엘에 첨단 산업의 설립에 필요한 대량 기술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
지적재산권과 특허에 대한 강력한 보호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제 붕괴가 시작된 이후 엔과 달러 사이의 환율 동요를 예로 들면, 1990년 이후 미국과 일본 경제의 상대적 성과에 관련된 정보의 진폭은 아주 작은 것이었다. 그러다 1990~1995년 사이에 엔은 1달러당 160엔에서 80엔으로 치솟았으며, 1998년에 달러당 거의 150엔 선까지 하락했다가, 1999년 초에는 다시 110엔까지 반등했다. 이런 진폭에서는 산업이 안정될 수가 없다. 세계 제1위와 제3위를 차지하는 경제가 통화가치에서 큰 폭으로 동요할 경우, 세계 경제는 그것에 따라 동요할 수밖에 없다.
세계 기업은 팽창하고 국가 정부는 위축되고 있다. 국가 정부의 힘을 위축시키는 바로 그 힘이 국가간, 기업간, 개인간의 경제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에 의해 게임에 끼여들게된 정부들은 고조되고 있는 불평등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 기능과 인프라가 없으면 어떤 국가도 이 세계적인 게임에 참여할 수 없다.
자본 수익은 올라가고 노동 수익은 떨어지고 있다.
에필로그
역사책에는 제국을 건설했던 개인 – 알렉산더 대왕, 케사르, 피터 대제, 나폴레옹 – 은 물론 제국 건설자였던 사회 – 이집트, 그리스, 로마, 마야, 잉카, 스페인, 영국 – 가 기록되어 있다. 위대한 사상의 건설자들 –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성 어거스틴, 세익스피어, 괴테, 뉴턴, 아인슈타인 – 이 빼곡이 기록되어 있다.
부의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데 있어 토지와 자연자원의 중요성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지리적 제국으로는 과거와 같은 부를 창출하지 못한다. 거기에서 얻을 이득보다는 건설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부의 피라미드 건설에서 지식이 갖는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획기적인 기술을 창출한 인물들이 우리 시대의 제국 건설자로서 기억될 것이라는 것 역시 확실한 사실이다.
파르테논 신전, 제국시대의 로마, 마야의 도시국가, 마추픽추, 고딕 양식의 대성당, 만리장성, 타지마할, 앙코르와트 등 대건축물을 감상해 보라.
역사는 명확하다. 현재까지 기억되는 개인과 사회는 건설자드이었다. 소비하는 자는 결코 기억되지 못한다. 인류를 동물과 구분 짓는 점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건설자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미래는 별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미래는 인간 스스로가 관리한다. 인간은 시간의 모래밭에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
실업을 낮추고 가난을 없애는 것은 비전이 아니다. 그것은 쓰레기를 치우는 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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