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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수소로 읽는 현대과학사

수소로 읽는 현대과학사 - S. 리그던

Hydrogen: The Essential Element by John S. Rigden

수소에 관한 지식의 변천사는 현대과학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수소를 더욱 잘 알게 되었다기보다 수소에 숨어 있는 비밀이 밝혀지면서 현대과학이 지금처럼 발전하게 된 것이다.


서평

수소라는 단일 원자 하나로 이렇게 현대과학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  처음에 시시하게 보여 잡았던 이 책이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는 철학적 사고가 과학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물론 더 복잡한 원자들을 다루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고, 구체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는 것들의 관계를 파악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시도가 현대과학의 작은 돌팔매에 해당되는 느낌을 주지만, 그러면서도 수소 원자 하나만을 분석한 것에도 많은 매력이 보인다. 수소만 따로 떼어서 생각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고 느끼지만, 이렇게 모아 놓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여기서 사고가 확장된다는 느낌을 확연히 가지게 될 것이다.


1.
우주의 탄생 : 수소와 빅뱅

우주가 팽창을 시작할 때 시간도 비로소 흐르기 시작했고 온도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빅뱅이 일어나고  0.01초가 지났을 때 우주의 온도는 약 1,000K, 1.09초 후에는 100K, 그리고 13.83초 후에는 30K까지 식었다. 그 후 약 4분이 경과한 뒤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이 형성되면서 상호 작용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인플레이션 팽창이론과 비교해 보기##
빅뱅 후 30만년이 지났을 때 우주의 온도는 3,000K까지 식었으며 공간은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초기에 형성된 원자의 약 92%는 수소였고 8%가 헬륨이었으며 극소량의 중수소가 만들어졌다. 현재 수소는 전체 원소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헬륨이 9%를 채우고 있다.
오늘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중수소는 우주의 탄생 초기에 생성된 것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서드베리에 있는 서드베리 뉴트리노 관측소에는 수천 톤의 중수를 채운 탱크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는 빅뱅 후 473*1000억 초가 경과했다.
16
세기 초 파라셀수는 금속이 산화할 때 가연성 기체가 부산물로 생성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는데, 그것이 수소이다.
1671
년 로버트 보일은 수소의 특성을 처음으로 규명하였다.
혼합물로부터 수소를 최초로 분리하여 그 특성을 규명한 사람은 헨리 캐번디시-Henry Cavendish이다. 1776
수소라는 이름을 처음 명명한 사람은 179458일 단두대에서 처형된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Lavoisier였다.

2.
물질의 단일성과 수소 - 윌리엄 프라우트 1815

프라우트는 종교가이고, 오르간 연주자였으며, 비뇨기과와 소화계통에 정통한 의사였다. 그는 겉으로 다양해 보이는 우주의 저변에 원초적인 물질이 존재하며, 만물의 기본이 되는 그 물질이 수소라고 생각했다.
기체 상태에서 물질의 비중과 원자 무게의 상호 관계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프라우트의 가설로 알려짐.
1897
년 톰슨은 전자를 발견함으로써 원자의 내부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911년에 러더퍼드는 원자핵을 발견
전세계적으로 정밀한 실험 결과가 얻어지면서 프라우트의 가설은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수소 원자는 다른 원자들을 구성하는 기본단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3.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 패턴을 찾아낸 스위스의 고교교사 - 요한 야코프 발머 1885

천왕성을 발견했던 윌리암 허셸은 1800년에 온도계를 이용하여 열을 측정한 결과 보라색에서 멀어질수록,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높아지고, 빨간색 영역을 지나 영상이 맺히지 않는 곳도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 것을 발견하ㅕ 적외선의 존재를 예언했다.
1801
년에는 독일의 물리학자 요한 빌헬름 리터가 보라색을 넘어선 영역에도 빛이 존재하는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이 자외선이다.
윌리엄 울러스턴은 슬릿을 이용하여 통과한 빛을 프리즘으로 다시 통과하였더니 직선형 줄무늬 중간 중간에 검은색 줄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요제프 프라운호퍼는 태양광선에서 574개의 검은 줄무늬를 발견하여 정확한 위치와 파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D라고 이름지은 두 개의 검은 선의 파장대가 실험실에서 나트륨을 대상으로 분광실험을 했을 때 형성되었던 밝은 무늬의 파장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1822
년 데이비드 브루스터는 불꽃을 일으켜 물질을 기화시켰을 때 나타나는 섬광을 측정하여 1.600개의 새로운 스펙트럼선을 찾아냈다.
키르히호프는 분젠과 함께 분광학의 기초를 이루는 발견을 한다. 동일한 물리적 조건에서 원소가 방출하는 빛과 흡수하는 빛은 각 원소마다 고유한 파장을 갖는다는 원리.
옹스트롱이 측정한 수소 원자의 네 개의 값은 6,562.10, 4,860.74, 4,340.10, 4,101.20이었다. 발머는 이 네 개의 숫자로 공식을 만들었다.람다는 옹스트롱 단위로 나타낸 파장이며, b는 수소원자의 기본수로서 3,645.6옹스트롱을 나타낸다. 발머는 n2라는 숫자를 사용하였다.

4.
보어의 수소 원자 모형 - 닐스보어 1913

1911
3월 러더퍼드는 새로운 원자 모형을 발표하였다. 금 원자의 중심부에 함유된 양전하의 양은 전자가 갖는 전하의 약 100배 정도되었고, 전자는 양전하를 띤 중심부 주변에 위치하는 모형이었다. 러더펴드는 핵-nucleus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1911
년 가을 러더퍼드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강좌에서 원자모형을 강의하였는데, 톰슨과 닐스 보어가 같이 듣고 있었다. 닐스 보어는 톰슨 밑에서 포스트닥터 과정을 밟고 있었다.
보어는 삼부작 논문에서, 톰슨과 러더퍼드의 공통적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두 사람의 핵모형이 역학적으로나 전자기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전자가 움직이면 전자기 복사를 연속적으로 방출하면서 전자의 에너지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전자의 궤도가 점점 작아지면서 결국 중심부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즉 모든 원자가 스스로 붕괴되는 황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러더퍼드의 원자모형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면서 전자가 핵 주위를 돌고 있긴 하지만 ‘복사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으면서’ 돌 수 있는 교묘한 궤도를 찾아낸 것이다.
그는 삼부작 논문에서 ‘전자의 운동을 지배하는 법칙이 어떻게 달라지건 간에 원자의 내부 구조를 설명하려면 양자적 행동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전기적 인력이 작용하고, 뉴턴의 역학법칙을 수용하면서, 전자가 몇 개의 특정한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다는 양자적 조건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에너지는 수소 원자가 놓일 수 있는 물리적 상태에 대응된다고 결론지었다.
수소원자의 가장 안정된 상태는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이다. 최소에너지 상태인 수소의 크기는 약 1.1옹스트롱(1.1*10-8cm)이었다. 당시 실험적으로 알려진 수소 원자의 지름은 약 1옹스트롱(1*10-8cm)이었으므로 보어의 원자모형은 매우 정확했다고 할 수 있다.
발머의 공식은 스텍트럼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재현했지만 그런 공식이 왜 나와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에 싸여 있었다. 보어는 전자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플랑크 상수와 빛의 진동수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수소원자의 높은 에너지 상태와 낮은 에너지 상태의 차이는 수소원자에서 방출되는 빛의 에너지와 일치한다는 발견을 했다.

En = - 2П2me4/n2h2
m은 전자의 질량(8.85*100-28)이고, e는 전자의 전하량(4.7*10-10), h는 플랑크 상수(6.5*10-27),n은 정수이다.

이 관계식을 이용하여 전자가 가질 수 있는 궤도들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계산하면

En3 – En2 = 2П2me4/h2 [1/n23 – 1/n22 ]

n2이 발머의 공식에도 나타나는 점에 착안하여 수소원자에서 방출되는 발머계열 스펙트럼선의 에너지를 hf로 표현한 값이 수소원자가 가질 수 있는 각 상태들간의 에너지 차이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어의 원자모형에 결점이 있었다. 1891년 앨버트 에이브러햄 마이컬슨은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고해상도 광학기계를 발명하여 발머계열의 첫 번째 스펙트럼선인 Hα선이 하나의 선이 아니라 파장이 아주 비슷한 두 개의 선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1. 수소원자 속에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만나다 – 아르놀트 조머펠트 1916

물리학자들이 성공을 거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제일 먼저 수소원자를 다루고 그 이론을 헬륨이온까지 확장시킨 후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 리처드 파인만
1915년 아르놀트 좀머펠트는 자신의 논문에서 양자 개념과 상대성이론을 처음으로 결합시켰다. 그의 제자들은 파울리, 하이젠베르크, 한스 베테 등이었다. 좀머펠트는 발머계열의 Ha 파장이 두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논리를 펼쳤다.
케플러의 천체의 타원 운동에 따른 두 개의 중심이론을 원용하여, 전자가 타원을 따라 도는 것을 허용하였다. 타원의 장축은 보어의 양자수 n에 의해 결정되고, 단축은 새로 도입된 양자수 k에 의해 결정했다. 원자 속에서 궤도 운동을 하는 전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론적 효과, 특히 핵을 향한 쪽으로 움직일 때 질량 증가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전자가 원자핵에 가깝게 접근하면 타원 궤도와 관련된 에너지의 변화가 생기면서 에너지 준위는 두 갈래로 갈라지게 된다.좀머펠트는 n=2일 때 두 가지 에너지 상태가 가능하며, 각각의 경우 상대론적 질량 변화가 다르기 때문에 에너지도 달라진다.
위의 논의에 따른 수소의 스펙트럼을 수소 원자 스펙트럼의 미세구조라고 부른다.

  1. 미세구조상수 – 아르놀트 조머펠트 1916

범우주적 상수의 목록

중력상수 G = 6.67259 * 10-11m3/kg.s
빛의 속도 c = 2.99792458 * 108m/s
플랑크상수 h = 6.6260755 * 10-34J.s
전자의 전하 e = 1.60217733 * 10-19C
전자의 질량 me = 9.1093897 * 10-31kg
양성자의 질량 mp = 1.6726231 * 10-27kg

조머펠트의 미세구조 상수는
α = 0.00729735308 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표현된다.
α = 1/137.0359895
다른 상수들을 이용하여 미세구조상수를 표현하면
α = e2 / 2ε0hc
미세구조상수는 광자와 전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의 크기를 결정한다. 만약 광자와 전자가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 미세구조상수는 0이었을 것이다.
미세구조상수에는 단위가 없다. 즉 원주율과 비슷하다. 어떤 단위계를 사용하건 동일하다. 또 다른 상수들과 달리 모든 경우에 적용된다.
h/mn(h는 플랑크상수이고, m은 중성자의 질량이다)을 측정하면 미세구조상수가 얻어진다.
초전도 접합점에서 조지프슨 효과에 의한 교류전류를 측정하면 미세구조상수가 얻어진다.
양자홀효과에서 e2/h를 측정하면 같은 값이 얻어지고
전자와 양전자의 자기모멘트를 측정하면 같은 값
양성자 대신 뮤온을 중심으로 전자가 회전하는 뮤온원자의 에너지 준위도 같은 값
헬륨원자의 스펙트럼을 관측해도 같은 값이다.
맥스웰의 고전 전자기학을 양자역학버전으로 재구성한 양자전기역학은 과학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이론이다. 물리학자들은 양자전기역학과 미세구조상수를 이용해 수많은 물리량을 계산하였고, 이는 실험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1. 양자역학의 탄생 – 하이젠베르크, 파울리, 디랙

학창 시절 하이젠베르크는 이론물리학과 수학에 발군의 실력을 갖춘 학생이었지만, 연구 활동에 익숙하지 않았는지 1923년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서 실험물리학의 대가인 빌리 빈의 질문에 거의 대답을 하지 못하였고, 크게 낙담하여 뮌헨대학을 떠나 괴팅겐 대학의 막스 보른 밑에서 조교 생활을 시작하였다.
파울리가 보어에게 보내는 하이젠베르크를 평하는 편지는, 하이젠베르크는 좀더 철학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가정들을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과거 이론과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썼다.
하이젠베르크의 논문을 읽고 디랙은 양자역학의 기본방정식을 완성했다.

  1. 파동역학의 산파 수소원자 – 에르빈 슈뢰딩거 1926

1926년경 세가지 버전의 양자역학이 존재하고 있었다. 세 번 째가 슈뢰딩거의 양자역학이다.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과 구별하기 위해 종종 파동역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에는 파동의 주체가 없다는 모호함이 있다.
정작 파동함수의 해석을 옳게 내린 사람은 막스 보른이다. 파동함수의 제곱 범위 내에 있는 것은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고, 그 최대값을 가지는 것이 0.529옹스트롱으로서 보어가 계산했던 원자의 크기 0.5옹스트롱과 거의 일치한다.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에서 탄생한 행렬 수학은 물리학자들에게 매우 생소했던 반면 슈뢰딩거가 사용한 수학은 매우 친숙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행렬 수학으로 서술되었으며 매우 이상한 계산법칙을 따르고 있었고, 슈뢰딩거방정식은 편미분방적식으로 시작되었으며 이미 잘알려져 있는 풀이과정을 따라가면 누구나 해답을 구할 수 있었다.
슈타르크효과 – 수소 원자가 전기장 안에 놓이면 발머계열 스펙트럼 선은 다시 몇 개의 선으로 갈라진다.
지금까지 양자역학이 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 원자 규모의 작은 영역에서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존재한다.

  1. 수소원자와 디랙의 전자이론 – 폴 디랙 1928

1928년의 기념비적 논문 – 전자의 양자이론 – 은 20세기에 발표된 가장 위대한 논문중 하나로 꼽힌다.
전자를 점입자로 간주한 상태에서 수소 원자에 새로운 양자역학을 적용하면 실험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안정된 상태에서 실험으로 관측된 에너지 상태의 수는 이론에서 예견되는 상태 수의 두 배로 나타난다.
전자의 스핀에 따라 전자의 에너지는 약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디랙의 이론은 임의의 가정을 전혀 도입하지 않은 채 13년 전에 조머펠트가 유도했던 미세구조공식을 정확하게 재현했을 뿐 아니라 전자스핀에 의해 나타나는 스펙트럼의 미세구조까지 이론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를 완벽하게 설명하였다.
디랙은 전자의 스핀을 도입하지 않고 가장 원리적인 단계에서 방정식을 유도했음에도 전자의 스핀이 이론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한 이론이 전자의 스핀까지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디랙의 원래 의도는 음전하를 가진 전자를 설명하는 것이었지만 디랙방정식의 해는 양전하를 갖는 어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하고 있었다. 디랙이 예견한 양전자는 칼 앤더슨에 의해 발견되었다.

  1. 중수소의 발견 – 헤럴드 유리 1932

동위원소는 1910년 프레드릭 소디에 의해 발견되었다.
중수소 H2 는 원자핵이 한 개의 양성자와 한 개의 중성자로 한 개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H1 : H2 = 99.985 : 0.015 이다.
유리의 실험 – 샘플로 채취한 수소에는 H1 7000개 당 단 한 개의 H2가 있었다. 분광기로 스펙트럼 패턴을 보면 파장의 위치가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또 액체 수소를 서서히 기화시키면 수소-수소 분자가 가벼워 먼저 기화하므로 수소-중수소 분자의 농도가 짙어진다. 온도를 14K에서 시작하여 발머계열 스펙트럼선이 6배나 진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중수소의 존재를 밝혔다. 1934년 노벨화학상 수상, 수상금의 절반을 젊은 물리학자 라비에게 나누어 주었다. 라비는 그 돈으로 분자 빔 발생장치를 새로 구입하였다.
두 개 이상의 핵자로 이루어진 원자핵만 고려한다면 중수소가 가장 간단하다. 중양성자와 중성자간의 결합력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과학적 이정표를 세운다.

  1. 양성장의 자기모멘트 – 오토 슈테른 1933

슈테른 – 게를라흐 실험은 분자빔실험으로서 슬릿을 통하여 느릿하게 발사된 원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실린더 내부에 실험자가 원하는 힘을 발생시키면 그 힘이 원자에 미친 영향을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슈테른은 빔이 지나는 길목에 자기력 발생장치를 세팅했다. 은원자는 자신의 갈 길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고 어떤 제한조건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이 분명한 모습을 보였다.
제만효과 – 원자가 자기장 안에 들어가면 전자의 궤도가 자기장의 방향에 대해 몇 가지 특정 방향으로 양자화되고,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선이 몇 갈래로 갈라진다는 현상
물리학자들은 디랙의 이론에 의거하여 양성장의 자기모멘트가 전자의 자기모멘트보다 훨씬 작을 것(1/1836)이라고 생각했다.
양성자에 의한 자기모멘트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분자의 회전운동에 의한 자기모멘트와 스핀에 의한 자기모멘트를 분리해내야 한다. 슈테른의 생각은, 모든 수소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내부에 들어 있는 두 개의 양성장의 자기모멘트는 동일한 방향이나 반대방향을 향한다. 이 두가지 배열상태는 자기장을 지날 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두 양성자의 자기모멘트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 수소 분자는 외부 자기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데 착안.
양성장의 자기모멘트는 핵마그네톤이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전자의 자기모멘트는 보어마그네톤이다. 1928년 디랙의 이론으로부터 예측되는 양성자의 자기모멘트는 1핵마그네톤이었다. 슈테른이 얻은 결과는 2.5핵마그네톤으로 150%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1. 자기공명법 – ㅣ지도어 라비 1938

박사과정을 마치고 무작정 유럽을 방문하여, 슈뢰딩거,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도 만난 후, 함부르크의 슈테른의 실험실을 방문한 라비는 슈테른에게 몇 가지 제안을 했다. 그러자 슈테른이 ‘자네가 직접 해보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자기장을 걸어 분자 빔의 궤적을 휘어지게 하는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라비는 1929년 미국으로 돌아 와 수소와 중수소를 이용한 분자 빔 실험을 계속하였다. 라비는 슈테른이 측정한 양성자의 자기모멘트가 디렉의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서 약간의 변형을 가한 실험을 했다. 수소 분자 빔이 아닌 수소 원자 빔을 사용하여 빔의 궤적을 크게 변형시킬 필요가 없었으므로 강한 자기장을 동원할 필요도 없는 실험이었다.
후에 자카리아스가 합류하였고, 자기공명법이라는 획기적인 발견을 이루었다.
1934년에 라비는 10%의 오차를 가지는 자기모멘트 값을 발표했다. 3.15 핵마그네톤 정도였는데, 슈테른이 발표했던 2.5핵마그네톤보다 훨씬 컸다. 라비는 중성자의 자기모멘트도 측정했는데 0.77nm26%의 오차를 가지고 있었다.
2라운드에서 라비는 오차를 발생시키는 입자 감지용 유리판의 색상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대신에 선형감지기를 도입하여 입자가 도달하면 전기저항이 달라지도록 만들었다. 자석을 하나 추가하여, 빔이 휘어진 후 재차 휘어져서 원래의 궤적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라비는 2차 실험에서 양성자 자기모멘트의 부호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2차 실험으로 얻은 양성자의 자기모멘트는 2.85nm이었고, 중양성자의 자기모멘트는 0.85nm이었다. 이로부터 유추된 중성자의 자기모멘트는 -2.0nm
2차 실험에 도입된 두 개의 자석으로 된 장에 자석 하나를 추가한 것을 T-장이라고 하는데, 이는 고정된 값을 가진 자기장으로 자기공명법을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37년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의 호르터가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여 라비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고정된 T-장만 고집하시는가, 진동하는 장을 도입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T-장을 이용한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정성적인 단계에 머문다. 그러나 진동하는 장으로 만들면, 빔 속의 모든 입자가 근본적으로 동일한 진동수를 경험하게 되고, 실험자는 입자 빔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진동하는 자기장의 성능을 보강하여 1938년에 실행한 3차 실험에서 양성장의 자기모멘트는 2.785nm, 중양성자의 자기모멘트는 0.855nm였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자기공명은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 등의 분야에 응용되기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의료 분야의 필수적 진단장비인 자기공명영상기-MRI로 발전하였다. 원통형 자석 자기장 속에서 몸을 이루고 있는 수소 원자들이 감지되어 몸의 단면이 영상화되었던 것이다.

  1. 중양성자의 사중극자모멘트 – 노먼램지, 이지도어 라비 1939

1932년 제임스 채드윅이 중성자를 발견, 칼 앤더슨이 양전자를 발견, 해럴드 유리가 중양성자를 발견, 어니스트 로런스는 입자가속기의 에너지를 100V 수준으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1938년 자기공명법을 수소 H, HD, D2 에 적용한 실험팀은 뾰족한 공명곡선이 나타날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실험을 직접 실행한 램지는 H2 D2 의 경우에 전혀 다른 형태의 곡선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번수소의 경우는 피크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넓고 구불구불한 곡선이 얻어진 반면, 중수소의 경우에 폭이 넓긴 하지만 하나의 피크가 선명하게 나타난 것이다.
램지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자기장의 진동을 줄이면 H2 곡선이 여섯 개의 공명 곡선으로 분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명 곡선의 날개에 해당되는 부분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한 끝에 그 부분 역시 여러 개의 공명 곡선으로 분리되며 공명을 나타내는 피크들 사이의 거리가 H2 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알아냈다. 이것은 D2 의 내부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했다.##실험도표는 160,162페이지 참조##
새로운 공명 곡선은 예상보다 크기가 여섯 배나 컸다. 이것은 바로 ‘전기적 사중극자-electric quadruple moment였다.
중양성자 내부의 양전하가 거리를 두고 두 지점에 밀집되어 있다면 다른 두 지점은 상대적으로 양전하가 적은 상태, 즉 음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이런 상태에서는 두 개의 양전하 중심과 두 개의 음전하 중심이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중심력이 작용하는 물리계에는 사중극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중심력의 크기를 좌우하는 것은 두 물체 사이의 거리뿐이지만 중양성자 내부에 존재하는 사중극자를 설명하려면 양성자와중성자 사이의 거리뿐 아니라 양성자와 중성자를 잇는 직선과 스핀 축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텐서힘을 도입해야 했다.
1966년 한스 베테는 1935년부터 1948년 사이 핵물리학계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 세 가지는, 핵력의 구체적인 특성을 규명한 것이고, 유가와의 퍼텐셜, 그리고 중성자의 사중극자가 발견된 사건이라고 하면서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했다.

  1. 큰 물질 속의 자기공명 – 에드워드 퍼셀, 펠리스 블로흐 1946

마그네트론 – 1W출력의 10cm짜리 파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물질
MIT복사연구소 – 레이더를 개발하는 공대부설연구소이지만, 위장으로 복사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임.
전쟁이 끝나기 직전에 다수의 물리학자는 물리학 서적을 집필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때 완성된 27권짜리 전집에는 그동안 레이더를 개발하면서 축적된 실험 기술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흔히 MIT 복사연구소 시리즈라고 불리는 이 책은 그 후로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참고서적이 되었다.
퍼셀의 의문 – 라비가 분자빔을 이용하여 실행한 자기공명 실험을 고체에 적용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945년 가을 퍼셀과 블로흐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하바드대학과 스탠퍼드대학에서 각각 실험을 하였다.
복사연구소의 물리학자들은 레이더파의 파장을 가능한 한 작게 만들어 나갔는데 파장이 1.25cm에 이르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공기 중에 함유된 수증기였다. 물분자는 두 가지 양자적 상태에 놓일 수 있는데 이들 사이의 에너지 차이가 1.25cm짜리 복사를 흡수하기에 알맞은 값이었기 때문이다. 퍼셀은 물분자의 경우에서 습득한 양자적 이중 상태를 자신의 실험에 도입하여 큰 물질의 핵자기공명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블로흐는 자기모멘트를 재배열시키는 아이디어를 자신의 실험에 적용하여 핵자기공명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룬다.
양자는 1952년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핵자기공명은 새로운 화학적 정보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다. 수소 원자핵은 자기모멘트가 아주 작기 때문에 분자 내부에서 매우 예민한 탐지 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
화학적편이-chemical shife라 불리는 현상은 어떤 특정 상태의수소 원자핵으로부터 발생한 핵자기공명 신호가 다른 환경에 있는 수소 원자핵의 신호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으로 분자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응용분야는 석유시추공 끝에 핵자기공명을 달기도 하고, 사람 몸 속을 촬영할 때 단파장의 빛을 투과시키는 X선과 달리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각 장기의 상태를 더욱 자세하게 촬영할 수 있다.
핵자기공명이 라비의 실험에서 발견된 1세대 산물이라면, MRI는 더 발전한 2세대 장비라고 할 수 있다.

  1. 디렉의 이론에 맞선 수소원자; 양자전기역학 – 윌리스 램 1947

1916년 조머펠트가 전자가 타원궤도를 돈다는 가정을 세웠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1928년 디렉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결합하여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이론을 구축하였다. 아무런 가정도 도입하지 않고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뿐 아니라 전자의 스핀과 자기모멘트까지 완벽하게 설명했다.

그림에서 보어의 에너지 준위는 하향분리현상-에너지가 작아지면서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디렉의 이론에 의하면 주양자수 2에서 세 개의 에너지 상태는 2S, 2P1/2, 2P3/2 의 대응에서 두 개 이상의 상태가 같은 에너지준위에 있는 겹침상태-degenerate states인데, 이것들이 다른 상태일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있었다.
1938년 이 두 개의 에너지 준위가 정말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혔다.
이러한 램편이는 왜 중요한가? 원리적으로 발머의 스펙트럼선은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음전하를 띤 전자가 전기적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나타난 결과이며, 디랙이 발견한 미세구조는 상대론적 효과를 고려한 결과이다. 램편이를 설명하는 이론은 양자전기역학-QED뿐이다. 맥스웰의 고전적 전자기장이론은 양자역학적 버전으로 수정되어야만 했다.

  1. 전자의 비정상성을 예견한 수소원자 – 이지도어 라비, 존네이프,에드워드 넬슨 1946

양자화되어 있는 것은 에너지뿐만이 아니라 각운동량도 양자화되어 있다. 각운동량은 핵주변에서 움직이고 있는 전자의 운동과 전자의 스핀, 핵자의 스핀에 의해 나타난다. 전자와 핵자의 스핀은 고유 자기모멘트를 만들어내며, 자기장에 대해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상호 작용을 주고 받는다. 상대론적 효과와 전자의 자기모멘트에 의해 보어형 에너지 준위가 갈라지는 것을 미세구조, 핵자의 스핀에 의해 더욱 작은 갈래로 갈라지는 현상을 초미세구조라 한다.
라비-네이프-넬슨 실험은 이런 구조를 밝히는 것이다.
이론과 실험의 차이가 0.26%라면 그냥 넘어가지만, 수소의 경우는 아주 작은 오차도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라비의 실험과 디렉의 이론이 불일치한 것은, 디렉의 이론에서 예견된 전자의 자기모멘트 값이 실제와 다르기 때문이었다. 전자와 양성자의 자기모멘트로 인하여 이러한 초미세구조가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측정된 가장 정확한 전자의 자기모멘트는 1.0011596521884(43)보어마그네톤
이론적인 수치는 1.00115965214(4)보어마그네톤 괄호 안의 숫자는 마지막 자릿수에 존재하는 오차의 정도이다.
디렉의 이론으로 계산된 전자의 자기모멘트는 1.0보어마그네톤이었다.

  1. 은하의 지도를 그려준 수소원자 – 에드워드 퍼셀, 헤럴드 이웬 1951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반 데 헐스트는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신호에서 수소 원자가 감지될 수 있음을 예견했다. 이 신호는 초당 1,420.4026메가사이클의 진동수 또는 21cm의 파장을 갖는 것으로서 수소 원자의 특정 에너지준위 사이에서 전이가 일어날 때 방출되거나 흡수되는 빛의 진동수이다.
헐스트의 예견 몇년 뒤 하바드의 퍼셀과 해럴드 이웬이 수소 원자의 파장 21cm 전이를 관측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1951. 3. 25. 밤에 은하수 중심부 뱀주인자리-Ophiuchsu에서 처음으로 수소 원자 스펙트럼이 발견되었다. 퍼셀은 관측에 성공한 다음 날 헐스트와 네덜란드 연구팀의 프랭크 커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들이 발견할 때까지 게재를 미루어 달라고 하였다. 결국 네덜란드 연구팀과 호주 연구팀이 6주 후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 때 네이처지에 결과를 발표했다.
라디오파는 먼지나 수소구름을 쉽게 통과할 수 있으므로 21cm 스펙트럼선이 우주의 빽빽한 별들 틈을 가로질러 은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은하수의 가장자리에 나선형으로 뻗어 있는 팔은 대부분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곳에 분포되어 있는 별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광학망원경으로 볼 수 없다. 나선형 팔의 내부 공간에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다면 21cm 라디오파는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진다. 이렇게 자기장에 의해 스펙트럼이 분리되는 현상을 제만효과라 한다.
1968년 게리트 버슈는 수소원자 스펙트럼에서 제만효과를 발견하여 별들 사이의 공간에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후 수소 구름의 내부에서도 자기장이 발견되었다.
마젤란 성운도 수소 원자의 21cm 스펙트럼선을 통해 관측했는데, 광학망원경으로 확인된 크기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그리고 마젤란성운이 회전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21Cm파를 이용해서, 물과 암모니아 분자를 발견했고, 포름알데히드-HCHO도 발견, 특히 1994년에 발견된 아미노아세트산-NH2CH2COOH은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물질로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수소 원자는 우주공간 모든 곳에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수소원자가 중성인 상태로 존재하는 곳에서는 이 라디오파가 언제든지 방출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수소원자 하나는 133년마다 한번씩 방출한다. 우조공간 1m2 당 매년 60회 정도 21cm파를 방출하는 것이다.

  1. 수소 메이저 초정밀시계 – 노먼램지, 다니엘 클레프터 1960

1714년 영국정부는 42일 동안 2분 이상 틀리지 않는 시계를 공모하면서 2만 파운드의 상금을 내걸었다.
원자의 특성을 이용한 최초의 시계는 수정시계였다. 그러나 수정시계는 수정을 이루고 있는 산소원자나 실리콘원자의 개별적 특성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수정결정의 역학적 성질을 이용했으므로 엄밀히 원자시계라고 할 수는 없다.
1920년대 말에 벨 전화연구소에서 수정결정의 진동을 이용한 시계를 최초로 개발했다.
수정시계의 오차는 하루당 약 0.0001초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바다와 에베레스트 산 정사의 시계의 차이는 1년동안 약 0.00003초에 지나지 않는다.
원자시계는 라비의 자기공명법에 기초하고 있다. 원래 진자시계는 시계가 움직이거나 위도가 달라지면 주기에 변화가 생긴다. 원자의 경우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에너지 상태로 양자전이를 일으키면 명확한 진동수와 주기를 갖는 전자기 복사가 방출된다. 원자에서 방출된 복사파의 진동주기는 수정이나 단진자와 달리 온도, 압력, 습도, 가속도 등 주변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원자에서 방출된 복사를 시계로 활용하려면 복사의 진동수를 측정해야 한다. 발며계열의 경우 진도수가 훨씬 커서 진동수 측정이 거의 불가능하여, 라비의 자기공명법이 사용되었다. 램지는 자기장이 걸려있는 영역을 두 구획으로 나눠 입자가 두 차례에 걸쳐 장을 통과하도록 만들었고, 입자가 자기장 속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늘여서 성공하게 되었다.
자카리아스는 세슘원자를 이용하여 연직 상승방향으로 발사하면 한동안 위로 진행하다가 다시 중력에 의해 떨어지므로 자기장 속에 머무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조절하는 시계를 고안했다. 실용화된 것은 40년이 지난 후의 일로서, 2,000만년당 1초 정도밖에 틀리지 않는다.
초라는 단위도 1967, 세슘 Cs113 원자의 공명진동이 9,192,631,770회 반복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새로 규정되었다.
램지는 원자를 자기장 속에 가두는 방법을 사용하여, 입자가 한동안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자기장의 진동수가 임계진동수와 일치할 때 밖으로 탈출하게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세슘원자시계는 감지기가 입자를 감지하면서 작동하지만 수소메이저시계는 수소원자에서 방출된 복사를 직접 이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수소분자가 방전과정을 거치면서 원자로 분해되고, 자기장 속으로 진입하면, 수소원자는 특정한 초미세구조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에너지 준위는 퍼셀과 이웬이 우주공간에서 은하수의 지도를 작성할 때도 사용한 준위이다.
수소메이저시계는 3억년에 1초정도 오차를 보이는 정도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점은 시계의 정확성이 단 며칠밖에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소원자들이 내벽과 충돌하면서 공명특성에 변화가 생기고 시계의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퀘이사 관측시 두 개의 전파망원경의 시간을 맞출 때 사용된다. 또 높은 고도에서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검증에도 사용되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과 페르미 국립가속기에서는 케이온과 반케이온으로 실험을 하면서, 반케이온이 케이온으로 전환되는 데 더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발견되었다. 이것이 우주 전역에 걸쳐 물질이 반물질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이유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지도 모른다.

  1. 뤼드베리상수 – 요하네스 뤼드베리 1890, 테오도어 헨슈 1992

뤼드베리 상수가 출현한 것은 1890년 이었다.
기본상수의 문제 –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전자, 양성자, 중성자에 대한 전하와 질량은 기본상수인데, 저나와 양성자가 가지는 자기모멘트는 자연에 내재하는 기본상수이다. 그러나 중력이론, 전자기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에 등장하는 중력상수, 빛의 속도, 프랑크상수, 미세구조상수 등은 자연에 내재하는 상수가 아니라 이론으로부터 탄생한 기본상수이다.
기본상수는 여러 이론에서 동일한 형태로도 나타난다. 전자의 전하와 플랑크상수의 비율인 e/h는 응집물리학과 양자전기역학, 고에너지물리학, 원자물리학, 등의 분야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발머가 수학공식을 발표한 14년 뒤 스웨덴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요하네스 로베르트 뤼드베리는 발머의 공식을 일반화하는 식을 발표했다.
1/λ = N ( ¼ – 1/m2 )
여기서 λ는 스펙트럼선의 파장이고 m은 정수이며 N은 뤼드베리가 도입한 상수로, 109,721.6cm-1 이다. 뤼드베리는 N이 모든 원소의 모든 스펙트럼계열에 대하여 항상 동일한 값을 갖는 범우주적 상수라고 주장했다.
보어의 이론에 의하면 뤼드베리상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다른 기본상수들의 조합으로 표현되는 중요한 상수라고 한다. 보어가 밝힌 뤼드베리상수의 정체는 다음과 같다.

R = 2π2mee4 /h3c

보어는 전자의 질량 me 와 전자의 전하 e, 그리고 플랑크상수 h와 빛의 속도 c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상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데 발머계열 스펙트럼의 Hα 선이 기준이 되었다.
뤼드베리가 1890년에 109,721.6으로, 휴스턴이 1927109,737.424, 버지는 1941109,737.303으로, 두몬드가 1953109,737.309, 키블이 1974109,737.326으로 측정하였다.
그러나 1985년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수소원자 스펙트럼선이 하나의 파장으로부터 형성된 선이 아니라 여러 개의 파장이 비슷한 영역에 밀집되어 형성된 것이 판명되었다. 1974년 이전의 실험은 도플러효과 때문에 정확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헨슈는 새로운 형태의 염료레이저를 개발하여 도플러효과를 줄이고 실험하였다. 헨슈는 이를 포화분광법-saturation spectroscopy이라 불렀고 정확하게 측정하였는데,
N = 109,737.3143이었다.
2년 후인 1976년 대학원생 칼 위먼과 함께 편광분광법-polarization spectroscopy을 개발하여 정확성을 더 높였다. 즉 원형편광된 강한 레이저빔과 선형편광된 약한 레이저빔을 반대방향에서 발사하여, 파장이 일치될 때만 측정을 하였다.
이로 인한 측정치는
N = 109,737.31476 이었다.

발머계의 Hα 전이는 수소원자의 두번째 에너지 준위와 세번째 에너지 준위에서 발생하는데, 라이먼계열의 라이먼 알파 전이는 첫번째와 두번째 준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스펙트럼선이 도플러효과 영향을 받지 않고 아주 가늘게 나타난다. 다만 발머계열이 가시광선 영역인데 비해, 라이먼 계열은 자외선 영역이므로 염료레이저 사용에 애로가 있었다.
다시 이중광자분광법을 사용하여, 진동수가 절반이 레이저빔을 거울에 반사시켜 수소원자 용기를 통과하게 하면, 수소원자는 두차례에 걸쳐 일광욕을 하는데, 운동방향에 상관없이 도플러 효과가 상쇄된다. 이렇게 측정한 결과
N = 109,737.31492 였다.
그후 실험조건을 더 개선한 결과
N = 109,737.3156841 이었다.
다시 1997년 헨슈의 실험팀은 가장 정확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N = 109,737.31568639
## 개인적으로 실험열의는 놀라웠으나, 실제 과학에서도 잘 사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인다 ##

  1. 우주에 존재하는 다량의 중수소 – 데이비드 슈람 1945~1997

1996년 칼텍 천문연구팀은 팔로마디지털 천문관측이라는 이름 아래 희미하게 빛나는 이상한 천체를 발견했다. 별도 아니고 은하도 아니었다. 기존의 어떤 천체와도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1999년 하와이의 켁 망원경이 조사한 결과 수소원자에서 방출되는 독특한 패턴이 발견되었다. 결국 천문학자들은 그것을 퀘이사라고 결론내렸다.
슈람은 우주에 흩어져 있는 가벼운 원자들의 분포상태가 빅뱅이론과 부합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1991년 슈람은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관측하여 수소원자와 중수소원자의 비율이 10,000:3이라고 결론내렸고, 그후 10,000:3.5로 수정했다.
별 속에 함유되어 있는 중수소는 핵융합반응을 거치면서 더 무거운 원자로 변환되므로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본다.
빅뱅 당시의 중수소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의 중수소함량이 필요하다. Q0014+813이라는 이름의 퀘이사는 140억년 정도의 과거모습을 가지므로, 빛을 분석하여 중수소의 양을 결정할 수 있었다. 분석결과 1만개당 3.4개의 중수소가 존재하였다.

  1. 반수소

우주의 어딘가에 반물질이 밀집되어 존재한다면 그 경계선 상에서 감마선 배경복사가 방출되어야 한다.
물리학자들은 물질과 반물질 사이의 불균형을 보존법칙과 대칭성원리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보존법칙이 위배되는 사례가 있다. 바로 바리온수에서 찾을 수 있다. 바리온은 양성자와 중성자, 그들의 반입자를 총칭하는 것으로 바리온수 보존법칙이란 바리온이 개입된 모든 물리적 과정에서 바리온수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입자들은 에너지상으로 불안정하다. 안정되려면 질량이 작은 입자로 붕괴되어야 한다. 고립된 상태에 있는 중성자는 평균적으로 896초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양성자와 전자로 붕괴된다. 양성장의 수명은 1030 년으로 우주의 나이보다 1020 배나 길다.
우주가 물질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바리온수 보존법칙이 조금 위배되면서 대칭성원리도 부분적으로 위배되어야 한다.
반전성대칭-Parity 거울은 오른손잡이를 왼손잡이로 만들어준다. 자연에 반전성대칭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연법칙이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전성대칭의 붕괴는 전하켤레-charge conjugation라 불리는 또다른 대칭의 붕괴를 야기했다. 흔히 C라는 약자로 표기되는데, 물질과 반물질이 동일한 물리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말해주는데, P대칭의 붕괴와 함께 붕괴된 것이다. CP대칭은 입자를 반입자로 바꾼 후 다시 좌우를 바꾸는 변환에 대해 불변이었는데, 케이온의 예에서 붕괴되었고, 20013월 중성 B-중간자 붕괴에서도 역시 보존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시잔의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는 T대칭을 고려하여, CPT대칭이라고 할 경우에는 모두 보존이 된다.
현재 반수소원자는 CPT대칭과 등가원리를 가장 엄밀하게 증명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1.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 보스 1924, 아인슈타인 1925, 코넬, 위먼 1995, 클레프너, 그레이탁 1998

인도의 다카대학 교수였던 보스는 1923년 영국 학술지 필로소피컬매거진에 논문을 제출했지만, 6개월 후 게재하기 부적절하다는 답을 받았다. 보스는 1924년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로, 독일 차이트슈리트 퓌어 피지크에 실리도록 도와달라고 하여, 아인슈타인이 소개해 주었다. 양자적 이상기체를 이루는 입자들이 최저 에너지 상태에 한데 모일 수 있음을 예견하는 논문이었다.
물질계를 이루는 모든 입자는 보소노가 페르미온이다. 보손은 상호친화적인 입자로서 여러개의 입자가 동일한 양자적 상태에 놓일 수 있고, 페르미온은 배타적인 입자라서 그렇지 못하다. 모든 보손은 정수 스핀을 갖는 반면, 페르미온은 반정수 스핀을 가진다.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하면 두 개의 전자는 동일한 양자상태를 동시에 점유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전자들은 할당된 껍질 속에서 고유한 양자적 상태를 점유한다. 쿼크와 전자, 질소원자 등은 페르미온이고, 광자와 알파입자, 질소분자등은 보손이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이후로 70년동안 아무런 쓰임새가 없었다.
클레프너와 그레이탁은 1978년 수소원자를 자기장 속에 가둔 후 증발법을 이용하여 냉각시켰다. 그러나 실패. 1989년 코넬과 위먼은 루비듐원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하여 1995년 보스-아인슈타인 응축물을 최초로 만들었다. 1998년 클레프너는 냉각온도 0.0001K까지 낮추어도 응축하지 못했지만, 0.00005K까지 낮추어 10억개의 응축물을 성공시켰다.
응축물 속에 들어있는 원자는 레이저 속의 광자와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레이저를 이루는 모든 광자는 동일한 진동수와 동일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데, 응축물 또한 그런 상태였다. 이를 가지고 원자레이저도 가능하다.
응축물 속의 빛의 속도는 초속 17m였다.

  1. 유사수소원자

유사수소원자는 세 종류이다. 이종원자-exotic atom와 뤼드베리원자, 일상적인 원자에서 전자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전자를 모두 제거한 원자가 그것이다.
이종입자의 하나인 뮤온의 수명은 2.1971*10-6 , 파이온의 수명은 2.603*10-8 초이다.
포지트로늄은 양성자를 양전자로 대치해 전자와 양전자를 결합한 유사수소원자이다. 뮤온수소는 음전하를 띤 뮤온과 양전하를 띤 양성자가 전기적으로 결합하여 생성된다. 뮤오늄은 양전하를 띤 뮤온과 음전하를 띤 전자가 결합되어 있다.
포지트로늄은 1951년 마틴 도이치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는데, 나트륨원자의 동위원소가 붕괴될 때 방출되는 양전자의 속도를 줄여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전자구름 속 전자와결합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포지트로늄은 양전자와 전자가 중간지점을 중심으로 상대에 대해 공전한다. 크기는 수소원자보다 2배 크다.
뮤온수소의 경우 뮤온이 전자보다 206.8배 크기 때문에 양성자에 가까이 돈다. 수소원자의 반지름이 0.5옹스트롱인데, 뮤온수소는 0.003옹스트롱밖에 되지 않는다.
파이오늄은 양전하를 띤 파이온을 중심으로 전자가 공전하는 구조이다.
뤼드베리원자는 n=1이 아니라 80,90까지 확장된 고에너지 상태의 전자를 말한다. 원자의 크기는 n2 에 비례하므로 엄청나게 커진다.
고도로 이온화된 원자의 경우 우라늄은 92개의 양성자와 더 많은 중성자가 원자핵을 이루고, 주변을 92개의 전자가 궤도운동을 하고 있다. 전자를 한개만 남겨 두었을 때의 램편이는 정상적인 수소원자의 램편이보다 108 배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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